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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력 낮은 아이, ADHD 아닌 '시각 문제'라면?

김성은 2022-11-22 00:00:00

시각에 문제 있는 아이들이 ADHD를 진단받을 가능성이 더 크다. 펙셀즈 
시각에 문제 있는 아이들이 ADHD를 진단받을 가능성이 더 크다. 펙셀즈 

끊임없이 몸을 움직이고 책을 보는 것 자체를 괴로워 한다면 ADHD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최근 시각 문제가 ADHD로 잘못 진단되는 사례가 많다는 주장이 나왔다.

소아작업치료사 카라 코스킨스키는 ADHD, 자폐증 관련 저서를 통해 아이들이 ADHD 진단을 잘못 받고 시력이 진짜 문제인데도 불구하고 ADHD 약물치료를 시작한다고 지적했다.

국제학술지 《검안 및 시각학》에 게재된 논문 '어린이 건강에 대한 전국조사에서 ADHD와 시력문제'에 따르면, 시력에 문제가 있는 아이들이 또래 아이들보다 ADHD에 걸릴 가능성이 2배 더 높았다.

연구진은 ADHD와 마찬가지로 시력에 문제가 생기면 아이들이 학교 공부를 적시에 끝내거나 주의를 기울이기 어려워한다고 밝혔다. 시각 문제가 시간과 공간을 계획하고, 주의를 기울이고, 조직하는 데 사용되는 고차 인지과정인 실행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한국시지각센터 또한 ADHD 증상을 보이는 많은 아이를 대상으로 검안학적 시각기능검사와 평가를 진행한 결과 심각한 시각 문제가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시각 문제를 해결하자 다양한 행동문제와 감정문제도 사라졌다.

단순히 눈에는 앞이 잘 보이는지 여부를 따지는 시력만 생각하기 쉽지만, 다양한 시각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미국필라델피아어린이병원의 리사 커츠는 "아이들의 시각과 시지각은 육체적, 지적, 감정적, 사회적 성장 등 모든 면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시각 기능에 문제가 있으면 눈으로 사물을 주시하고 확인하고 탐색하기 어려워 눈 대신 몸이나 머리를 움직여서 탐색하게 된다.

책을 읽을 때 눈은 페이지의 같은 지점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모인다. 그런데 이 눈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초점을 잃고 방금 읽은 자료를 잊어버린다. ‘폭주부족’으로도 불리는 눈모음장애는 눈을 코 쪽으로 모으는 행위가 정상보다 가깝게 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전체 인구의 3~5%에게서 발견되는데, 눈모음장애가 있으면 장시간 가까운 물체에 집중하기 어렵다.

책을 읽으라고 하면 안절부절 못하고 조금만 읽어도 굉장히 피로감을 느낀다. 교실에서 필기할 때도 눈의 초점을 칠판에서 종이로 바꿔야 하는데 이 또한 시각기능에 문제가 있는 아이들에게는 어렵다. 자꾸만 눈앞이 흐릿해지고 피로감과 두통이 느껴지는 탓에 숙제를 서둘러 끝내고 세세한 부분까지 볼 수 없어 부주의한 실수를 한다.

미국에서 진행된 한 연구에 따르면, 눈모음장애가 있는 사람에게서 ADHD 발생률이 3배 더 높게 나타났다. 캘리포니아대학의 그래넷 박사는 "ADHD를 진단 받은 환자는 시각기능에 문제가 있는지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눈모음장애가 있다면 시지각치료를 받아야 한다. 루미에르어린이테라피 
눈모음장애가 있다면 시지각치료를 받아야 한다. 루미에르어린이테라피 

눈모음장애의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다. ADHD의 증상과 유사한 증상이 다수 있다.

-밝은 곳에서도 읽기 또는 쓰기에 어려움을 겪는다.

-읽을 때 한쪽 눈을 가린다.

-교실에서 가만히 앉아있지 못한다

-학습 내용을 알고 있지만, 시험 결과가 좋지 않다.

-숙제와 과제를 완료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교사가 지시하는 중에 이야기하고 다른 학생들의 주의를 산만하게 한다.

-책을 읽다가 자리를 이탈하거나 줄이나 단어를 건너띈다.

-과제 초반에는 열의를 갖고 시작하지만, 피로와 불안 때문에 끝까지 마치기 힘들다.

-주의 지속 시간이 짧다.

-실수가 잦다.

다만 이러한 시각 문제는 일반 시력검사로는 알 수 없다. 한국시지각센터는 임상발달시각전문가에 의한 검안학적 시각기능검사를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시력뿐만 아니라 시각적 기능체계와 눈과 뇌를 포함한 시각시스템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눈의 기능 검사다. 집중 못하고 시선처리가 분산되며 계속 움직일 때 분명한 ADHD 증상인지 아니면 시각 문제의 증상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만약 눈모음장애가 있다면 시지각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아이의 눈이 피로하지 않고 적절하게 움직이도록 도와준다. 발달검안사, 시력치료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예를 들어 트램펄린에서 점프하며 공을 잡거나 천장에 매달린 공을 밧줄에 묶는 등 시각에 도전하는 동작활동을 우선으로 한다.

텍스트를 한줄씩 다른 색깔로 강조하거나 눈의 움직임을 강화하는 데 도움 되는 특별한 글꼴을 사용할 수 있다. 시각적 인식을 향상시키기 위해 학습 자료를 흰색이 아닌 다른 색깔의 종이에 인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밝은 흰색 종이는 피곤한 눈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눈과 뇌를 포함한 시각시스템을 렌즈, 프리즘, 프로그램 등을 통해 내외부적인 자극으로 향상시키는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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