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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땋은 머리는 금지? 학교 두발규제 인종차별로 자리 잡나

김성은 2022-10-28 00:00:00

평등인권위원회가 학교에서 헤어스타일을 금지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출처=DreamWakers]
평등인권위원회가 학교에서 헤어스타일을 금지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출처=DreamWakers]

앞으로 영국의 모든 학교는 대부분의 헤어스타일을 허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동안 머리를 땋거나 둥근 곱슬머리인 아프로 헤어스타일을 한 학생들을 수업이나 프로그램에 배제한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27일 영국의 평등인권위원회(EHRC)가 인종과 종교적인 이유를 예외로 허용하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학생들의 헤어스타일을 금지하는 것은 차별에 해당한다고 경고했다.

평등자문지원서비스에는 헤어스타일에 따른 차별을 받았다고 보고한 사례가 2018년 이후 50건 이상 접수됐다. 땋은 머리나 아프로 헤어스타일을 한 학생을 부적절해보인다고 말하는 것, 특정 헤어스타일을 전면 금지하는 것, 괴롭히는 것 모두 차별에 해당된다.

영국의 평등감시단은 인종과 종교적 이유로 예외를 허용하지 않고 특정 헤어스타일을 금지하는 외모 정책은 불법에 해당될 가능성이 크다며 2010년 평등법을 학교에서 준수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기존 정책과 관행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키 킬린 EHRC 최고 규제자는 “우리는 학생들이 학교에서의 외모 때문에 부당하게 선발되는 것을 막고 싶다. 모든 어린이가 차별적인 정책에 적합하도록 외모를 바꿀 필요 없이 있는 그대로 모습으로 인정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헤어스타일에 따른 차별은 학생 당사자와 가족에게 오랫동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영국, 스코틀랜드, 웨일스의 학교에 적용되는 새로운 EHRC 지침에 따르면, 학생들의 헤어스타일과 관련해 차별하는 것은 정신 건강과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권위는 이전에 두발 차별에 대한 법적 조치에 자금을 지원한 적이 있다. 2020년 루비 윌리엄스는 아프로 헤어 때문에 반복해서 등교하지 못하고 집으로 보내졌다. 그후 학교를 상대로 8,500파운드를 받는 것으로 합의를 했지만, 학교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았다.

월드아프로데이의 설립자이자 CEO 미셸 드 레온은 “학교는 모든 학생에게 안전한 환경이 되어야 하며 교육에서 인종평등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한다”며 “영국 전역의 흑인 아이들이 헤어스타일 때문에 처벌 받는 것이 아니라 정체성에 대해 진정으로 자랑스러워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윈크워스 셔우드의 교육 변호사 테레사 커는 “인권위의 이번 지침은 두발 정책을 포함해 학교의 일방적인 정책이 간접적으로 차별적이거나 불법적일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며 “앞으로 학교에서는 인종이나 종교 등의 이유로 불이익이 없도록 그동안 관행과 정책을 검토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대변인은 “인종을 이유로 학생을 차별하는 것은 불법이다”며 “학생의 외모와 관련해 평등법을 따를 수 있도록 학교에 지침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영국에서 인종차별이 만연하다는 목소리는 계속 나오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영국국민보건서비스(NHS) 소속 의료진을 포함해 직원들이 비난, 괴롭힘 등 인종차별을 경험했다고 주장했다. 2월 NHS 인종차별에 관한 영국의학협회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계 의료인 60% 흑인 의료인 57%가 인종차별이 경력에 걸림돌이 됐다고 말했다.

루파 허크 노동당 의원은 첫 흑인 재무부장관 쿼지 콰텡을 향해 “겉으로만 흑인”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콰텡 장관이 방송에서 말하는 것을 들으면 흑인일지 모를 것이다”라고 말한 것이다. 당시 노동당은 허크의원에게 당원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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