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사에 따르면, ADHD를 앓고 있는 10대 아이들 사이에서 정신건강 위기가 심각하다. 코로나19로 인해 ADHD 아동의 정신건강 문제는 악화돼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늘었지만, 많은 이가 큰 벽에 부딪혔다.
해외전문매체 애디튜드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ADHD 아동의 부모 62%는 심리상담을 비롯해 정신건강 치료가 필요하지만, 일정 조율·긴 대기시간·접근성 부족 등의 이유로 치료 받기 어렵다고 응답했다.
지난 8~9월 진행된 애디튜드 조사에는 ADHD 아동의 부모 1,187명이 답했다. 현재 정신건강 관리를 받고 있다고 답한 경우는 3분의 2에 달했다. 대부분 부모다 정신건강 치료를 받는 데 비용이 많이 들고 의사를 만나기까지 몇 달에서 1~2년까지 오랜 시간 대기해야 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40% 이상은 보험 및 비용 문제를 보고했다.
미국심리학회(APA)에 따르면 미국 임상심리학자 10만명 중 아동·청소년 임상의로 전문의가 된 이는 4,000명에 불과하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일정 문제(55%) 또는 접근성 부족(50%)을 경험했다. 현재 신경다양성 청소년의 4분의 3 이상은 약을 복용하고 있다. 대부분 부모가 약물을 가장 유용한 치료법으로 꼽았으며 운동도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ADHD 아이가 꾸준히 정신건강 치료를 받기란 쉽지 않다. 청소년이 되면서 당황하거나 수치스러운 감정 때문에 도움을 거부하는 일이 많다. 불안과 우울증을 앓고 있으면서도 약물치료나 상담 등 어떤 것도 반대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기 어려운 경우 정신건강 문제는 성인기까지 이어진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붕년 교수는 2019년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간담회에서 ADHD를 진단받은 초등학생이 또 다른 공존질환을 겪을 수 있는지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며 “ADHD 아동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고 반복적으로 제재만 당할 경우 이에 대한 스트레스가 적대적인 반항장애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김붕년 교수는 중고등학생이 ADHD를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자살 가능성도 크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만 13세 이상 청소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ADHD 청소년이 자살 의도를 가지는 경우는 6.6%로 일반 청소년(1.1%)보다 6배 높았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ADHD 증상으로 어릴 때부터 분노와 고립감, 복수심이 쌓여왔고 청소년기 우울감과 겹쳐 극단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으로 표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ADHD를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