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전국학업성취도평가(NAEP) 점수는 학업 성취도가 크게 하락했으며, 이를 회복하기 위한 지속적인 시도가 효과적이지 않았다는 점, 향후 학생들에게 미칠 장기적인 영향을 시사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오하이오주립대학 정치학 블리디미르 코던 교수는 “지난 50년간의 추세를 되돌아보면 NAEP 결과는 불안한 현실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평균 읽기 점수는 1970년대에 마지막으로 목격된 수준으로 급락해 수십 년간 수십 억 달러의 공공 투자로 인한 학업성취도 진전이 사실상 물거품이 되었다.
하위권 학생의 성적은 더 큰 폭으로 떨어져
하지만 하위권 학생들의 점수는 훨씬 더 충격적이다. 최하위 성적 25%에 속하는 학생들은 1971년 비슷한 연령의 학생들보다 읽기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역대 최저 점수를 기록했다. 수학에서도 하위 10%에 속하는 학생들의 성적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또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흑인 학생과 백인 학생의 성적 격차가 상당히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성취도가 기록적인 하락세를 보였을 뿐만 아니라, 그 영향은 하위권 학생들에게 집중되었다.
NAEP를 관리하는 국립교육통계센터의 페기 카 국장은 “수년간의 공동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학습 손실이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신 NAEP 점수는 2022년 10월과 12월 사이에 시행된 평가를 기반으로 한다. 즉, 대부분 학교가 대면 학습을 위해 개학한 지 거의 2년이 지나고, 집중 과외 및 기타 학업 지원, 그리고 약 2,000억 달러의 긴급 연방 교육 지출에도 불구하고 기록적으로 낮은 성취도가 계속 관찰되고 있다.
지난해 미 정부는 "주와 교육구는 필요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팬데믹이 학생들의 학습에 미치는 영향을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새로운 NAEP 데이터는 이 노력이 실패로 돌아갔음을 보여준다.
교수는 “물론 그러한 노력이 없었다면 학업 성취도가 더 낮았을 수도 있지만, 지금까지 교육업계에서 시도한 것이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올리기 위해 필요한 것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는 것도 분명하다. 연방 정부의 추가 지원이 곧 종료되고 최근 추가 자금 지원이 중단됨에 따라 미래는 더욱 어려워 보인다”라고 말했다.
학습 결손 전망은 더욱 어두워
학습 결손을 되돌리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데이터로 볼 때 향후 전망은 더욱 암울하다. 특히 만성 결석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가을 시험과 함께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3세 아동의 75%만 지난달에 이틀 이하로 결석했다고 답했다.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같은 기간 일주일 이상 결석한 학생의 수가 두 배로 증가했다.
급격한 출석률 감소는 학교가 다시 대면등교를 시작했을 때 가장 먼저 나타난 학업 관련 경고 신호 중 하나였지만 곧 무시되었다.
처음에는 많은 사람이 코로나19 관련 질병을 탓했다. 2021-2022학년도에는 코로나19 확진 학생과 밀접 접촉한 학생을 2주간 집에 머물게 하는 격리 규칙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두 가지 요인 모두 출석 문제가 계속되는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다.
코건 교수는 “잦은 결석이 새로운 일상이 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한 교육자와 관리자의 배려, 출석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규범의 약화, 심야 게임 및 늦잠과 같은 나쁜 습관의 지속 등의 요인이 반영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학습에 지장을 받은 고학년 학생들뿐만 아니라 지난 2년 동안 유치원에 입학한 어린 아이들에게도 계속된다는 것이다.
교수는 “교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학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학교에 전혀 출석하지 않는 학생들이 많은 것을 배우지 못할 것임은 분명하다”라고 주장했다.
교수는 “슬프게도 현재 고등학생의 학업을 돕기에는 너무 늦었다. 최근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과 향후 몇 년 내에 졸업할 학생들은 몇 세대 동안 노동 시장이나 대학에 들어갈 준비가 가장 미흡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실에 앉아 있는다고 학습이 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학교에 전혀 등교하지 않는 학생이 많은 것을 배우지 못하는 것은
분명하다”
-오하이오주립대학 정치학 블리디미르 코던 교수
그는 학습 중단으로 인한 피해를 되돌리지 못한 총체적 실패에 대처하는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면서 어린 학생들의 학업을 돕기에는 아직 늦지 않았다고 밝혔다. 가령 1983년 학생의 낮은 학업 성취도에 대한 우려를 처음으로 국가적 정치 의제로 진지하게 제기한 '위험에 처한 국가(A Nation at Risk)'의 발간 이후 개혁적인 대응을 통해 높은 학업 기준, 책임감, 최하위 성취자에 대한 지원에 초점을 맞추면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교수는 “학생들이 팬데믹에서 회복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지금까지의 노력은 긴급성, 집중도, 효과 면에서 유효한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새로운 데이터는 교육위기를 막기 위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