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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코로나 키즈] 팬데믹 기간 태어난 아기 의사소통 능력 떨어져

김성은 2023-07-17 00:00:00

팬데믹이 유아의 의사소통 능력에 미치는 영향
[기획-코로나 키즈] 팬데믹 기간 태어난 아기 의사소통 능력 떨어져
'팬데믹 베이비'의 의사소통 능력이 현저히 뒤처진다. 아일랜드왕립외과대학

코로나19 봉쇄 기간에 태어난 '팬데믹 베이비'가 의사소통 능력이 현저히 뒤처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전에 태어난 아이들과 비교해 행동과 발달은 대체로 비슷했다.

2020년 3-5월 태어난 아이들 

뭐가 달랐나

 아일랜드왕립외과대학(RCSI) 수석 강사인 수잔 번과 소아과 교수 조나단 후리한은 코로나19 봉쇄 조치 후 첫 3개월 동안(2020년 3~5월) 태어난 아기들의 삶을 면밀히 조사했다. 총 354가족과 아기가 연구에 참여했다. 비교 그룹은 2008년 아일랜드에서 출생한 1,629명의 영아를 대상으로 한 BASELINE(Babies After SCOPE: 신경학적 및 영양학적 영향을 이용한 종단적 영향 평가) 연구에 참여한 데이터를 활용했다.

수잔 번은 연구의 핵심 목적이 "팬데믹이 아이들의 전반적인 건강과 발달 궤적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는 것"이라고 해외매체 옵저버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발달 결과에는 기어 다니기, 가구를 따라 옆으로 걷기, 혼자 서기, 엄지와 검지(집게손가락)로 작은 물건 집기, 벽돌 쌓기, 손가락 먹이기, 자신의 이름 알기, 명확하고 의미 있는 단어 하나 표현하기, 사물을 가리키기, '안녕' 인사하기 등이 포함되었다.

[기획-코로나 키즈] 팬데믹 기간 태어난 아기 의사소통 능력 떨어져
봉쇄 기간에 태어난 아기의 신경 발달 기술에 대한 로지스틱 회귀 분석. 평가 당시 연령(일), 성별, 출산 순서(첫째 또는 기타), 산모의 학력 등에 따라 조정되었다. BMJ

팬데믹에 태어난 아이가 더 많이 기어 다닐 수 있었지만(97.5% 대 91%), 명확하고 의미 있는 단어를 말하거나(77% 대 89%), 가리킬 수 있고(84% 대 93%), 안녕이라고 손을 흔들 수 있는(88% 대 94.5%) 경우는 더 적었다.

설문지를 작성할 당시 아이의 나이, 출생 순서, 어머니의 학력 등 잠재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을 고려한 후에도 두 그룹 간 결과의 차이는 여전히 뚜렷했다.

[기획-코로나 키즈] 팬데믹 기간 태어난 아기 의사소통 능력 떨어져
팬데믹 기간 태어난 아기들은 명확하고 의미 있는 단어를 하나만 사용했고, 손을 가리키며 안녕이라고 인사할 수 있는 경향이 더 적었다. BMJ

후리한 교수는 “연구에 따르면 팬데믹에 태어난 아이들은 12개월이 되었을 때 기어 다닐 가능성이 더 높았는데, 이는 자동차나 유모차를 타고 집 밖으로 나가기보다는 부모가 재택근무를 하거나 격리되어 집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봉쇄 조치로 인해 아이들이 들을 수 있는 언어의 범위와 상대방이 마스크를 벗은 채 말하는 것을 보는 기회가 부족했다. 새로운 관심사를 접할 기회와 손을 흔드는 것을 배울 수 있는 사회적 접촉의 빈도가 줄어들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생후 6개월이 지났을 때 부모를 포함해 아기에게 키스한 사람이 평균 3명뿐이었는데, 연구진은 “바이러스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친척이나 가족, 친구를 거의 만나지 못했음을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또한 아기 4명 중 1명은 첫 생일인 돌이 될 때까지 또래 다른 아이를 만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봉쇄 기간 육아 경험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부모들은 외로움과 고립감을 자주 표현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가족이 함께 보내는 시간과 유대감이 높아졌다는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인해 아이들이 들을 수 있는 언어의 범위와

상대방이 마스크를 벗은 채 말하는 것을 보는 기회가 부족했다.

새로운 관심사를 접할 기회와 손을 흔드는 것을 배울 수 있는 사회적 접촉

빈도가 줄어들었을 수 있다” 

-아일랜드왕립외과대학 소아과 교수 조나단 후리한

연구진은 코로나19로 외출을 거의 하지 않은 탓에 사회적 접촉이 부족하고 주변 대화에서 언어적 입력이 줄어든 것이 아이들의 의사소통 점수가 낮아진 원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운동 능력이나 문제해결 능력과 같은 다른 발달 영역에서 유의미한 저하를 보이지 않았다. 또한 부모가 작성한 설문지에서는 팬데믹 이전에 태어난 아이와 비교해 수면 문제, 불안 또는 사회적 위축과 관련한 행동에 차이가 없었다.

이러한 결과에 비추어 연구진은 연구 범위를 확장해 팬데믹 기간에 태어난 아이가 만 5세가 되어 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발달을 추적 관찰할 계획이다.

사회적 고립

운동능력보다 사회적 의사소통 능력에 영향 미쳐

번 박사는 “팬데믹과 관련된 사회적 고립은 해당 기간에 태어난 아기의 운동 능력보다 사회적 의사소통 능력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제한 조치는 오래 전에 끝났고 아이들도 정상적인 활동을 하며 사회적 상호작용의 기회가 많아졌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의사소통 격차가 좁혀지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모든 아동 그룹에서 발성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지만, 특히 사회경제적 수준이 가장 낮은 그룹의 아동의 발성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LENA 
모든 아동 그룹에서 발성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지만, 특히 사회경제적 수준이 가장 낮은 그룹의 아동의 발성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LENA 

교육 환경은 더욱 불안정하다는 보고서가 계속해서 발표되고 있다. 최근 보고서에서는 팬데믹 이전 수준에 비해 수학이나 작문과 같은 학업 영역에서 초등 고학년 학생들의 성적이 여전히 저조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다른 주요 교육 기준인 읽기 능력은 정체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안다.

팬데믹이 아동 발달과 교육에

미칠 수 있는 장기적 영향을 이해하고 대처해야 

놀랍게도 읽기, 쓰기, 수학의 주요 과목에서 기대 수준에 도달하는 학생이 5분의 3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국교육연합의 공동 사무총장인 메리 부스테드 박사는 교육 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부스테드 박사는 초등학교가 자금 부족, 학급 수 증가, 지원 인력 감축으로 인해 문제를 악화시키는 등 팬데믹의 심각한 영향을 계속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RCSI 연구는 팬데믹이 아동의 발달과 교육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인 장기적 영향을 이해하고 이에 대처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코로나 키즈, 팬데믹 베이비 등 이 세대 어린이들이 처한 문제를 인식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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