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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언어 교육, 멀티태스킹·문제해결 능력 키워

김성은 2022-11-15 00:00:00

이중언어 교육이 학생들에게 글로벌한 관점을 제공한다 [출처=미국국제교육위원회]
이중언어 교육이 학생들에게 글로벌한 관점을 제공한다 [출처=미국국제교육위원회]

다문화가정이 늘어나면서 이중언어교육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2개 이상의 언어를 사용해 의사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초점을 맞춘 이중언어 교육은 단순히 외국어 능력 차원만이 아닌 멀티태스킹, 문제해결능력 향상에도 도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NYC 인구 통계에 따르면, 이중언어 교육이 뉴욕시와 인근 지역에서 점점 일반화되고 있다. 현재 미국 대도시 공립학교와 사립학교, 차터 스쿨에서는 이중언어 교육이 시행된다. 이중언어 교육이란 수학, 역사, 과학 같은 특정 주제를 학습할 때 두 가지 언어를 사용하는 것을 일컫는다. 예를 들어 수학 수업시간에 한국어와 영어를 병행해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해외교육매체 뉴욕패밀리는 이중언어 교육에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으며 그중 하나는 문화 학습이라고 밝혔다. 모국어 이외에 다른 언어를 배우고 다른 언어를 사용해 학습한다는 것은 다양한 배경을 갖춘 타인을 받아들이고 존중하며 포용하는 법을 익히는 셈이다.

피츠버그대학의 가정의학과 데보라 길보아 박사는 이중언어 교육이 학생들에게 글로벌한 관점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단순히 언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문화에 관한 것을 배우기 때문이다. 아이는 한 가지 이상의 관점으로 사물을 바라볼 수 있으며 이는 인지력과 비판적 사고를 구축하는 데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이중언어 교육은 어떤 언어를 배우든 관계없이 공감 능력을 개발하고 타인과의 소통 능력을 개선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길보아 박사는 “언어 자체만으로 아이의 언어 이해도를 강화할 수 있다. 명사 앞 또는 뒤에 붙는 형용사에 대해 질문을 받게 되면 언어의 전체를 더욱 제대로 이해하려 하고 단어의 연관성을 떠올리며 두 개 언어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설명하려고 하게 된다”고 말했다.

학계 여러 연구에 따르면 이중언어 교육은 인지능력에도 도움이 된다. 국립의학도서관은 영유아기에 2개 언어를 학습하면 인지능력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언어치료사 린 셔드는 “2개 언어를 사용하는 아동은 선천적으로 언어를 전환하는 연습을 하개 된다. 이 같은 능력이 학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설명했다.

린 셔드에 따르면, 이중언어 교육을 받은 아이는 다중업무 처리, 문제 해결, 학업 성공에 필요한 시간관리 능력 또한 자연스럽게 기를 수 있다. 가정과 학교에서 자연스럽게 2개 국어를 접하면서 학업적 욕구를 키울 수 있을뿐더러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습득하는 데, 전문적인 직업을 찾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2개 언어를 학습하면 인지능력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출처=미국국제교육위원회]
2개 언어를 학습하면 인지능력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출처=미국국제교육위원회]

그렇다면, 언제 이중언어 교육을 시작해야 할까?

대부분 교사와 언어 전문가들은 취학전 또는 유치원 연령대의 아동에게 2개 국어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주장한다. 길보아 박사에 따르면, 고학년에 시작해도 늦지 않다. 어린 나이에는 없는 특정한 인지개념을 파악할 능력이 있기 때문. 오히려 고학년에는 높은 수준의 어휘를 습득할 수 있다.

이중언어 교육에 문제점은 없을까? 일부 전문가들은 2개 언어를 학습하면 말하는 능력 발달이 지연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셔드는 2개 언어를 구사하면 어휘력에 혼란을 유발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이는 오해라고 말한다.

“이 같은 현상을 ‘코드 스위칭(code-switching)’ 즉, 말하는 도중 언어나 말투를 바꾸는 것이라고 한다. 2개 언어를 구사하는 성인도 한 문장에서 두 개 언어의 용어를 혼합해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2개 언어 화법 발달의 정상적인 부분이며 소통능력을 떨어뜨리지는 않는다. 또한 아이가 성장하면서 어휘력과 어법능력이 발달하면 대화 도중 언어의 구분법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다.

여성가족부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5월 공개한 ’2022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2021년 다문화 가정 학생은 16만58명이다. 전체 초중고학생 중 다문화 학생이 차지하는 비중은 3.0%다. 이에 다문화 가정의 학생들이 사회구성원으로 자리잡으려면 이중언어 교육을 비롯해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를 위해서는 가정 및 학교에서 체계적이고 총체적인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도록 제도적인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사회 구성원이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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