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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도로 소음' 이유로 유치원 허가 취소

김성은 2022-10-18 00:00:00

베스트스타트에서 설립한 크라이스트처치 유치원 [출처=베스트스타트] 
베스트스타트에서 설립한 크라이스트처치 유치원 [출처=베스트스타트] 

뉴질랜드에서 한 유치원이 도로 소음으로 허가가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고속도로 인근의 크라이스트처치의 그레이웨이도로에 위치한 이 유치원은 오픈 준비를 모두 끝낸 상황이다. 베스트스타트는 토지 및 건물에 400만 달러를 투자했으며 시설 및 장비에 30만 달러를 투자했다.

오픈 준비를 모두 끝냈지만 허가가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출처=베스트스타트] 
오픈 준비를 모두 끝냈지만 허가가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출처=베스트스타트] 

 

2020년 10월 교육부에 인허가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교통소음이 55데시벨을 초과한다는 이유로 반려됐다. 그후 베스트스타트는 건물 외부에 소음을 차단하는 패널을 추가하고 대형 캐노피를 세우는 등 교육부 지침에 따라 25만 달러를 들여 보수작업을 진행했다. 현재 크라이스트처치 유치원에는 새 책과 장난감이 비치되어 있지만, 여전히 교통소음 때문에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인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당시 유치원 내 도로 소음은 58~60데시벨이었지만 56~57데시벨로 감소했다. 교육부는 “소음 수준이 정상적인 언어 및 의사소통을 과도하게 방해하거나, 고통이나 해를 초래하지 않도록 모든 실행 가능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베스트스타트는 음향 전문가 2명을 고용해 소음을 완화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했다며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전히 공중보건 전문가는 유치원에서 측정한 소음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베스트스타트는 소음을 줄이기 위해 모든 조치를 다 했다고 밝혔다 [출처=베스트스타트] 
베스트스타트는 소음을 줄이기 위해 모든 조치를 다 했다고 밝혔다 [출처=베스트스타트] 

교육부 대변인 낸시 벨은 2021년 1월 21일 “인허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신청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신청서를 제출하기 전에 테와우오라 헬스NZ의 소음 평가를 포함한 보고서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전에 보고서를 제출한지 거의 2년이 지났기 때문이다.

유치원은 지금 비어 있다. 교사가 고용됐고 생후 3개월~5세 아이 50여 명이 대기자 명단에 있지만,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베스트스타트는 유치원 설립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했지만, 사업방향을 재검토하고 있다. 투자비용을 늘려 소음 차단에 더 힘을 쓸 것인지 혹은 완공된 건물의 대체 용도를 찾을 것인지 검토 중이다.

유치원 인근에서 오피스텔 공사가 이어지면서 아이들의 학습권이 침해당하고 있다 [출처=pexels]
유치원 인근에서 오피스텔 공사가 이어지면서 아이들의 학습권이 침해당하고 있다 [출처=pexels]

 

국내에서도 유치원 설립 기준에 소음 항목이 포함되어 있다. 유치원 내 소음을 측정했을 때 55데시벨 이하여야 한다. 문제는 설립 허가를 받을 때만 소음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 일대에는 몇 년째 오피스텔 신축공사가 한창이다. 공사장 인근에는 아파트와 주택은 물론 어린이집이 있다. 2021년 모아래어린이집 왼쪽에 오피스텔이 완공됐지만, 건너편, 옆편에서도 연이어 오피스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서도 청년주택 공사장이 한 유치원 놀이터와 맞닿아 논란이 됐다. 주민들은 소음뿐 아니라 어른과 아이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장소에 건축인허가가 나오면 안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 동작구 상도유치원은 2018년 인근 공사장의 흙막이가 무너진 충격으로 건물이 기울어지고 붕괴된 바 있다. 교육시설 주변 공사 허가에 대한 규제가 없어 아이들이 각종 위험과 소음, 먼지에 노출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소음과 진동으로 유치원 아동의 학습권은 계속해서 침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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