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에서 열린 G20 교육장관회의(EMM)에서 화두가 된 이슈 중 하나가 표준화 시험이 학생의 불안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OECD의 안드레아스 슐라이처 교육기술 이사는 표준화 시험에 관한 OECD의 입장을 발표했다. 이사는 표준화 시험을 줄이면 명백히 위험이 뒷따른다고 주장했다. 교육에서 높은 수준의 시험이 존재하면 교육 성과가 향상되고 교육 결과의 공평한 분배와도 분명히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히 팬데믹 이후 회복 단계에서 더욱 심화되는 학생의 정신건강과 복지에 대한 교육자와 정책 입안자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다음과 같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표준화 시험이 가져다주는 이점을 얻기 위해 학생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대가를 감수할 가치가 있을까?
표준화 시험 줄인다고 아이들 불안 낮아지지 않는다?
흥미롭게도 국가별로 살펴보면 표준화된 시험을 의무적으로 치르는 학교의 학생 비율과 시험이 어려울 것 같다고 걱정한 학생 비율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시험에 대한 불안 정도가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포르투갈에서는 15세 학생 중 절반이 조금 넘는 학생만 의무적으로 시험을 치르는 학교에 재학 중이다. 또한 1년에 세 번 이상 시험을 치러야 하는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의 비율은 8%에 불과하다.
반면 스웨덴과 PISA 조사에 참여하는 중국에서는 15세 청소년의 절반이 매년 3회 이상 시험을 치르지만, 이들 국가 학생들의 시험 불안 수준은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의 4분의 3 이상이 의무적으로 필수 시험에 응시하는 핀란드는 PISA 참여 국가 중 시험 불안 수준이 가장 낮았다.
슐라이처 이사는 “학생들의 웰빙을 증진하고 불안을 줄이는 것은 중요한 정책 목표이지만, 국가 간 비교를 통해 기준을 낮추거나 시험 빈도를 줄인다고 해서 반드시 학생들의 불안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표준화된 시험과 학생의 불안감 사이의 관계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시험은 왜 우리를 불안하게 할까?
지역에서 의무적으로 실시하는 초등학교 시험부터 대학 지원까지, 표준화 시험은 대부분 학생에게 학업 생활의 현실이다. 시험을 좋아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무리일 수 있지만, 효과적인 준비와 약간의 관점, 올바른 태도를 갖추면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덜 고통스럽고 더 생산적인 과정을 만들 수 있다.
어린이마음연구소는 “불안하거나 당황한 상태에서는 일반적으로 명확하게 생각할 수 없다. 특정 종류의 시험, 특히 표준화된 시험에서는 불안이 더 커질 수 있다”며 불안의 이유로 “표준화 시험은 다른 종류의 시험만큼 자주 치르지 않기 때문에 더 중요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표준화 시험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는 단원평가와 달리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는 경향이 있고 최근에 배운 내용에 항상 초점을 맞추지 않기 때문에 공부하기 까다로울 수 있다는 점이다.
시험 불안 줄이려면?
임상 신경심리학자 매튜 파기르스키 박사는 "천천히 꾸준히 공부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며 “공부를 일찍 시작할 것”을 추천했다. 전날 밤이나 일주일 전에 모든 정보를 벼락치기로 공부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정보를 기억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반복이 중요하다. 단기간에 많은 양을 공부하려고 벼락치기를 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정보를 흡수하면서 공부해야 필요할 때 기억해낼 수 있다.
시험을 앞두고 합리적인 일정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6개월 후에 SAT 시험을 치를 계획이라면 일주일에 5시간씩 공부하고 매주 일요일마다 모의고사를 치르기로 할 수 있다.
"부모 스스로 기대를 관리해야 한다.
아이는 부모의 기대에 깊이 동조하는 경향이 있다. 시험 성적에 대한
부모의 기대감을 느낀 아이는 더 불안해한다"
-임상 신경심리학자 매튜 파기르스키 박사
시험 형식과 다루는 주제의 종류에 익숙해지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시험에는 객관식 문제, 단답형 문제, 문서 기반 문제, 긴 에세이 등 다양한 형식의 문제가 포함될 수 있다. 시험 형식에 익숙해지면 실제 시험을 치를 때 덜 당황하게 된다.
스스로 기대치를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파기르스키 박사는 "부모에게 가장 어려운 일일 수 있다"라고 말한다. 자녀가 잘하기를 바라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지만, 부모는 자신의 기대와 불안을 표현할 때 신중해야 한다는 것.
아이들은 부모의 기대에 깊이 동조한다. 부모가 자신의 시험 성적에 대해 높은 기대치를 가지고 있다고 느끼면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어느 정도의 불안은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되고 집중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지나친 불안은 아이들을 허둥대게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