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채널

수학 불안 높이는 요인, 부모와 교사에게 있다?

김성은 2022-11-11 00:00:00

아이의 수학 불안은 교사와 부모의 불안이 전해진 것일 수도 있다 [출처=시안 베이록]
아이의 수학 불안은 교사와 부모의 불안이 전해진 것일 수도 있다 [출처=시안 베이록]

아이가 유독 수학을 두려워하고 불안해한다면 부모와 교사의 불안이 전해진 것일 수 있다.

‘수포자(수학포기자)’란 말이 있을 정도로 수학 과목에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느끼는 학생이 많다. 이미 6세에 수학에 불안을 느끼는 아이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수학 불안이란 교육심리학 용어 중 하나다. 수학을 접하면 과도한 긴장과 스트레스가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수학 불안이 있으면 과도하게 불안해하고 두통과 심장 두근거림도 있다.

《몸이 자신의 마음을 아는 방법(How the Body Knows Its Mind)》의 저자이자 인지과학자 시안 베이록을 만나 불안감이 수학 성적에 미치는 영향과 어른이 도와줄 방안에 대해 에듀테크 매체 ‘에드서지’를 통해 의견을 밝혔다.

현재 시안 베이록은 바너드칼리지에서 학장을 겸하고 있다. 베이록은 최근 수학 불안이 고등학생의 학습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수학 불안 높이는 요인, 부모와 교사에게 있다?
베이록 박사는 불안감 때문에 수학을 못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출처=시안 베이록]

박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학업성취도 저하가 이슈가 됐지만 학생들의 수학 성적이 저조한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그는 자신의 저서 《질식(Choke)》을 통해 불안을 느끼면 신체에 통증이 나타난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가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부정적인 반응부터 하기 때문이다.

베이록 박사는 “수학에 대해 불안해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잘 아는 수학 문제를 보여도 두뇌의 특정 영역에서 부정적인 감정 반응이 촉발되고 심지어 통증 반응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2012년 시카고대학에서 진행한 연구에서도 수학 불안을 겪는 학생들은 시험을 볼 예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불안과 통증을 담당한 뇌 영역이 활성화됐다.

이는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 수학 문제를 잘 풀지 못하는 데에서 수학 불안감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불안 그 자체가 집중력에 영향을 미친다. 박사는 “교사들은 수학을 가르치는 교수법 외에 학생들이 수학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때 교사의 태도와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만약 교사가 수학을 불안해하면 학생들은 학창시절 내내 수학 공부를 등한시하고 수학에 대해 불안한 마음을 갖게 된다. 어린 학생은 어른들에게 감정을 배운다. 심지어 주위 어른들이 “난 정말 수학을 못 해” 또는 “수학은 끔찍해”, “수학 공부할 필요 없어”라고 말하고 다닌다면 이건 수학에 대한 나쁜 신호를 전달할 뿐이다.

수학 불안 높이는 요인, 부모와 교사에게 있다?
시안 베이록 박사의 저서 [출처=시안 베이록]

그렇다면 불안감은 신체와 학업 성적에 어떻게 반영될까?

땀에 젖은 손바닥이나 요동치는 심장처럼 부정적으로 여겨지는 신체적 반응이 나타나면 실패할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한다. 실제로 결과도 실패로 이어진다. 그러나 이 같은 반응을 재해석한다면 신체적 반응을 긍정적으로도 바라볼 수 있다. 사실상 흥분했을 때와 긴장했을 때의 신체적 반응은 동일하기 때문이다.

박사는 “학생들에게 신체 증상을 흥분했다는 의미로 재해석하게 하면, 학생들은 불안해하고 실패할 준비가 아닌 실제로 흥분할 준비를 하고 집중을 한다. 그리고 훨씬 더 좋은 성과를 낸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특히 자신의 능력에 대해 걱정할 수 있는 학생들에게 효과를 낼 수 있다. 학생들은 저소득층 출신이라거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 때문에 스스로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수학을 불안해하는 사람은 난도가 쉬운 공부만 하거나 어려운 문제는 풀어볼 시도도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다시 말해, 불안하게 생각하는 것을 기피한다는 의미다. 수학을 불안해하는 사람은 어려운 문제를 풀어보는 대신 교과서만 읽는다. 하지만 보다 어려운 공부를 하지 않는다면, 그만한 성과를 낼 수도 없다. 불안 때문에 성공으로 이어지는 습관을 들이기도 힘들다.

아이가 이미 수학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부모나 교사는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우선 스트레스를 받고 불안감을 느껴도 괜찮다고 말한다. 몸이 적응하는 과정에서는 약간의 불안감은 생길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그후에는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가령 시험 보는 날 점심 도시락 메뉴를 구성한다거나 숙제 시간을 정하는 등 예측 불가능한 요소를 줄이면 불안감 또한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만약 부모가 수학에 불안감이 크다면 자녀의 숙제를 도와주지 않는 것이 좋을 수 있다. 미국 중서부 지방의 공립 및 사립학교 29곳의 학생 438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수학에 불안감을 느낀 부모가 숙제를 도와줄수록 자녀의 수학 성적은 오히려 하락했다. 그리고 자녀의 수학에 대한 불안도 증가했다.

베이록 박사는 “어른이 불안을 구체화하면 아이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라고 강조했다.

Copyright ⓒ 아이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교육뉴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