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사립고등학교 인기가 커지면서 2012년 대비 등록률이 70%나 증가했다.
최근 발표된 호주의 가구, 소득 및 노동역학(HILDA) 연례 통계보고서에 따르면, 가톨릭 및 사립학교보다 공립학교에 다니는 초등학생 수가 증가하지만, 고등학교의 경우 반대 상황이 벌어진다.
조사는 2001년 9,500가구의 1만7,500여 명을 대상으로 시작해 2012년, 2016년. 2020년에는 학교에 다니는 자녀에 관한 정보도 수집했다.
HILDA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호주 초등학생의 대다수는 공립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2012년 초등학생의 67%가 공립학교에 다녔지만, 2020년 이 비율은 73%까지 올랐다.
반면 가톨릭 및 사립학교의 등록률은 감소했다. 가톨릭 초등학교 등록률은 2012년 19.4%에서 2020년 15.1%로, 같은 기간 기타 사립학교 등록률은 12.7%에서 10.9%로 떨어졌다.
공립학교와 사립학교의 등록률은 고등학교에서 역전이 된다. 2012년 공립학교에 등록한 고등학생은 63.4%이지만 2020년 57.2%로 떨어졌다. 가톨릭 학교에 등록한 고등학생은 20.9%에서 17.8%로 떨어졌다. 하지만 사립학교 등록률은 2012년 13.5%에서 2020년 22.9%로 크게 증가했다. 거의 70% 증가했다.
현지매체 더컨버세이션의 4일 보도에 따르면, 호주의 사립학교 등록금은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2012년 가톨릭 초등학교의 평균 학비는 연간 2,024AUD(177만원)였다. 사립학교의 경우 6,621AUD(580만원)였다. 2012년 가톨릭 고등학교의 연간 학비는 5,477AUD(480만원), 사립 고등학교의 연간 학비는 1만2,407AUD(1,088만원)이었다.
2020년까지 가톨릭 초등학교의 학비는 28.5% 가톨릭 고등학교 학비는 24.5% 인상됐다. 사립 초등학교 학비는 4.5% 하락했지만, 사립 고등학교 학비는 5.3%로 소폭 인상됐다.
사립 고등학교 선택하는 이유
여러 조사결과에 따르면, 사립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시험 성적이 공립학교의 시험 성적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도 높은 등록금을 지불하고 사립 고등학교를 선택하는 가구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연구진은 자녀들의 학교 경험에 대한 만족도와 다양한 교육 결과에 대해 물었다. 그 결과 사립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부모가 가톨릭학교나 공립학교 부모보다 교육의 질을 더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립학교 학부모는 만족도와 기대를 훨씬 더 높게 평가했다. 자녀의 전반적인 성취도를 '우수하다'거나 '평균 이상'(가톨릭학교 51.7%, 공립학교 47.3%)으로 말하는 비율도 높았다. 자녀의 대학 진학을 기대하는 사립학교 학부모는 71.9%로 가톨릭학교(67%), 공립학교(47.8%)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부모들이 사립학교가 더 우수한 교육을 제공할 것이라 생각하고 기대하기에 자녀를 사립학교에 보낸다는 것을 시사한다.
조사에 따르면 부모들은 학업 성공만 염두에 두지 않았다. 자녀가 원활하고 평화롭게 학교 생활을 하기를 기대하며 사립학교에 보냈다. 일반적으로 사립학교에서 사회적이고 행동적인 문제에 덜 직면할 것으로 기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초등학생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공립학교 학부모의 23.4%가 자녀가 왕따를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는데, 가톨릭 학부모는 19.2%, 사립학교 학부모는 15.4%였다. 고등학교의 경우 공립학교 학부모의 20%가 집단 따돌림을 신고한 데 비해 가톨릭학교는 11.5%, 사립학교는 15.6%로 나타났다.
공립학교 학부모의 20.9%가 '부적절한 행동'으로 학교 연락을 받은 적이 있지만, 이 비율은 가톨릭학교 13.1%, 기타 사립학교 15.3%로 나타났다.
HILDA 연구진은 초등학생은 시험 결과나 대학 진학이 눈앞의 관심사가 아니기에 공립학교를 선택하는 비율이 높지만, 고등학교의 경우 재정적 투자가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사립학교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립학교를 십 대 자녀가 충분히 성장하고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기대하고 이를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는 부모가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두고 호주에서 누구나 무료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이 기본적인 권리로 우려할 만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입이나 거주지에 관계 없이 모든 아이가 양질의 교육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