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영어학원에 보내기로 했다면 가장 먼저 결정해야 할 것은 영어 이름 짓기다.
남자아이라면 토니(Tony), 존(John), 피터(Peter)를, 여자아이라면 낸시, 캐리(Carrie), 조앤(Joan)이라는 이름을 으레 떠올린다.
하지만 영어 이름에도 트렌드가 있다. 우리가 영화를 통해, 유명인 때문에 흔히 들어본 이름에는 이제는 시골 할아버지, 할머니가 쓰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로 치면 숙자, 옥자, 만수라는 느낌이라는 것.
영어학원을 가야 한다면, 어학연수나 유학을 준비하고 있다면 반드시 고민해야 할 영어 이름. 아기 이름 사이트 네임베리(Nameberry)의 자료를 토대로 2023년 주목해야 할 영어 이름을 알아봤다. 참고로 미국 매체 매스라이브는 2023년 가장 트렌디한 이름으로 지기(Gigi), 댈러스(Dallas), 골디(Goldie), 행크(Hank)를 꼽았다.
네임베리에 따르면, 인기 있는 아기 이름은 시간이 지나면서 미묘하게 바뀔 뿐 거의 비슷하게 유지된다. 올리비아(Olivia), 엠마(Emma), 노아(Noah), 제임스(James)가 매년 등장하는 이유다.
최근 몇 년간 개인주의가 일반화되면서 자신의 이미지와 정체성, 가치를 이름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늘었다. 네임베리 설립자 팜 레드몬드는 “이름에는 당시 세 개의 사회적 풍토가 담긴다. 지금 사회적인 분위기는 향후 10년간 인기 있는 이름을 좌우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2023년에 주목해야 할 이름 트렌드다.
1. 화려하고 드라마틱한 이름
코로나19로 폐쇄적인 면이 돋보이면서 오히려 부모들은 화려하면서도 퇴폐적이고 드라마틱한 이름에 주목했다. 판타지 드라마 ‘위쳐’, ‘샌드맨’의 인기는 패션은 물론 이름에도 영향을 미쳤다. 네임베리에서 가장 떠오른 이름 아마데우스(Amadeus), 아스트로펠(Astrophel), 마지킨(Mazikeen)은 신화와 전설, 역사, 판타지, 문학, 애니메이션에서 유래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예: 아마데우스(Amadeus), 안드로메다(Andromeda), 카시오페이아(Cassiopeia), 카지미르(Casimir), 라자루스(Lazarus), 라이산더(Lysander), 옥타비우스(Octavius), 페르세우스(Perseus), 발레리안(Valerian), 제피린(Zephyrine)
2. 80년대 인기 있던 이름
1980년대 옷과 메이크업 스타일이 유행하면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네임베리는 2023년 80년대 이름이 부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복고적이면서 키치한 느낌의 페리스(Ferris), 마티(Marty), 슬로운(Sloane) 등이 포함된다.
예: 빌리(Billy), 블레인(Blane), 댈러스(Dallas), 에디(Eddie), 페리스(Ferris), 행크(Hank), 줄리(Julie), 마티 렌(Marty Ren), 리치(Richie), 슬로운(Sloane), 토드(Todd), 페니(Penny), 페리(Perry)
3. 형용사를 활용한 이름
세계적인 R&B 팝스타이자 영화배우 크리스 브라운은 딸의 이름을 ‘로얄티(Royalty)’로 제시카 하트는 아들 이름을 ‘글로리(Glory)’로 지었다.
예: 브레이브(Brave), 디바인(Divine), 글로리어스(Glorious), 헤븐리(Heavenly), 럭키(Lucky), 마제스틱(Majestic), 스텔라(Stellar), 수프림(Supreme)
4. 밝고 고급스럽고 낙천적인 이름
부모들은 밝고 고급스러우며 낙천적인 느낌을 주는 이름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골디(Goldie)’처럼 직접적으로 귀금속을 언급하는 이름이 지난해 네임베리 톱 1000에 새로 진입했다. 금이나 빛을 의미하거나 태양신을 의미하는 이름도 포함된다.
예 : 아폴로(Apollo), 아우라(Aura), 엘리오(Elio), 골든(Golden), 골디(Goldie), 마리골드(Marigold), 솔라나(Solana), 소버린(Sovereign), 수니바(Sunniva), 수비(Suvi), 조라(Zora)
5. 알파벳 X가 들어가는 이름
시작, 중간 또는 끝에 X가 들어가는 이름이 가장 유행하고 있다. 대중문화나 전통, 신화에서 이름을 따오기도 한다. 일론 머스크와 그라임스 또한 자녀 이름에 X를 넣었다.
예: 아브락사스(Abraxas), 뷱스(Beaux), 벨라트릭스(Bellatrix), 칼릭스(Calix), 폭스(Fox), 헨드릭스(Hendrix), 렉싱턴(Lexington), 닉시(Nixie), 오닉스(Onyx), 룩스(Roux), 시아(Xia)
6. 여러 나라에서 쓸 수 있는 이름
'이든' '이안' 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외국에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아기 이름을 짓는 경우가 늘고 있다. 네임베리에 따르면, 이런 경우 두 음절이나 네 글자, I로 끝나는 경향이 있다. 연예인들은 비비(Bibi)와 지기(Gigi), 라니(Rani), 루미(Rumi), 릴리(Lili) 같은 이름을 사용하기도 한다. 영국의 피트니스 인플루언서 조 윅스는 딸에게 ‘레니(Leni)’란 이름을 지어줬다.
예 : 아브니(Avni), 비비(Bibi), 지기(Gigi), 인디(Indi), 조니(Joni), 키키(Kiki), 레니(Leni), 마비(Mavi), 라피(Rafi), 라비(Ravi), 욜리(Yoli), 유키(Yuki), 주리(Zuri)
7. 뉴 카우보이 이름
황무지를 배경으로 한 아마존 오리지널 초자연 미스터리 드라마 ‘이우터 레인지’의 인기로 카우보이를 연상하게 하는 이름이 속속 나오고 있다. 서부극에 등장하는 캐릭터 로얄(Royal)과 레트(Redt), 더튼(Dutton), 에니스(Enis)를 볼 수 있게 됐다.
예: 애벗(Abbott), 벡(Beck), 브릭스(Briggs), 포스터(Foster), 존스(Jones), 레브(Reve), 레트(Rett), 스틸(Steel), 트루엣(Truett), 웨일런(Waylon)
8. 청록색을 의미하는 이름
페인트 브랜드 글라이든은 2023년 올해의 색상으로 푸른 녹색을 선정했다. 에메랄드, 포레스트와 같은 단어는 청록색을 의미한다. 캐나다 가수이자 배우 마이클 부블레는 딸의 이름을 ‘시엘로(Cielo)’로 지었다.
예: 아줄라(Azula), 블루벨(Bluebell), 카스피언(Caspian), 엠머럴(Emmeral), 마리나(Marina), 네이비(Navy), 사파이어(Sapphi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