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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도 부모도 ADHD라면] 종일 누워있었는데 휴식이 아니었다?

김성은 | Carissa Marie 2023-07-19 00:00:00

ADHD로 잃어버린 휴식의 기술
ADHD를 위한 푹 쉬는 법
ADHD 환자, 휴식 취하기 어렵다. 
ADHD 환자, 휴식 취하기 어렵다. 

일주일에 단 10시간만 일해도 항상 피곤하고 온종일 마비된 상태로 침대나 소파에 누워있기 일쑤다. 무기력한 상태의 원인으로 과도한 업무나 번아웃을 떠올리기 쉽지만, 문제는 신경다양성 때문일 수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피곤한 이유 ADHD 때문

신경다양성협회 LMFT의 치료사 클레어 에글스턴은 ADHD를 앓고 있는 사람들이 진정한 휴식을 취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 이유로는 첫째, 사회적 관점에서는 휴식을 음식이나 수면처럼 생물학적으로 필수적인 것이 아니라 열심히 일해서 얻는 보상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ADHD인 경우 공부는 물론 업무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어 수년간 스스로 휴식을 취할 자격이 없다고 느낀다.

[아이도 부모도 ADHD라면] 종일 누워있었는데 휴식이 아니었다?
건강한 대조군 피험자(HC)와 ADHD 환자 간 배경 소음을 비교했다. 플로스원

게다가 겉으로 보기에는 쉬는 것처럼 보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이지만, 실제로는 해야 할 일 목록을 끊임없이 검토하고 그중 하나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스스로 비판한다는 것도 한 요인이다. 에글스턴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불안감으로 뇌가 지쳐서 실제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에너지가 남아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ADHD의 뇌는 종종 '소음'으로 가득 차 있다. 프라이부르크대학 정신치료학 및 심리학 이매뉴얼 버블 박사가 이끈 한 연구에서 패턴 망막 검사를 사용해 뇌의 신경세포 배경 '소음'을 측정한 결과, ADHD가 있는 참여자는 그렇지 않은 참여자보다 138% 더 많은 배경 소음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끊임없는 생각과 감각 과부하로 인해 휴식을 취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볼 수 있다.

배경소음과 ADHD 부주의 증상 사이의 상관관계. ADHD 증상이 높을수록 배경 소음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플로스원
배경소음과 ADHD 부주의 증상 사이의 상관관계. ADHD 증상이 높을수록 배경 소음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플로스원

에글스턴은 “ADHD를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끊임없이 생각에 사로잡혀 주변의 시각, 청각, 후각 및 기타 감각적 인풋을 조절할 수 없는 상태가 이어지는 것처럼 느낀다”고 말했다.

ADHD를 위한 푹 쉬는 법

[아이도 부모도 ADHD라면] 종일 누워있었는데 휴식이 아니었다?
ADHD의 뇌는 종종 '소음'으로 가득 차 있다. 미국 아동 발달 협회

에글스턴은 ADHD인 사람이 진정한 휴식을 취할 방법에 대해 조언했다.

첫째, 내가 쉬는 방식이꼭 휴식처럼 보일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어떻게 느끼는지가 중요하다. 활동적인 휴식이 가장 효과적일 수 있는데, 이런 경우 달리기, 자전거 타기, 하이킹, 좋아하는 음악에 맞춰 춤추기 등의 신체 활동을 하며 쉴 수 있다.

《체육학》 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신체 활동은 ADHD인 사람에게 깊은 진정 효과를 주는 동시에 거의 모든 다른 증상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집안일이 휴식의 한 형태로 활용될 수 있다. 억눌린 신체 에너지를 발산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휴식이 필요하다는 부끄러움을 떨쳐버릴 수 없는 날에는 집안일이 특히 유용하다.

둘째, 매 시간 쉴 필요는 없다.

한 시간마다 10~15분 정도 휴식을 취하는 것이 표준 권장 사항이다. 하지만 짧은 휴식을 자주 취하는 것이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 작업 전환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15분이라는 시간은 실제로 휴식의 이점을 누리기는커녕 작업 모드에서 휴식 모드로 전환하는 데에도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쉬는 것 같지만,

실제로 ADHD인 사람의 뇌는 소음으로 가득 차 있다.

끊임없는 생각과 감각 과부하로 무언가를 할 에너지가 남아있지 않게 된다”

-신경다양성 치료사 클레어 에글스턴

대신 아침과 퇴근 후에 여유 시간을 충분히 갖고, 일하는 날과 쉬는 날을 번갈아 가며 휴식을 취한다. 매 시간 집중력을 흐트러뜨리며 10분씩 쉬는 것보다는 12시간 이상 연속으로 일하고 하루 종일 쉬는 편이 낫다.

셋째, 휴식은 일과가 끝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

일반적으로 가장 힘들거나 가장 재미없는 꼭 해야 할 일을 먼저 끝낼 것이 권장된다. 할 일을 모두 끝낸 뒤 홀가분한 마음으로 푹 쉬라는 의미다. 하지만 ADHD인 경우 일어나자마자 바로 일을 시작하기에는 생산성이 더욱 떨어질 수 있다. 아침에 하고 싶은 활동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에글스턴은 “아침형 인간이 아니더라도 하루가 시작되기 최소 30분 전에 일어나 특별히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 순간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번아웃과 마비는 휴식이 필요하다는 뇌의 신호다. 피곤함을 자책하는 대신 이를 받아들이고 뇌에 필요한 휴식을 제공하는 것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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