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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외국인 덕에 먹고사는 대학들..."유학생 학비는 최대 5배"

김성은 2022-10-21 00:00:00

2022년 5월 토론토 북부에 위치한 알파 대학 밖에서 유학생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출처=Naujawan Support Network] 
2022년 5월 토론토 북부에 위치한 알파 대학 밖에서 유학생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출처=Naujawan Support Network] 

캐나다 수도인 오타와와 최대 도시 토론토가 위치한 온타리오주에 소재한 대학들이 수천만 달러의 수입을 외국인에게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캐나다로 수십만 명의 유학생들이 몰려든다. 대부분 공립대학을 떠올리고 온타리오주를 찾지만, 이들을 반기는 것은 사립 직업교육학교다.

13일 CBC 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약 2만5,000명의 유학생이 공립대학과 파트너십을 체결한 온타리오 소재 직업교육학교 등록을 권유받았다. 직업대학 대부분은 유학생의 높은 수업료에 의존해 성장하고 있다. 유학생은 보통 현지 학생보다 4~5배 높은 비용을 지불한다. 이에 대해 “대학들이 정부 규정을 준수하지도 않고 학생 복지기준을 갖추지 않은 채 대면 또는 가상 방법으로 학생들을 교실로 몰아넣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많다.

사립직업학교 알파대학 [출처=Alpha College] 
사립직업학교 알파대학 [출처=Alpha College] 

 

온타리오주 킹스톤에 위치한 사립 직업교육대학인 알파(Alpha)는 코로나19 이후 공립대학 세인트루이스대학과 제휴했고 등록생 수가 두 배 이상 늘어 4,900명이 됐다. 하지만 토론토 소방청에 따르면, 알파 대학 건물의 수용 가능한 인원은 420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온타리오주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이 지역의 소규모 공립대학은 캐나다인 등록생이 감소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정적으로 유학생에게 의존해야 했던 공립대학들은 유학생 유치도 어려워지자 토론토에 위치한 직업대학과 파트너십을 체결한다. 온타리오주 공립대학의 11곳은 직업대학과 협력해 학생들을 토론토나 인근 지역에 거주하게 하면서 강의를 듣게 하고 공립대학 학위를 주고 있다.

이 같은 파트너십을 토대로 2019년~2020년 6개 공립대학 중 5곳이 적자 상태를 벗어나 18~53%의 순이익률을 낼 수 있었다. 유학생은 직업대학의 주요 수익원이다.

유학생 전문 변호사 겸 캐나다 이민컨설턴트 얼 브래니는 “정부의 재정적인 지원이 감소하자 직업교육대학과 공립학교를 유지하려는 수단으로 유학생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알파직업대학과 파트너십 관계를 맺은 공립 세인트로렌스대학 [출처=st.Lawrence College] 
알파직업대학과 파트너십 관계를 맺은 공립 세인트로렌스대학 [출처=st.Lawrence College] 

 

문제는 유학생들이 현지 학생이 내는 등록금의 5배나 지불하면서 직업대학을 다니는 탓에 경제력으로 궁핍한 상황에 처한다는 것이다. 수많은 유학생이 생활비를 버느라 힘들어한다. 지난 7일 캐나다 정부는 학기 중 유학생에게 적용되는 주당 20시간 캠퍼스 밖 근로시간 제한을 해제했다. 온타리오주 최저임금을 적용하면 주당 20시간 제한은 연간 2만2,000달러 이상을 벌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주권 취득에 관한 우려도 있다. 지난해 캐나다 통계청 연구에 따르면, 학생 비자로 캐나다에 입국한 사람 중 약 30%만 10년 내 영주권을 획득했다. 온타리오주 감사원 보고서는 대학 채용 담당자들이 ‘100% 비자 성공’ ‘영어 적성검사에서 확실한 점수 보장’ 같은 광고 문구를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최근 몇 년간 새로운 유형의 채용이 등장했다. 캐나다, 호주, 싱가포르의 수많은 에듀테크 회사들이 캐나다, 미국, 영국, 호주 및 아일랜드의 채용 담당자, 교육기관 수천 곳과 손잡고 학생 수백만 명을 연결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는 대학과 학생 간의 거리를 더 멀어지게 할 뿐이다. 얼 브래니는 “채용 담당자는 학생에 맞게 대학을 선별할 능력이 없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연락을 하는 담당자는 대학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등록금이 가장 비싼 프로그램에 학생을 최대한 많이 등록하려고 한다.

브래니에 따르면, 10년 전 캐나다 연방정부가 숙련된 이민자가 더 많이 필요하다고 선언한 후 캐나다를 찾는 외국인 유학생의 수는 급증했다. 연방자문위원회는 2022년까지 유학생 수가 45만 명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데이터에 따르면, 캐나다는 이미 목표 수치를 초과했다. IRCC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2월 31일 기준 학생 비자를 취득한 외국인은 62만 1,565명이다. 2020년에는 52만 8,190명을 기록했다. 인도에서 온 학생이 21만7,41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은 중국으로 10만5,265명이었다. 한국인 학생은 1만5,805명으로 코로나19 영향으로 2019년(2만4,100명)보다 감소했다. 2020~2021년 유학생 수업료는 17억 달러에 달했다.

알파직업대학에서 진행한 오리엔테이션 [출처=Alpha College] 
알파직업대학에서 진행한 오리엔테이션 [출처=Alpha College] 

 

온타리오주 대학 부처는 공립대학이 파트너십을 체결한 직업교육학교 한 곳에서 유치할 수 있는 유학생 수를 제한했다. 공립대학 홈 캠퍼스에 등록한 유학생 수의 최대 두 배까지만 모집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새 수많은 대학이 제한을 초과해서 유학생을 받았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노스베이에 위치한 캐나도어칼리지의 파트너 직업교육학교는 홈캠퍼스의 학생보다 8.8배나 많은 유학생을 유치했다. 티민스에 위치한 노던대학도 8.6배에 달한다. 알파에도 세인트로렌스 대학의 홈캠퍼스에 등록된 학생보다 약 4.5배나 많은 학생이 등록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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