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교육열 높은 도시로 유명한 덴버도 학생 수가 감소하면서 일부 학교는 폐교 수순을 밟고 있다.
10년 전 콜로라도주는 최대 규모의 교육구였다. 주 전반적으로 입학하는 학생수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자 덴버에서도 이에 발맞춰 여러 학교가 개교했다. 현재 입학생 수는 감소세로 돌아섰으며 덴버는 몇몇 초등학교 폐쇄를 고려하고 있다.
알렉스 마레로 교육감은 14일 성명서를 통해 “일부 학교는 규모가 너무 작아 견실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밝혔다. “낮은 출산율과 주택비 부담으로 학생수가 현저히 감소했다. 덴버 전역의 학교는 연간 3,600만 달러(515억 4,400만원) 손실을 볼 것이다”라고 말했다. 교육감은 아직 폐교를 권고할 학교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학교 통폐합을 위한 DEAC 기준 적용법을 결정할 계획이며, 다음 달 교육위원회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덴버, 학생보다 학교가 많다
지난 20년간 덴버는 수많은 공립학교를 개교했다. 그만큼 학생 수도 늘었지만, 현재는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2001~2002년과 2021~2022년 사이 덴버 공립학교 수는 55% 증가한 반면, 학생 수는 12% 늘었다. 2001~2002년 사이 7만2,000명의 학생이 132개 학교에 등록되어 있었지만, 2021~2022년에는 약 8만9,000명의 학생이 204개 학교에 등록됐다.
이와 같은 추세는 초등학교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덴버의 초등학교 수는 지난 20년 동안 23% 증가한 반면, 학생 수는 단 4%만 늘었다.
이 같은 고르지 못한 성장 때문에, 학교와 학생 비율은 줄고 있다. 2001~2002년 덴버 학교 한 곳당 약 545명의 학생을 수용했다. 하지만 2021~2022년에는 학교 한 곳당 435명이 다닌다. 소규모 학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으며, 학교는 자금 부족으로 운영에 난항을 겪고 있다.
2001~2002년 초등학교 한 곳당 학생 수는 396명이었는데, 20년 후에는 335명으로 줄었다. 덴버 교육 관계자들에 따르면, 학생 수 300명 이하인 초등학교는 프로그램을 적절히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학교 한 곳당 학생 수가 줄어든 데에는 차터 스쿨이 크게 늘어난 것도 원인이다. 지난 20년간 공적 자금을 받아 교사·부모·지역 단체 등이 설립한 차터 스쿨이 줄지어 문을 열었다. 2001년 당시에는 차터 스쿨이 새로운 개념의 학교로 인기를 끌었다.
2001~2002년, 덴버에는 총 8곳의 차터 스쿨이 들어섰으며 덴버 전체 학교의 6%를 차지했다. 20년 후인 현재 덴버의 차터 스쿨은 57개이며 전체 학교의 28%를 차지한다. 초등학교 차터스쿨은 2001~2002년 전체 초등학교의 5%였지만, 현재는 18%를 차지한다. 교육구 운영 학교는 2001~2002년 93%에서 20년 후 72%로 비중이 감소했다.
문제는 차터 스쿨이 교육구 운영 학교보다 빠른 속도로 문을 닫고 있다는 것이다. 2001~2002년과 2021~2022년 사이, 총 22곳의 차터 스쿨이 폐교했다. 20년 동안 덴버에 존재했던 모든 차터 스쿨의 27%에 해당하는 수치다. 폐교한 22곳 중 일부는 차터스쿨 자체 이사위원회에서 폐교를 결정했다.
같은 기간 덴버 교육위원회는 낮은 시험점수와 저조한 입학생 수를 이유로 교육구 운영 학교 38곳의 폐교를 결정했다. 이는 지난 20년간 덴버에 존재한 교육구 운영 학교의 20%에 해당한다. 폐교된 교육구 운영 학교 38곳 중 12곳은 초등학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