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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코로나 키즈] “코로나 이후 이어지는 성적 저하는 곧 국가 위기”

김성은 2023-07-14 00:00:00

NAEP 점수로 드러난 심각한 학업 부진
학생 성취도가 급격히 퇴보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팬데믹이 초중고 교육에 미친 극적인 타격을 강조했다. NAEP 
학생 성취도가 급격히 퇴보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팬데믹이 초중고 교육에 미친 극적인 타격을 강조했다. NAEP 

미국의 ‘국가 성적표’라 불리는 전국학업성취도평가(NAEP) 결과가 발표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매체 THE74는 “평가 결과는 미국의 청소년 교육 부족에 대한 최악의 상황을 보여줬다. 학생 성취도가 급격히 퇴보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팬데믹이 초중고 교육에 미친 극적인 타격을 강조했다”라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청소년 학습 성장의 '잃어버린 세대'라고 부르고 있다.

코로나 키즈는 교육 잃어버린 세대?

13세 청소년의 평균 수학 실력은 1990년대 수준으로 급락했으며, 학습 부진 학생의 수학 점수는 NAEP가 처음 시행된 1971년보다 더 낮다. 이러한 급격한 하락으로 인해 교육자, 정책 입안자, 학부모들은 미국 교육의 미래에 대해 깊은 걱정을 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 시절에 이미 우려했던 다양한 배경을 가진 아이들 간의 성적 격차는 더욱 커졌다. 

전문가들은 NAEP 점수가 타격을 입은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2022년 이후 NAEP 발표가 이어졌지만, 장기간의 휴교와 원격학습으로 인한 학업적 손실이 드러났던 것.

9세의 평균 수학 점수는 2020년과 2022년 사이에 놀랍게도 7점 하락했는데, 이는 1973년 시험이 처음 시행된 이후 유일하게 점수가 하락한 것이다. NAEP 
9세의 평균 수학 점수는 2020년과 2022년 사이에 놀랍게도 7점 하락했는데, 이는 1973년 시험이 처음 시행된 이후 유일하게 점수가 하락한 것이다. NAEP 

그러나 이번 NAEP 결과는 1970년대 점수가 나오면서 심각한 학업 부진에 대한 장기적이고 포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읽기 점수는 2020년과 2023년 사이에 4점 하락해 작년 가을 이후 다른 NAEP 발표에서도 비슷한 하락세를 보였으며, 수학 점수는 9점 하락했다. 장기적으로 점수가 하락하기 시작한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읽기에서 7점, 수학에서 13점이라는 더 큰 하락을 볼 수 있다.

NAEP를 주관하는 미국 국립교육통계센터(NCES)의 페기 카 국장은 이러한 추세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현재 상황을 "오늘날 미국이 직면한 거대한 규모의 도전"이라고 설명했다.

국장은 팬데믹이 교육 상황을 악화시킨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특히 성적이 낮은 학생들의 경우 이러한 문제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지적했다.

성적 상위권과 하위권 격차 더욱 커져 

이전 NAEP 발표와 마찬가지로, 성적이 낮은 학생들은 상위권에 있는 학생들보다 더 큰 점수 하락을 보였다. NAEP 
이전 NAEP 발표와 마찬가지로, 성적이 낮은 학생들은 상위권에 있는 학생들보다 더 큰 점수 하락을 보였다. NAEP 

실제로 가장 최근의 NAEP 결과는 이 사실을 입증했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수학에서 두드러졌는데, 모든 성적 수준의 학생들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성취도 하락을 경험했다. 그러나 성취도 하위권에 속하는 학생들의 성취도 하락은 특히 심각했다. 최상위권 학생들의 하락폭(전체 응시자의 90번째 백분위수에서 마이너스 6점)은 하위권 학생들의 하락폭(10번째 백분위수에서 마이너스 14점)에 비해 훨씬 작았다.

10년 전의 결과와 비교하면 이러한 추세는 더욱 분명해진다. 2012년 이후 최상위권 학생들의 점수는 7점 하락한 반면, 같은 기간 전체 13세 학생들의 평균 하락폭은 13점이었니다. 그러나 25번째 및 10번째 백분위수 점수를 받은 학생들의 점수는 각각 19점, 27점이라는 놀라운 폭으로 하락했다.

수학과 영어 학업성취도는 지난 10년 동안 정체되어왔다.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점진적으로, 그 다음에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큰 폭으로 떨어졌다. NAEP 
수학과 영어 학업성취도는 지난 10년 동안 정체되어왔다.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점진적으로, 그 다음에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큰 폭으로 떨어졌다. NAEP 

수학과 읽기 점수 외에도 인종과 민족에 따른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더욱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백인 학생과 아프리카계 미국인 학생의 읽기 및 수학 점수 격차는 2012년 23점과 29점에서 2023년 27점과 42점으로 각각 증가했다. 백인 학생과 히스패닉 학생 간의 수학 점수 격차는 같은 기간 22점에서 28점으로 확대되었다.

이러한 문제 상황에 더해 학교 밖 교육 동향에 대한 맥락을 제공하는 보조 설문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13세 학생의 대수학 등록률이 2012년 34%에서 2023년 24%로 크게 감소했다. 동시에 '일반 수학'에 등록한 학생의 비율은 크게 증가했다. 이러한 변화는 거의 모두 코로나19가 발병하기 전인 2012년부터 2020년 사이에 일어났으며, 커리큘럼과 과목 선택에 더 깊은 시스템적 문제가 있음을 시사한다.

설문조사 데이터는 문해력과 관련해 더 우려스러운 추세를 드러냈다. 재미로 독서를 "전혀 또는 거의 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의 비율은 2012년 22%에서 2023년 31%로 증가했다.

거의 읽지 않는다는 응답은 '거의 매일' 개인 시간을 내어 책을 읽는다는 응답(14%, 2012년 27%에서 감소)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다.

미국의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브라운교육연구센터를 이끌었던 교육 전문가 톰 러브리스는 “읽기 능력은 오랫동안 교육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였다. 현재 진행 중인 국제 읽기 문해력 연구에서도 비슷한 추세를 발견할 수 있었다. 독서의 가치에 대한 인식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학업성취도에 가장 큰 요인이 무엇인지,

어떤 변화가 지금의 추세를 바꿀 수 있을지 알지 못하기에 

지금 상황을 개선하기 힘들다"

-미국기업연구소 정치학자 프레드릭 헤스

마지막으로, 데이터에서 강조된 또 하나의 불안한 추세는 학생 결석률의 급격한 증가다. 조사에 참여한 13세 청소년의 4분의 1이 지난 한 달 동안 이틀 이상 결석했다고 답했는데, 이는 3년 전 응답자의 약 6분의 1보다 증가한 수치다.

미국기업연구소에서 교육 정책 연구를 이끄는 정치학자 프레드릭 헤스는 “전반적인 결과가 암울하다”고 말했다. “어떤 요인이 학생 성취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원인이 무엇인지 어떤 변화가 이 추세를 바꿀지 알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로 학생들의 학력 저하 현상이 극심한 것은 미국에만 해당하는 일이 아니다. 전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기간 휴교와 원격수업으로 학력이 크게 저하됐음을 보고하고 있다. 학교 교육에서 중요한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팬데믹 이후 학력 회복을 위한 국가 중장기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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