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의 독서를 장려하는 방안으로 독서기록장을 숙제로 내는 학교가 많다. 하지만 굳이 독서기록장을 의무적으로 작성하지 않고도 독서에 대한 애정을 기를 방안이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위치한 샬럿컨트리 데이스쿨의 영어 학과장 겸 6학년 대상 언어예술 및 사회교사 케이시 쇼트는 “부모의 서명을 받아야 하는 독서기록장은 아이들에게 하고 싶지 않은 귀찮은 일이라고 생각하게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독서 기술을 연마하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하며 오히려 독서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줄 뿐이라는 것이다.
독서에 대한 애정을 길러주려면 가족의 지원이 필요하다. 독서기록장에 서명만 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정에서 아이와 함께 독서하는 모습을 보인다. 중요한 점은 의무와 강요는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날에는 더 오랫동안 책을 읽고 싶어 할 수 있고 책을 전혀 읽고 싶지 않은 날이 있을 수 있다. 아이의 이런 마음을 인정해줘야 한다.
스포츠나 악기 연주처럼 독서도 능력을 향상시키려면 연습이 필요하다. 독서에 재미를 느끼게 하는 첫 번째 단계는 아이 스스로 읽을 책을 선택하는 것이다. 엄마가 보기에 교육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책이 아닌, 아이가 보기에 흥미로운 책을 골라야 한다. 매주 월요일마다 아이 스스로 독서 목표를 세우고 전주에는 목표를 달성했는지 점검하게 하는 것도 좋다. 아이가 직접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게 하면 자기주도성이 길러진다.
전날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본다. 초등학교 저학년에게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할 수 있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니?” ▲“주인공과 친구가 되고 싶니?”
▲“책에 나온 배경에서 살고 싶니?” ▲“책을 다 읽은 후 어떤 기분이 들었니?”
고학년에게는 책의 세부 내용을 언급하도록 질문할 수 있다. “책 속 주인공을 한마디로 설명한다면?”처럼 독서 후 요약 정리를 해보게 한다.
학교에서는 독서 파트너를 지정해주는 방법이 있다. 한 주에 읽은 책을 서로 공유하는 식이다. 매주 금요일에는 자신이 가장 재밌게 읽은 책을 친구들에게 추천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책의 표지를 보여주며, 책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하고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을 설명하는 식이다. 모든 아이가 좋아하는 책 발표를 끝낸 후 책들의 공통점을 찾아본다.
저학년의 경우 교실에 독서 보드를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읽은 책의 이미지를 전시하는 건데 짧은 시간에 많은 책을 볼 수 있는 저학년에게 적합하다. 월간 독서 챌린지를 진행할 수 있다. 칭찬스티커처럼 한 권씩 읽을 때마다 빈 칸을 채워나가 월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교사 케이시 쇼트는 “시간이 날 때마다 학생들과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게 좋다. 학생이 읽은 책을 공유하고 책 내용에 대해 질문한다. 중요한 점은 책에 관해 대화하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느끼게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스스로 책을 꺼내 읽을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격려하며 책임감을 심어주면 독서습관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 독서기술이 향상되는 것은 물론 자신감 향상과 독서라는 유익한 취미생활로도 이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