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원격학습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손실에 어느 정도 원인으로 작용했을까? 최근 나라를 불문하고 학력 저하가 제기된 가운데 원격학습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8일 발표된 ‘팬데믹의 지역 성과 영향’ 논문에 따르면, 한 연구팀이 가장 최근 국내 및 주 시험 점수 데이터를 사용해 2020~2021년 원격학습 방식을 유지한 교육구의 초등학교 및 중학교 수학 성적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을 확인했다.
일부 교육구에서는 독서 수준이 하락했다. 하지만 이 같은 학과 성적 부진은 다양하게 나타났다. 대면 수업으로 복귀한 여러 교육구에서 원격학습을 유지한 교육구보다 더 큰 폭으로 성적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원격학습과 대면학습 패턴이 일관적이지 않게 나타나면서 학교 폐쇄가 학업 성취도 하락의 주요 동인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한 토마스 케인 하버드대학 교육경제학과 교수는 말했다. “원격학습이 학업 성취도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간주됐지만, 사실상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먼저 여러 개별 교육구에서 팬데믹이 수학과 독서 성취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조사했다. 29개주, 약 4,000개 교육구 소속 3~8학년 학생 1,200만 명의 시험 데이터를 사용했다. 이후 연구팀은 지난주 발표된 NAEP 시험 점수와 통합 분석했다. 이를 통해 2019년 봄과 2022년 봄의 학생 성적을 비교할 수 있었다. 그 결과 팬데믹 이전 또래에 비해 중간 수준의 학생들이 수학 과목에서 약 반 등급가량, 독서 부문에서 약 4분의 1가량 수준이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각 주의 교육구마다 성적 차이를 보였다. 대다수의 교육구가 팬데믹 이후로 학업 성취도가 상당히 개선됐으며 소수의 교육구만 훨씬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팀은 빈곤 수준이 극심한 교육구에서 학업 성취도가 훨씬 더 하락한 것을 발견했다. 이는 국가 NAEP 결과보다 심각했으며 팬데믹 이전에 실시했던 연구 결과와 일치했다. 특히 빈곤 수준이 극심한 교육구에서는 독서보다 수학이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학교가 학생의 수학 학습 방법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연구 결과를 토대로 “불평등이 영구적으로 심화되기 전에 연방 및 주 대표들이 빈곤 수준이 높은 학교에 장기간 자금과 정신건강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격학습이 학업 성취도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
연구팀은 이번 분석이 다른 요인과 원격학습의 효과를 구분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장기간 원격학습을 유지한 교육구는 대면수업을 빠르게 재개한 교육구와 다를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분석에 포함되지 않은 메릴랜드와 뉴저지 등 일부 주는 학교 폐쇄율이 높았으며 학생 성취도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원격학습의 불균등한 품질 또한 성취도 차이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교사와 함께 매일 원격 수업을 받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혼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내는 학생도 있다. 게다가 인터넷 접속이 어려운 학생들은 원격학습을 받을 수 없다. 일부 학생은 로그인을 한 채 다른 공부를 하거나 게임을 하기도 한다고 교사들은 보고했다.
케인 교수는 이번 데이터로 교육구들이 가정교습과 방학 중 과외 지도 같은 전략을 사용해 학과 성취도 계획을 강화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교수는 “평균 수준 아동이 수학 과목에서 반년가량 뒤처졌다. 5~10%의 아이들에게 추가 학습이나 개인 교습 제공으로 격차를 줄여나가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연구팀은 앞으로 몇 주간 코로나 19 사망률과 인터넷 접속, 부모의 실직이 점수 하락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