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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초‧중등 1학기 기말고사 폐지 이후 사교육 찾는 아이들

최성주 2023-07-24 00:00:00

시험 응시 기술 갖추고자 모의고사 시험 보는 학원으로 몰려
국가시험에 앞서 더 많은 시험 응시 경험을 쌓고 지금까지의 학업 성취도를 측정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모의고사를 볼 수 있는 학원을 찾고 있다. 마스터 수학교육센터
국가시험에 앞서 더 많은 시험 응시 경험을 쌓고 지금까지의 학업 성취도를 측정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모의고사를 볼 수 있는 학원을 찾고 있다. 마스터 수학교육센터

2023년부터 싱가포르의 모든 초등학교와 중등학교에서 전 학년 기말고사가 폐지됨에 따라 수백 명의 초등 6학년과 중등 4학년 학생들이 모의고사를 치르기 위해 학원으로 몰리고 있다.

해외매체 더스트레이츠타임즈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국가시험에 앞서 더 많은 시험 응시 경험을 쌓고 지금까지의 학업 성취도를 측정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모의고사를 볼 수 있는 학원을 찾고 있다.

고등학생과 전문대학(JC)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 센터인 오버머그드는 첫 모의고사에 약 300명의 학생이 등록했다고 밝혔다. 모의고사는 기존 학생에게는 무료로 제공되지만, 그 외의 학생에게는 과목당 20달러의 비용이 부과된다.

마스터 수학교육센터는 또한 작년에 초등 6학년 학생 50명을 대상으로 모의고사를 성공적으로 운영한 데 이어 올해 초등 6학년과 중등 4학년 학생 50명을 대상으로 무료 모의고사를 실시한다. 센터는 2022년에 미등록 학생 1인당 40달러의 응시료를 받았다. 설립자 이르판 무스타파는 2023년에 미등록 학생에게까지 모의고사를 확대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미취학, 초등, 중등, JC 학생들에게 영어 수업을 제공하는 러닝저니 교육센터는 2023년 현재까지 초등학교 졸업 시험 모의 구술시험에 대한 문의가 전년 대비 20% 증가한 80건을 기록했다. 이 센터는 기존 학생과 신규 학생 모두에게 과목당 95달러의 응시료를 청구한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초등학교 졸업시험이나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O-레벨 시험처럼 중요한 시험에 대비하려면 모의고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마스터 수학교육센터
학생과 학부모들은 초등학교 졸업시험이나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O-레벨 시험처럼 중요한 시험에 대비하려면 모의고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마스터 수학교육센터

교육부(MOE)는 2022년 3월 찬춘싱 교육부 장관이 밝힌 바와 같이 학생들이 흥미를 개발하고 성적보다는 학습에 더 집중해야 할 필요성이 커짐에 따라 2023년부터 모든 초중등학교의 1학기 기말고사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기말고사 폐지는 2024년부터는 JC 및 밀레니아 인스티튜트에도 확대될 예정이다.

교육부는 학교가 학생들의 학습 진도를 평가하기 위해 다양한 평가와 활동을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들은 초등학교 졸업시험이나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O-레벨 시험처럼 중요한 시험에 대비하려면 모의고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싱가포르차이니즈여학교의 4학년 학생 라이 지아 잉은 ”모의고사를 통해 3학년 때부터 배운 모든 주제를 종합적으로 복습하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어 예비 시험과 O-레벨이 다가올수록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국립교육연구소의 제이슨 탄 부교수를 비롯한 일부 전문가들은 모의고사의 지나친 응시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그는 시험 결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시간 제한을 지키는 등 어느 정도 시험 응시 기술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모의고사를 치르고 학습을 한다면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과 관심사 발견과 같은 다른 중요한 교육 목표를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MOE)는 2022년 3월 찬춘싱 교육부 장관이 밝힌 바와 같이 학생들이 흥미를 개발하고 성적보다는 학습에 더 집중해야 할 필요성이 커짐에 따라 2023년부터 모든 초중등학교의 1학기 기말고사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교육부(MOE)는 2022년 3월 찬춘싱 교육부 장관이 밝힌 바와 같이 학생들이 흥미를 개발하고 성적보다는 학습에 더 집중해야 할 필요성이 커짐에 따라 2023년부터 모든 초중등학교의 1학기 기말고사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사설 학원의 모의고사 응시에 대해 교육부는 “시험은 학습 진도를 평가하는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기말고사를 없애고 교육과 학습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함하는 것은 학생들이 배움의 즐거움을 강화하고 학업 성적에 대한 지나친 강조를 줄이기 위한 방침이다”라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기말고사 폐지 이후 학교가 학생의 필요에 따라 더 다양한 학습 경험을 설계하고 제공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은 이제 자신의 흥미와 강점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고 교사의 피드백에 따라 행동할 시간이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학부모와 학생들 두려움 이용한 비윤리적 행위 비판

전 학년 기말고사가 폐지됨에 따라 수백 명의 초등 6학년과 중등 4학년 학생들이 모의고사를 치르기 위해 학원으로 몰리고 있다. 오버머그드
전 학년 기말고사가 폐지됨에 따라 수백 명의 초등 6학년과 중등 4학년 학생들이 모의고사를 치르기 위해 학원으로 몰리고 있다. 오버머그드

교육부는 학생들이 자신감을 키우고 국가시험 형식에 익숙해지도록 학교에서 학업 성적에 포함되지 않는 시간 제한 연습을 제공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정기적인 과제, 퀴즈, 교실 내 상호작용을 통해 학생의 이해도와 숙달도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의고사를 운영하는 학원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애프터스쿨 러닝센터의 알렉스 리는 많은 학원에서 문제를 직접 만들지 않고 전년도 시험지를 베껴서 모의고사 문제를 만든다고 말했다.

중고등학생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영어, 수학, 과학, 경제학 수업을 제공하는 알렉스 리는 “지적 재산을 남용하고 학부모와 학생의 두려움을 이용해 이익을 얻는 것으로 비윤리적이다”라며 “수업 시간 전체를 연습 문제 풀이에 사용하는 것은 수업료 낭비”라고 덧붙였다. 대신 그는 학생들에게 집에서 연습할 수 있는 지난해 기출 문제를 제공한다.

논쟁은 계속되고 있지만, 이러한 교육 관행의 변화가 학생들의 성적과 전반적인 학업 여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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