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즉시 대학에 진학하기보다 흥미와 적성을 찾아나서는 청년들이 크게 늘고 있다.
덴마크방송협회의 지난 21일 보도에 따르면, 덴마크 청년들의 중등 교육과 고등 교육(대학 교육) 사이 공백이 점점 더 길어지고 있다. 청년들은 교육시스템으로부터 휴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근 교육연구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대학에 지원한 학생 중 무려 43%가 3년 이상 된 고등학교 졸업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에는 중등 교육을 마친 후 최소 3년을 기다린 지원자가 전체 지원자의 33%에 불과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다양한 진로
고등학교를 졸업한 청년들은 다른 국가를 여행하며 삶의 경험을 쌓거나 번화한 거리의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다양한 진로를 모색한다.
코펜하겐에 위치한 교육센터 스튜디발그덴마크(Studievalg Danmark)의 교육 및 진로 자문가인 보 트로스보르그는 학업을 장기간 중단하는 추세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청년들이 교육시스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하는 것을 자주 듣는다”며 “청년들에게도 그렇게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있다. 경제가 호황이라는 것은 현재 노동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일자리를 찾기가 비교적 쉽다는 뜻이다”라고 덧붙였다.
덴마크의 실업률은 현재 2.8%이며, 최근 몇 년 동안 고용은 대체로 기록을 경신했다. 즉, 상대적으로 예전보다 일자리를 찾기 쉬워진 것이다.
이에 따라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3년 이상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사람의 비율은 증가하고 있으며 반대로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대학에서 학업을 계속 이어가려는 사람의 비율은 2018년 20%에서 올해 15%로 감소했다.
덴마크 재무부는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대학에 진학했던 이전 상황과 비교하면, 지금처럼 여행이나 아르바이트를 선택하는 등 고교 졸업과 대학 진학 사이에 갭이 생길수록 사회에는 수십억 크로네의 비용이 든다고 추산했다. 대학 교육을 더 빨리 받으면 더 높은 연봉을 더 빨리 받을 수 있고 따라서 더 오랜 기간 더 많은 세금을 납부할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트로스보그는 청년들에게 교육 선택을 서두르라고 강요하는 것은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반박했다. "경험에 따르면 어떤 방향으로든 밀어붙이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오히려 정반대의 선택을 하게 만든다"라고 말했다.
대신 그는 청년들이 자신에게 주어진 선택지를 인식하고 스스로 최선의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도구를 제공하는 것을 선호한다.
교육연구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덴마크에서는 총 8만4,078명이 대학에 지원해 6만1,382명이 입학했다.
이번 통계 자료는 덴마크 청년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것보다 다양한 인생 경험을 쌓는 것을 우선시한다는 것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