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초등학교에서 독서를 권장하기 위해 시행하는 독서기록장 작성이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제학술지 교육학연구저널에 게재된 연구 '독서기록장이 학생들의 읽기 동기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의무로 독서기록장을 쓰는 학생들은 책 읽기에 대한 관심과 태도 모두 줄어들었다.
독서습관은 읽기능력을 강화하고 어휘력과 맞춤법, 띄어쓰기, 작문실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 된다. 배경지식이 쌓여 교과공부가 수월해진다는 장점도 있다.
미주리주의 초등학교도서관 사서 킴벌리 루스는 교육매체 에드서지 칼럼을 통해 "교사들이 아이들의 독서습관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독서기록장에 의존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그는 평소 학생들이 독서기록장에 대해 불평하는 것을 듣는 편이다. 독서기록장에 부모의 확인 서명이 필요한 탓에 잡일만 추가됐다고 토로하는 부모도 있다. 루스는 책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높이려면 단순히 책을 가지고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의 의견을 뒷받침하는 연구가 새로 나왔다. K-2~3학년 학생들이 20분 이상 책을 읽고 독서기록장을 의무로 작성하게 하자 원하는 만큼 책을 읽도록 격려 받은 또래에 비해 독서에 대한 관심과 태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연구진은 "독서기록장은 책에 대한 애정을 높이는 데엔 비효율적인 방법이다. 독서 의욕이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연구에 따르면, 독서기록장 활동을 중단하고 학생들이 독서에 대한 본질적인 동기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접근방식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같은 반 친구 2명끼리 독서 파트너 짝을 지은 뒤 서로 책을 공유하는 방법이 있다. 매일 수업시간 중 5~10분을 할애해 파트너끼리 전날 읽었던 책에 대해 토론하는 것이다. 그후 "책을 읽고 어떤 감정이 생겼니?" "나와 가장 비슷한 캐릭터는 누구였니?"라고 개방형 질문을 던진다. 학생들이 책을 얼마나 자주, 깊이 있게 읽는지 독서기록장 검사보다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초등학교에서 문해력 강사인 지기 맥알리스터는 평소 아이들이 더 좋아하는 캐릭터나 흥미진진한 장면을 떠올릴 수 있도록 격려한다. 이는 독서기록장이 아닌 자유롭게 쓰는 일기에서 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자신의 감성과 더 알맞은 책이나 장르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모든 학생이 반드시 같은 책을 읽을 필요는 없다. 가정에서는 원하는 책을 읽도록 선택하고 관심사를 개발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