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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오피니언] "지역별 학업성취도 비교는 잘못된 경쟁심"

김성은 2022-12-05 00:00:00

캘리포니아주는 다른 주에 비해 학업손실이 크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캘리포니아교육구 
캘리포니아주는 다른 주에 비해 학업손실이 크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캘리포니아교육구 

미국 전역의 학업성취평가 NAEP 결과가 발표되며 지역별 성취 격차에도 관심이 쏠렸다.

NAEP 결과는 코로나19 이후 전국적으로 읽기와 수학 점수 모두 크게 떨어졌음을 보여준다. 지역과 인종에 관계없이 학력저하 현상이 두드러졌다. 미겔 카르도나 미 교육부 장관은 NAEP와 관련된 기자회견에서 “놀랍고 용납할 수 없는 결과”라면서 각 학교가 학생들의 학업을 돕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할 것을 촉구했다.

교육구들은 코로나19로 다른 지역의 상황이 더 심각함을 보여주고자 애를 쓰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은 "캘리포니아의 수학 점수가 다른 주에 비해 감소폭이 더 적다. 학업 손실이 대부분의 주보다 적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뉴섬은 교육기금에 238억 달러를 지원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앨라배마 또한 이번 NAEP 결과를 적극 홍보했다. '국가의 불행이 앨라배마의 이득'이라고 표현하며 학업 손실 면에서 더이상 앨라배마주가 리스트의 가장 아래에 위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주에서 읽기와 수학 점수가 하락한 가운데 앨라배마의 4학년 학생들의 점수는 상승했다. 특히 수학 점수가 향상된 지역은 몇 개 되지 않는다. 에릭 매키 교육감은 “NAEP 점수의 상승은 앨라배마주가 학업성취도를 향상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교사와 기업을 모집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교육감은 “서로 순위를 매기지 말라는 경고도 있지만, 앨라배마주의 저조한 성적은 수년간 비판 받아왔다”고 말했다.

K-12 학업 평가 비영리단체 NWEA의 카린 루이스 디렉터는 국가의 학업성취평가 결과를 두고 지역별 경쟁이 벌어진다며 이러한 관행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NAEP 결과는 연방, 주 차원에서 교육 관련 정책을 결정하는 데 사용할 수 있도록 2년마다 학업성취도를 제공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루이스 디렉터는 과열된 경쟁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점수결과가 상위에 오른 지역의 교육자는 잘못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으며, 하위권 지역의 교육자는 사기가 떨어질 수 있다. 이미 코로나19로 인해 교육자들의 번아웃이 심각하고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기에 이런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NWEA의 연구원 미아 도터리는 "이러한 종류의 비교는 사기를 떨어뜨리고 패배감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만약 자신이 일하는 주의 학업성취도가 가장 낮은 순위에 올랐다면, 시스템 문제뿐 아니라 교수 방식에 비난을 받는 것처럼 의욕을 잃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루이스는 지역별 비교를 한다면, 이전보다 개선된 주를 찾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과거가 아닌 미래에 초점을 맞춰 어떤 방식으로 개선되었는지 알아보고 교훈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NAEP 결과가 반드시 앞으로의 교육, 나아갈 방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부족한 점을 개선하지 않고 현실만 추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는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시행을 두고 성적 줄 세우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대부분 학교가 참여하면 전수평가화 될뿐더러 학교, 지역별 비교가 가능해지기 때문. 이에 대해 지난 9월 교육부는 평가결과를 학생과 학부모, 교사에게만 제공하고 교사의 교수와 학습에만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서열화 부작용을 막고자 학교, 지역별 평가 결과를 수집하지 못하게끔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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