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나 바이올린 등 음악수업을 듣는 아이들의 수학 성적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재정적으로 우수한 학교에서만 한해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
재정적으로 건실하지 못한 학교는 예산이 빠듯해지면 음악이나 미술 등 예술 수업에 대한 지원부터 줄인다. 하지만 25일 포틀랜드주립대학의 설명에 따르면, 정서 함양에 도움을 주는 음악 및 미술수업이 학교에 대한 흥미를 높일 뿐 아니라 수학 성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포틀랜드대학의 다니엘 맥킨 프리먼 사회학박사와 다라 시프러 부교수는 어떤 유형의 예술 수업이 수학 성취도에 영향을 미치는지, 학교의 사회경제적 수준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아보기 위해 대규모 국가데이터세트를 활용해 조사했다. 일반적으로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학교는 무상급식을 이용할 자격이 되는 학생 비율이 더 높다.
연구진은 사회경제적 지위가 중상위권인 학교에서 음악 수업을 듣는 것이 더 높은 수학 점수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맥킨 프리먼 박사는 음악과 수학에 공통점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음악은 미적분을 배우는 것보다 더 매력적인 수학교육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음악에는 수학적 요소가 숨어 있다. 캘리포니아대학 고든 쇼 교수에 따르면, 음의 길이와 높이에 수학적 규칙이 깃들어 있어 음악을 들으면 시공간 감각과 수학적 직관이 길러진다. 피타고라스, 마랭 메르센, 알버트 아이슈타인 등 천재 수학자는 수학자인 동시에 음악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맥킨 프리먼 박사는 “사회경제적 수준이 낮은 학교에는 아이들이 접근 가능한 악기 종류와 수가 부족하며 음악을 다른 과목과 연결 지어 가르칠 역량 있는 교사도 적다”고 지적했다.
예산이 부족한 학교는 결국 국어, 영어, 수학 등 필수 교과목을 지원한다. 하지만 프리먼 박사에 따르면, 수학 성취도를 높이기 위해 수학 과목 시간을 두 배로 늘리고 예술 과목은 줄이는 것은 근시안적이고 역효과만 난다. 오히려 그는 “균형 잡힌 교육과정을 시행했을 때, 학생들이 예술과목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일 때 간접적으로 수학 성취도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합창뿐만 아니라 악보 읽기, 악기 연주, 오케스트라 활동, 음악 감상, 역사와 음악 이해 등 음악교과에서도 다양한 학습이 이뤄질 수 있다. 미국에서는 2001년 문화예술교육을 위한 국가핵심예술기준이 마련됐고 각 주에서 예술교육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결국 학창시절 예술을 자연스럽게 접하고 악기와 같은 문화예술 활동을 영위하려면 기본적인 재료가 지원되어야 한다. 문화예술 가치를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교육을 다각도로 지원하는 방안이 나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