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구인난을 겪고 있는 미국 텍사스주에서 교사를 모집하기 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7만 달러(1억원) 이상의 연봉과 주택 제공이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매체 The74 보도에 따르면, 은퇴를 앞둔 54세 교사 스테이시 엘리는 최근 텍사스 서부의 작은 마을 포트스톡턴으로 근무지를 옮겼다. 그가 오랫동안 지내던 마을을 떠나게 된 데에는 텍사스주의 파격적인 제안이 큰 역할을 했다. 8만 달러(1억1,415만원)의 연봉과 함께 지역 호텔을 수리해 안락한 거주지로 제공했기 때문이다.
포트스톡턴 학군은 교사를 모집하기 위한 다각적인 계획의 일환으로 지난해 12월 70만5,000달러(10억원) 예산을 들여 지역 내 호텔을 구입했다. 장기간 거주하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리모델링을 하고 가구 및 가전제품도 구비했다.
포트스톡턴 독립학군 가브리엘 사모라 교육감은 "교사 부족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지난해 5월 차기 교육감으로 선발된 사모라 박사는 6월부터 포트스톡턴에 교사를 늘리기 위한 대책을 강구했다.
그의 목표는 자격을 갖춘 교사를 채용하는 것, 그리고 경력이 있는 교사가 영어, 수학, 과학처럼 중요 교과목을 떠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 코로나19에 원격학습 붐이 일면서 많은 교사가 스트레스 상황에 직면했다. 대학 입시에 포함되는 필수 과목 대신 선택 과목으로 자리를 옮기는 교사도 늘었다.
가브리엘 사모라 교육감의 대책 중 하나는 연봉 인상이었다. 이곳에서 1학년 교사는 최대 7만2,000달러(1억 271만원)를 받는다. 경력이 있고 학년이 높은 교사는 더 많은 연봉을 받는다. 주택을 제공하기에 8학년을 맡은 영어교사는 일 년에 8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일 수 있다. 엠버 렌테리아 인사국장은 "급여를 인상하고 저렴한 비용에 주택을 마련해주자 교사 공석을 채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모라 교육감은 "대학 졸업생에게 교직은 매력적이지 않다. 특히 학자금 대출이 많은 졸업생에게 교사의 초봉은 터무니없이 낮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시골 지역의 학교에서 교사 기준 임금수준을 따를 경우 5만4,000달러(7,700만원) 연봉을 받기까지 20년이 걸린다. 2021-2022년도 포트스톡턴 교사의 평균 급여는 5만3,000달러였다. 텍사스주 평균 급여는 5만6,000달러였다. 사모라 교육감은 급여를 최소 7만2,000달러로 대폭 인상했다.
포트스톡턴의 집값은 또 다른 장애물이다. 이 마을에는 노후된 단독주택이 대부분이지만, 주택 평단가가 상승하면서 집주인들은 상당한 월세를 요구하고 있다. 호텔을 개조해 교사들의 거주지로 제공하는 정책은 효과를 발휘했다. 아직 집을 마련할 경제적인 준비가 되지 않은 젊은 교사와 노후를 준비해야 하는 경력 많은 교사를 모집할 수 있었다.
스테이시 엘리 또한 500마일 떨어진 곳에 자신의 집이 있다. 이곳에서 여전히 남편과 6명의 아이들, 4명의 손자들을 만난다. 엘리는 포트스톡턴으로 근무지를 옮기면서 교사 일을 이어서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연봉은 5만5,000달러에서 8만 달러로 인상됐다. 학교에서 마련해준 호텔은 거실과 주방, 침실이 널찍했고 대형TV와 리클라이너, 건조기 등이 설치돼 생활하기에 불편함이 없었다.
현재 미국에서는 교사 부족이 심각해 학교마다 교사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교사들이 떠나는 데에는 코로나19 기간 중 번아웃, 저임감, 자존감 하락 등이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각 주에서는 교사 급여를 올리고 주4일 수업을 하는 등 여러 가지 방안을 고안하고 있다. 애리조나주, 플로리다주의 경우 대학생도 교단에 설 수 있게 하는 등 교사 자격을 대폭 완화했다. 텍사스주 교육청에 따르면, 2021-2022학년도에 교사 37만 6,086명을 고용했지만 같은 해에 약 12%가 퇴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