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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vs.아시아계 이민가정, 거주지역 같아도 교육관 큰 차이

김성은 2022-11-17 00:00:00

부유한 교외지역의 우드크레스트. 우드크레스트 크리스천하이스쿨 
부유한 교외지역의 우드크레스트. 우드크레스트 크리스천하이스쿨 

미국인 가정이 운동을 선택하는 반면, 아시아계 이민 가정은 학업에 집중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터프츠대학 사회학과 나타샤 와리쿠 교수는 최근 교육의 인종적 불평등을 연구한 《정상의 질주:교외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추구하는 아시아계 미국인과 백인들(Race at the Top)》 저서를 출간했다.

와리쿠 교수는 '우드크레스트 고등학교'라 불리는 부유한 교외지역의 학교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일반적으로 엘리트 부모에 사회경제적으로 높은 지위의 가정이었다. 이 학교의 절반은 백인, 3분의 1은 아시아계 미국인이다.

사회학자 와리쿠 교수가 교육의 인종적 불평등을 연구한 저서 ‘Race at the Top’을 출간했다. 나타샤 와리쿠
사회학자 와리쿠 교수가 교육의 인종적 불평등을 연구한 저서 ‘Race at the Top’을 출간했다. 나타샤 와리쿠

그의 저서에 따르면, 수년에 걸쳐 아시아계 미국인 학생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백인 학생들은 오히려 상위권을 지키기 쉽지 않아졌고 좌절감은 커졌다. 백인 학생들이 계속해서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일부 백인 부모는 학교에 항의하기 시작했다. 학교 공부가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것이었다. 대신 백인 아이들의 장점이 부각되는 스포츠, 연극과 같은 과외활동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와리쿠 교수는 아시아에서 온 이민자 부모와 미국에서 태어난 백인 부모들 사이에서 교육관의 차이점을 발견했으며, 이러한 차이점으로 인해 발생하는 긴장감에 주목했다. 또한 부유한 지역의 가족들이 누리는 특권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교수는 터프츠나우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아계 부모는 학업을 더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가령 자녀에게 숙제를 할 시간이 부족하니 수영을 그만두자고 제안하는 식이다"라고 말했다.

인도, 중국 출신이 상당부분을 차지한 이민자 부모는 학업을 성공의 길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교수는 대부분 아시아계 이민자 부모는 인도나 중국에서 학업적으로 큰 성과를 이뤘고 대학원 등의 비자를 통해 미국에 올 수 있었다. 또한 높은 소득을 받는 직업을 얻었고 부유한 지역에 살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아시아에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려면 표준화된 국가시험에서 높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 즉 학문적으로 뛰어나야 이른바 '출세'를 할 수 있다.

백인 부모들은 스포츠와 다른 과외활동에 집중한다. 우드크레스트 크리스천하이스쿨 
백인 부모들은 스포츠와 다른 과외활동에 집중한다. 우드크레스트 크리스천하이스쿨 

반면 백인 부모의 교육관은 달랐다. 와리쿠 교수는 "백인 부모들은 스포츠와 다른 과외 활동에 더 집중한다. 학업과 과외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어 아이가 스포츠나 연극 연습 때문에 바쁠 예정이니 대학 지원에 필요한 AP 시험은 한 학기에 한번으로 줄이자고 제안하는 식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 대학에서 학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과외활동을 두루 살펴보는 입학 기준과도 일치한다.

해당 고등학교에서 학업 성취도 결과는 차이가 났다. 아시아계 학생이 백인 학생보다 상위 20%에 속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백인 학생은 아시아계 학생보다 대학에서 스포츠를 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대부분 대학에서 운동선수로 뽑히지는 않지만, 백인 학생이 운동선수로 선정될 가능성이 더 컸다.

대학에서 백인 학생이 운동선수로 선정될 가능성이 더 컸다. 우드크레스트 크리스천하이스쿨 
대학에서 백인 학생이 운동선수로 선정될 가능성이 더 컸다. 우드크레스트 크리스천하이스쿨 

범국가적으로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백인 부모는 '숙제를 줄이자'고 학교에 강력히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교수는 표면적으로는 학생들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백인 가족의 숨겨진 욕구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인터뷰한 대부분 부모가 학생들이 겪는 스트레스와 경쟁을 걱정했다. 학업을 중시하는 아시아계 부모 또한 아이들의 정신건강을 염려했다. 다만 이들의 다른 점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었다. 아시아계 부모는 아이들의 고충을 해결하고자 개인적으로 숙제 시간을 조절하고 교외활동을 변경했다.

결국 학교를 찾아가 숙제를 줄이고 교과시간을 변경해달라고 요청한 사람은 대부분 백인 부모였다. 와리쿠 교사는 "학교 관리자와 교사도 대부분 백인 대졸자이기에 백인 부모가 선호하는 것과 일치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해당 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부모님으로부터 좋은 성적을 받아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는가"라고 설문조사하자 대부분 '아니오'라고 답했다. 가장 동의를 많이 한 그룹은 흑인 학생이었고 대부분 그 마을에 거주하지 않았다. 또한 "또래로부터 압박감을 느끼는가"라는 질문에는 아시아계 학생이 가장 높은 수준의 압박감을 표현했다.

아시아계 부모가 공부만 강조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실상 백인 부모의 개인적인 요구가 학교 전체에 만연화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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