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채널

살기 위해 '자폐 아닌 척' 마스킹하는 자폐인 "괜찮지 않다"

김성은 2022-11-29 00:00:00

자폐인은 자폐와 관련된 행동을 숨기거나 통제할 때가 있다. 자폐스펙트럼오스트레일리아 
자폐인은 자폐와 관련된 행동을 숨기거나 통제할 때가 있다. 자폐스펙트럼오스트레일리아 

지적장애가 동반되지 않은 자폐인은 평범해보이기 위한 전략으로 마스킹을 한다. 자폐인처럼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매일 자기 자신을 숨겨야 한다는 정신적 부담 때문에 쉽게 지친다. 

마스킹은 자연적인 자폐 반응을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억제하는 것이다. 사회적 상황에서 자폐와 관련된 행동을 숨기거나 통제한다. 예를 들어 학교나 직장에서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마스킹을 할 수 있다.

자폐스펙트럼장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지지와 옹호를 위해 2003년 자폐인식센터를 설립한 모린 베니는 자폐 마스킹을 사회적 생존전략이라고 일컬었다.

해외건강매체 헬스라인에 따르면, 자폐 마스킹에는 다음과 같은 행동이 포함된다.

▲ 대화 중 눈을 마주치도록 가장하기

▲ 미소짓기를 비롯해 표정 흉내 내기

▲ 흉내 내는 몸짓

▲ 개인적인 관심사를 숨기거나 최소화하기

▲ 주요 질문에 대한 대답 스크립트 작성 및 예행 연습

▲ 손발 꼼지락거리기 등 움직임 최소화

마스킹을 하는 이유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서 눈에 띄지 않기를 원해서 ▲직업을 얻거나 고용 기회를 개선하기 위해 ▲폭력이나 폭행, 협박, 감정적 공격 등 안전과 삶의 질에 대한 우려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증진하기 위해 ▲사회적 상황에서 실패 위험을 줄이고 자신감을 높이기 위해 ▲다른 사람의 차별과 부정적인 반응을 피하기 위해서 등이 있다.

모린 베니는 이러한 마스킹이 타인의 오해나 공격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느끼게 해줄 수는 있지만 자존감과 자아정체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폐성 번아웃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우울증이나 불안 등 신체적, 정신적 건강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우선 마스킹에는 많은 노력이 들어가기 때문에 탈진과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다. 자신의 모습이 가짜처럼 느껴지는 등 자기인식에 변화가 생길 수 있으며 스트레스와 불안, 우울이 증가한다. 소속감이 낮아지고 평생 자살을 시도할 위험이 커진다. 또 다른 문제는 자폐 진단 시기가 지연된다는 것이다. 특히 인지기능이 정상적인 자폐인 여성은 수동적이고 조용한 행동이 사회적으로 잘 수용되기에 자폐 증상을 마스킹하는 데 유리하다.

자폐 또한 유아기에 일찍 치료를 시작해야 효과가 좋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린 시절 마스킹은 진단만 늦출 뿐이다.

자폐스펙트럼장애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저술가 주디엔도우는 "나는 더 많은 자폐인들이 본질을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자폐인들도 학교에 가고 공동체 일원이 되고 의미 있는 관계를 맺음 직업을 갖는 등 많은 사람이 당연하게 여기는 일상생활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모린 베니는 “왜 자폐인은 항상 죄송하다고 사과를 해야 할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자폐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오해가 만연한 상황으로 자폐를 부족한 것이 아닌 다른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자폐인에 대한 인식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Copyright ⓒ 아이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아동권리교육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