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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로 위험, 흥분, 두려움도 느껴봐야 하는 이유

김성은 2022-12-06 00:00:00

나무에 오르는 놀이로 신체활동과 위험관리기술, 자신감을 키울 수 있다. 남아프리카 그린스쿨 
나무에 오르는 놀이로 신체활동과 위험관리기술, 자신감을 키울 수 있다. 남아프리카 그린스쿨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위험할 수 있는 야외놀이가 감소하는 추세다. 최근 브리티시커럼비아아동병원연구소는 위험해 보이는 야외놀이가 아이들의 건강한 발달을 돕는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3가지 유형의 위험한 놀이와 건강지표,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었다. 위험한 놀이에는 물이나 불처럼 위험한 도구를 사용한 놀이, 싸움놀이처럼 거칠고 다칠 수 있는 놀이, 길을 잃을 수 있는 놀이가 포함된다. 그 결과 위험한 야외놀이가 다양한 건강지표와 신체 활동, 건강 등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주간 위험한 놀이에 노출된 어린이는 위험감지능력과 자존감, 갈등해결력이 향상됐다. 운동기술과 사회적 행동, 독립성 또한 개선됐다. 예를 들어 나무에 오르거나 요새를 짓고 친구들과 동네를 배회하는 것 모두 신체활동과 사회적 기술, 위험 관리 기술, 회복력 및 자신감 향상과 관련이 있다.

연구저자이자 브리니시컬럼비아대학의 소아과 부교수 마리아나 브루소니 박사는 “중요한 것은 아이들에게 위험한 놀이인지 결정하는 것은 부모나 전문가의 몫이 아니라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적절한 위험 수준을 파악할 수 있는 정신적, 육체적 공간이 필요하다. 어릴 때부터 불확실성을 계속 차단해오면 건강과 발달에 의도하지 않은 부정적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아이의 발달을 막는 또다른 요인은 부모의 걱정이다. 아이가 행여 다칠까 과잉보호하는 것도 문제지만, 아이가 지나치게 소심하고 조금의 위험도 감수하지 않을까봐 걱정하는 것도 문제라는 것이다. 두 가지 시각 모두 아이의 능력과 선호도를 무시하는 것이며 이로 인해 부상 위험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

캐나다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아이 사망의 주요 원인은 자동차 사고와 자살이다. 부상을 입어 사망할 확률은 0.0059%다. 다만 매년 14세 이하 어린이 약 2,500명이 놀이 중에 추락으로 입원했다. 그중 81%는 골절이었다. 연구진은 아이들은 야외놀이로 경미한 부상을 입게 되며, 오히려 스포츠로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내다봤다.

야외놀이를 장려하는 학교도 선보이고 있다. 남아프리카 그린스쿨
야외놀이를 장려하는 학교도 선보이고 있다. 남아프리카 그린스쿨

야외놀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확대하려는 국가도 있다. 캐나다뿐만 아니라 영국의 숲학교, 숲유치원에서는 교사의 감독 아래 굴을 파고 나무를 오르고 도구를 사용해 불을 피운다. 뉴질랜드의 한 교장은 어떠한 규칙도 필요 없다고 단언했다. 학생들은 나무에 오르고 요새를 짓고 자전거를 타는 것 모두 허용된다. 이 학교는 오히려 위험한 놀이가 허용된 학생들이 더 행복하고 다른 친구를 괴롭히는 일이 적다고 의견을 밝혔다.

아이의 자신감을 길러주는 효과도 있다. 어린 아이도 위험을 스스로 관리하고 자신의 한계를 알아낸다.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실험할 기회를 주는 셈이다. 브루소니 박사는 “아이들의 놀이에 불필요한 제한을 두거나 너무 무리하게 활동하는 것 모두 문제가 있다. 보호자로서 우리의 역할은 심각하고 현실적인 실제 위협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주면서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탐험하고 놀 수 있는 자유를 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사는 “최근 야외놀이를 충분히 즐길 기회가 현저히 감소하고 있다. 앞으로 어린이에게 다소 위험할 수도 있는 야외놀이를 장려하는 조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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