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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대학서 부정행위 2배…처벌 강화하면 될까?

김성은 2022-11-22 00:00:00

호주에서 대학생들의 부정행위가 기록적인 수준을 기록했다. 뉴사우스웨일스대학 
호주에서 대학생들의 부정행위가 기록적인 수준을 기록했다. 뉴사우스웨일스대학 

코로나19로 부정행위가 급증하면서 대학들은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국가와 대학을 막론하고 온라인 평가의 허점을 이용한 집단 부정행위가 만연해진 것이다. 시험과 과제 등 부정행위를 안일하게 생각하는 학생이 늘면서 대면수업이나 기존 처벌로는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지난 6일 시드니모닝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호주에서는 대학생들의 부정행위가 기록적인 수준을 기록했다. 시드니대학은 2021년 시험 부정행위가 445건 발생했는데, 이는 2019년의 두 배에 달한다. 뉴사우스웨일스대학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부정행위는 335건으로 2020년에 비해 162% 증가했다.

시드니대학은 "코로나19 기간 과제 및 시험의 부정행위가 높은 비율로 발생했으며 학습에 미친 영향에 매우 혼란스럽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시드니대학에서 발견된 부정행위 사례. 시드니대학 
시드니대학에서 발견된 부정행위 사례. 시드니대학 

지난해 시드니대학에서 논문 표절, 시험 중 타 자료 확인 등 학문과 관련된 부정행위 혐의는 5,038건에 달했다. 대학은 학생들에게 부정행위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 캠퍼스와 온라인 채널을 통해 교육 캠페인을 진행했다.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대학의 가이 커티스는 "학문 관련 부정행위의 74%는 유학생들이 차지했다"며 "학생들이 수업 환경에 불만을 가질 때 부정행위를 저지를 가능성이 더 높다. 부정행위를 제안하는 업체는 코로나와 온라인수업을 마케팅 기회로 삼았다"라고 말했다.

뉴사우스웨일스대학 또한 코로나19 이후 부정행위를 두 배 이상 확인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매년 학생의 2% 미만이 부정행위 과정에서 적발됐지만, 지금은 4.5%에 육박한다.

2020년과 2021년 부정행위가 크게 증가했다. 시드니대학, 뉴사우스웨일스대학 
2020년과 2021년 부정행위가 크게 증가했다. 시드니대학, 뉴사우스웨일스대학 

컴퓨터과학학회 ACM에 발표된 논문 '온라인 평가 및 COVID: 기회와 과제'에 따르면 온라인 교육이 고등교육 시스템의 명성을 위협하며, 이를 해결하려면 전통적인 방식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연구진은 호주의 컴퓨터 교육자 47명과의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일부 학자들은 온라인 교육에도 학생들이 성실하게 행동할 것이라 믿고 학생들이 제출한 과제를 감독하거나 인증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연구저자이자 호주 CQU대학 정보통신기술 연구원 미나 자는 "부정행위에 대한 가혹한 처벌은 효과가 없다"고 단언했다. 부정행위가 적발된 학생은 퇴학을 당하거나 학위가 취소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억제책은 효과를 보이지 않으며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부정행위의 95%가 발견되지 않는다.

과제나 시험을 가정에서 온라인으로 할 수 있다면, 다른 학생과 협업해 부정행위를 할 수도 있으며 돈을 지불해 업체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교수진은 이미 과로 상태에 놓여 있어 위법 행위를 감지하고 가려낼 시간과 능력이 부족하기 쉽다.

미나 자는 "팬데믹 이전에는 대부분 시험이 교실에서 진행되고 교육기관 직원들이 감시했다"고 말했다. 반면 코로나19 기간에는 많은 시험이 오라인을 진행됐다. 이에 대해 한 인터뷰 대상자는 "교실에서 감독을 받으며 시험을 볼 때는 할 수 없었던 표절이나 담합 등의 방식으로 부정행위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대학이 교실에서 직접 시험을 치르는 것을 강력히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학생 신분증 검사, 적당한 간격을 띄운 좌석에 착석, 직원이 감시하는 교실 등 전통적인 대면시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면시험으로 100% 진행한다고 해도 부정행위 사례는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부정행위를 도와주는 업체가 우후죽순 늘어났으며, AI를 활용해 표절 감시망을 피하는 과제를 작성하는 방법도 있다.

지난 10월 호주의 고등교육질관리기구(TEQSA)는 온라인학습 기간 늘어난 부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TEQSA는 호주 대학 학생을 대상으로 부정행위 의심 사이트 580곳검 토하고 있다. 이곳의 헬렌 니엘은 "아무도 잡히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학이 부정행위를 하기 위해 AI를 사용하는 학생들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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