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학교 90%가 2023년에는 재정이 바닥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영국 재무부장관 제러미 헌트는 에너지 위기와 급여 인상으로 인한 부담 때문에 영국의 10개 학교 중 9곳은 재정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22일 밝혔다. 단 이런 상황에도 영국 정부는 학교에 재정을 지원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러미 헌트는 이미 교육부를 포함해 전 부서에 예산을 절감할 계획이라며 10월 31일 예산삭감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국교원단체총연합회(NAHT)의 설문조사 결과 학교 교장 50%는 올해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으며, 대부분은 예비비가 바닥나는 내년 9월 정도에는 적자가 날 것으로 예상했다. 폴 화이트맨 NAHT 사무총장은 “쉽게 해결할 방법이 없다. 결국 수업시간, 교사, 보조교사를 줄여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BBC에 따르면, NAHT는 2024년까지 20억 파운드가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화이트맨 사무총장은 “2010년 이후 인건비는 24% 손실을 입었고, 2024년경 교육자금 지원은 2010년보다 3%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에서 52개 학교를 운영하는 오아시스재단의 스티브 찰크 목사는 “이런 추세라면 3년 이내에 파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교에서 사용하는 전기와 가스 비용은 연간 2만6,000파운드(4,240만원)에서 8만9,000파운드(1억4,500만원)로 급증했다. 인건비도 올랐다. 재단은 교사들의 급여 인상으로 인해 여기에 450만 파운드(73억3,770만원)가 추가로 필요하다.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9월 영국은 인플레이션이 10%대를 뛰어넘어 40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켄트주 다트포드에서 초등학교 3곳을 운영하는 갤럭시 트러스트의 게리 랫클리프 대표는 “올해는 괜찮을 것 같지만 내년에는 힘들어질 것이다. 중대한 자금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갤럭시 트러스트는 생계비 위기에 허덕이는 아이들과 직원들을 위한 정신건강 지원에 많은 비용을 지출해왔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족들에게 정기적으로 음식을 제공했지만, 앞으로 이런 지원이 지속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교육부 대변인은 “국제적 사건으로 에너지 비용이 상승해 많은 학교가 재정적인 압박에 직면했다는 것을 이해한다”며 “에너지 구호자금을 포함해 538억 파운드(87조7,268억원)를 지원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정도의 재정지원으로는 올해 위기만 겨우 넘길 뿐이다. 에너지 및 인건비 증대로 결국 한 학급당 인원은 많아지고 커리큘럼은 축소될 것이다. 학교와 대학지도자협회의 기금 전문가인 줄리아 하든은 “학생들에 대한 모든 지원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학교신탁연맹의 레오라 크루다스 회장은 현재 시급한 상황이며 학교재단 적립금은 단 한번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긴급한 문제로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 국가교육에 관해서는 국가가 충분한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