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교육과 불평등] 인종, 소득별 학업성취도 격차 해소 "기회는 초등학교에서 시작“

인종, 소득별 불평등이 학업 불평등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해소하고자 각국이 노력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성적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이러한 격차를 줄이려면 초등학교 입학할 시기부터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대학 입시에서 인종 우대 정책을 금지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발표되자 바이든 행정부는 대학에서 교육 기회와 다양성을 증진하기 위한 교육부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다양성을 증진하는 합법적 관행, 특히 지원자의 어려움을 고려한 새로운 역경 조치에 대한 대학의 지침이 포함됐다.

미국의 비영리 교육정책 싱크탱크 포덤 인스티튜트의 마이클 페트릴리 회장은 “교육부의 계획은 중요한 영역을 간과하고 있다. 바로 초중고 교육이다”라고 지적했다.

교육적 우수성과 다양성을 확립하려면 이러한 노력은 초등학교 입학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내다봤다.

고등학교 졸업생들 사이에는 명백한 '우수성 격차'가 존재한다. 미국에서 각종 시험 점수, GPA, AP 과목 등 최고 수준의 성과를 달성하는 학생은 주로 아시아계 또는 백인인 반면, 라틴계 또는 흑인 학생은 현저히 저조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 결과 미국 상위 10% 학생들 사이의 인종적 격차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이러한 격차를 해소하려면 수 세기에 걸친 인종차별, 집단 간 급격한 사회경제적 격차, 학교 경험, 가족 구조 및 양육 관행의 차이 등 복잡한 사회적, 역사적 요인을 해결해야 한다.

페트릴리 회장은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입학 시 격차를 해소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어릴 때부터 학생들의 우수성을 인정하고 육성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포덤 인스티튜트가 발표한 보고서는 유치원 때부터 모든 인종과 배경의 학문적 재능이 있는 학생을 찾아내고 이들이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실무 그룹은 주, 학교, 학군 및 차터스쿨에 대해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시작해 고등학교까지 이어지는 구체적인 기회 구축 조치를 포함한 30개의 권장 사항을 제시했다.

첫 번째 단계는 '프론트로딩'으로, 영재 프로그램과 같은 고급 학습 기회를 받기 전 어린 아이에게 제공되는 일종의 심화 학습이다.

보고서 저자이자 애리조나주립대학의 영재 프로그램 코디네이터 디나 브룰레스는 “가난한 아이들은 부유한 가정의 또래아이에 비해 어휘력이 부족하고 세상에 대한 지식이 적은 상태에서 학교에 입학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지적 능력이 충분하더라도 대부분 학업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라고 설명했다. 고품질의 심화 프로그램은 어린 학생들이 지식과 어휘를 쌓아 읽기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음 단계는 '보편적 선별 검사'를 사용해 심화 및 고급 학습 기회를 받을 수 있는 어린이를 찾아내는 것이다. IQ 테스트, 진단 시험 또는 주 성취도 테스트와 같은 유효하고 신뢰할 수 있는 평가를 사용해 잠재력이 있는 어린이를 식별할 수 있다. 학부모나 교사 추천에 의존하는 영재프로그램과 달리 인종적, 사회경제적 편견을 최소화할 수 있다.

부유하고 대학 교육을 받은 부모는 영재 추천 프로그램을 더 잘 알고 있으며 자녀를 옹호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경향이 있다.

잠재력이 높은 학생으로 확인되면 잠재력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과 기회가 필요하다. 이를 위한 학교 기반 프로그램은 다양한 형태를 취할 수 있지만 대부분 몇 가지 주요 특징을 공유한다. 학생들이 학년 수준 이상의 과제를 수행하는 등 일반적인 수업보다 더 광범위하고 깊이 있게 학습하고 학업 자료에 참여할 수 있다.

페트릴리는 “필요한 경우 한 학년 전체를 건너뛸 수 있다. 학생들이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자동으로 고급반에 등록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사는 학생의 잠재력을 측정하는 방법과 시기를 재검토해야 한다. 또한 고급 과정 및 심화 프로그램에 참여할 학생을 식별하는 방법을 면밀히 검토하는 등 더 많은 학생이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는 “영재 프로그램이나 고급반과 같은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것이 공평성을 이루는 길은 아니다. 오히려 더 많은 아이들에게 이러한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