갠지스강의 순다르반스 지역이 기후변화 영향을 크게 받으면서 당장 아이들의 생계와 학업도 불투명해졌다. 인도 동부 해안에 위치한 모슈니섬에서는 학교 중퇴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갠지스강 삼각주에 형성된 10,000㎢의 육지와 강으로 이루어진 순다르반스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맹그로브 숲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기후변화의 최전선이기도 하다. 인도와 방글라데시에 걸쳐진 순다르반스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속도가 세계 평균보다 2배 빠르다. 사이클론이 잦은 탓에 논밭은 황무지로 변해 지역주민은 당장 생계가 걱정이다. 기후난민이 수백만 명 나올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됐다.
해외 환경매체 에코비즈니스는 갠지스강 인근의 인도와 방글라데시 지역에서는 학교를 그만두고 조혼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보도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생계 위기 때문이다.
순다르반스의 54개 섬 중 하나인 모슈니에 거주하는 2만 5,000명 주민은 배를 통해서만 내륙에 접근할 수 있다. 이 섬은 지난 20년간 순다르반스에서 가장 빠르게 사라지는 지역 중 하나다. 1968년부터 2012년 사이에 모슈니 섬의 16%가 소실됐다. 같은 기간 인도 순다르반스는 역간 평균 6㎢씩 줄어들어 거의 260㎢가 감소했다. 3년간 불불, 엄펀, 야스 등 3차례 사이클론이 강타해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주로 농업과 어업에 의존하는 섬 주민들에게 기후변화는 재앙이다.
이 섬에 위치한 2곳의 중고등학교 중 한 곳인 모슈니협동학교의 중퇴자 수는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비나이 쉬 교장은 “지난 2년간 14~18세 학생의 15~20%가 학교를 중퇴했다”라며 “이번 학기에는 지금까지 1,306명 중 100명이 중퇴했고 전년도에는 151명이 중퇴했다”라고 덧붙였다. 학교를 중퇴하는 학생의 60% 이상은 여학생이다.
생계위기에 처한 가정은 아이를 먹여 살리기 힘들어지자 조혼을 추진하고 있다. 2012년 인도 동북부에 위치한 서벵골 정부가 13~16세 미혼 여학생에게 매년 장학금을 제공하는 칸야쉬리 프라칼파 제도를 도입했지만, 사이클론의 피해 이후 장학금을 받으며 학교에 다니는 여학생의 수는 감소하고 있다.
2019-2021년 정부 자료에 따르면, 서벵골은 법정 최저 연령 미만의 소녀가 결혼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6~10세 소녀 99%가 학교에 다니지만, 15~17세가 되면 비율은 77%로 떨어진다.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하는 것은 남학생도 마찬가지다. 15~17세 남학생의 학교 출석률은 67%로 여학생보다 훨씬 낮다. 모슈니 마을의회 람 크리슈나 만달 부국장은 “매년 10대 소년 2,000명이 일자리를 찾아 모슈니를 떠난다”라고 말했다.
기후변화는 방글라데시 국경을 넘어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파드마강과 접한 라즈샤히는 지난 5년간 거의 30% 학생들이 학교를 중퇴했다. 지역의 교육 담당자 나시르 우딘은 아동의 결혼률은 20%가 넘는다고 지적했다.
방글라데시 중고등교육국이 지난 8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라즈샤히는 결혼을 위해 학교를 그만두는 여학생이 15.82%로 방글라데시에서 가장 높았다.
라즈샤히는 덥고 가뭄에 취약한 지역이다. 국제개발기구 BRAC에 따르면, 1981년부터 2020년 사이에 30일 이상 섭씨 38~42℃에 도달한 사례가 7건이다. 그중 3건은 2010년, 2012년, 2014년 발생했다.
여학생에게는 기온상승 자체가 학습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방글라데시 고등연구센터 전무 이사 아티크 라만은 “여름에도 여성들은 전통적으로 옷을 많이 입는다. 이러한 불편이 고통을 가중시키고 결국 학교를 그만두게 만든다”라고 설명했다.
자다브푸르대학의 해양학연구소 학장 스가타 하즈라는 “교육이 기후변화의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됐다. 모슈니섬을 비롯해 순다르반스의 아이들은 교육 이재민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