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는 대학 지원자가 증가함에 따라 입학 담당자가 학생이 제출한 자기소개서를 검토할 시간이 촉박해지고 있다.
대학 지원을 위한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기 위해 학생들이 투자한 공들인 노력이 헛수고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한 통계에 따르면 입학 사정관들이 자기소개서를 거의 읽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지난 수십년간 대학 입학 시 자기소개서는 필수로 포함됐다. 4,000자, 약 600단어로 제한되는 에세이로 지원자, 부모, 교사, 때로는 유료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아 작성한다. 그러나 지원자가 급증하면서 의사 결정권이 학계에서 입학사정관으로 옮겨갔고 입학사정관이 자기소개서를 검토할 시간이 부족해졌다는 지적이다.
대학 입학사정관
"자기소개서 90초 내에 훑어본다"
고등교육정책연구소(HEPI)가 입학 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기소개서 검토에 소요되는 평균 시간은 2분이었다. 5개 중 2개는 1분 이내에 훑어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셀그룹 대학 입학사정관들은 자기소개서 한 편당 평균 90초를 소비했다.
한 입학사정관은 "모든 자기소개서를 검토하지만, 대부분 전체를 읽지 않고 대충 훑어본다"라고 말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대다수는 주로 시험 성적에 따라 자기소개서 확인 여부를 결정한다고 답했다.
맨체스터대학 연구원이자 이 연구의 주 저자인 톰 프라이어는 “자기소개서가 매우 빠르게 읽히는 경우가 많으며, 학부모와 학생, 교사가 기대하는 것만큼 중요하지 않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입학사정관들은 ‘효율성’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했다. 많은 대학에서는 물리학, 수의학 등 다양한 과목의 지원서 검토를 담당하는 중앙 집중식 입학 담당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하지만 지원서 한 건당 2분만 투자해도 누적되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예를 들어,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은 작년에 7만6,000건 이상의 학부 입학 지원서를 받았다. 이 모든 지원서를 한 문장당 2분씩 검토하려면 2,500시간 이상, 즉 63주 이상 근무해야 한다.
결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은 특정 지원자에게 편향된다는 비판을 벗어나고자 자기소개서 형식을 개선할 계획에 있다. 단일 진술서를 6개 주제에 걸친 여러 개의 짧은 질문으로 대체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