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공공도서관이 어린이 문해력, 디지털 포용성, 건강 지원 서비스를 통해 연간 최소 34억 파운드(한화 5조6,494억원)의 가치를 창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스트앵글리아대학(UEA) 연구진은 공공도서관 한 곳이 1년에 제공하는 서비스가 100만 파운드(16억6,000만원)의 가치가 있으며 도서관의 가치가 운영 비용의 6배에 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도서관, 지역사회에 막대한 이익 가져와
지난 7일(현지시간) 발표된 이 보고서는 도서관에 대한 대중의 인식과 정부 투자의 흐름을 바꿀 '게임 체인저'로 환영받았다. 보고서를 의뢰한 자선단체 라이브러리컨넥티드(Libraries Connected)의 이소벨 헌터 CEO는 "도서관에 대한 투자가 지역사회와 공공재에 막대한 수익을 가져다준다는 증거는 분명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재무 분석과 함께 영국 동부의 도서관을 방문하고 도서관 이용자 및 사서와의 인터뷰도 실시했다. 연구 프로젝트를 이끈 존 고든은 도서관이 총체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역사회의 요구에 놀라울 정도로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연구는 또한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과 코로나 이후 아동의 문해력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과 같은 서비스를 집중 조명했다.
라이브러리컨넥티드이스트의 질 테렐 실무그룹 의장은 “연구는 현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몇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공공도서관 인프라의 가치를 강조한다”고 말했다.
도서관 서비스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연구진은 상업적 요율, 납세자 절감액, 도서관 이용자에게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영향을 기준으로 재정적 가치를 부여하는 대화형 도구를 개발했다. 예를 들어, 문해력 프로그램은 참가자당 279파운드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보건 및 사회 복지 서비스 부담 완화
연구진은 또한 보건 및 사회 복지 서비스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데 있어 도서관의 중요한 역할에 주목했다.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 대한 지원과 같은 사례를 강조했다.
또한 연구진은 한 시간당 평균 2명이 사회적 고립감을 완화하기 위해 도서관을 방문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페이지를 거의 넘기지 않고 오랜 시간 신문을 읽거나, 서가를 둘러보지만 대출이나 독서는 하지 않거나, 도서관 서비스와 무관한 문제에 대해 직원과 대화하는 등의 행동 단서를 통해 평가되었다.
테렐 의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도서관의 힘과 위력을 강조했다”고 말한다. 사서들은 사회적 고립 위험에 처한 이용자에게 전화를 걸고 가정 도서관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는 “도서관이 직면한 과제는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최첨단을 유지하는 것이며,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집 근처에서 일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도서관에 대한 투자가 지역사회와 공공재에 막대한 수익을
가져다준다는 증거는 분명하다"
-라이브러리컨넥티드(Libraries Connected)의 이소벨 헌터 CEO
어린이를 위한 코딩 수업, 이력서 인쇄, 이메일 액세스, 문서 스캔 등 디지털 포용 서비스도 보고서에서 강조되었다. 점점 더 많은 서비스가 디지털 전용 형식으로 전환됨에 따라 장애나 건강 문제, 디지털 인프라에 접근성이 낮은 경우, 문해력이 낮은 경우, 온라인 시스템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도서관을 찾는 것으로 분석됐다.
건강 및 웰빙 서비스로는 보청기 배터리 교체, 요가 수업, 남성을 위한 정신건강 이니셔티브인 '리드 마이 마인드' 등이 언급되었다. 그러나 보고서는 도서 대출과 같은 전통적인 서비스가 여전히 도서관의 기본 가치로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는 잉글랜드 동부의 도서관 서비스에서 자금을 지원했으며 영국 예술위원회(ACE)로부터 3만 파운드의 기부를 받았다. ACE의 최신 통계에 따르면 영국 전역에 2,581개 공공 도서관이 있다.
ACE의 도서관 디렉터 루크 버튼은 “보고서가 도서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도서관이 지역사회 주민들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영국의 경우 1608년 노리치에 최초의 공공도서관이 설립된 이후 1914년 영국 인구의 62%가 도서관 관할 구역 내에 거주하게 됐다.
1994년 유네스코는 공공도서관이 문해력을 향상시킬 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지역사회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제공하고 컴퓨터 활용 능력 개발을 보장해야 한다고 약속하는 공공도서관 선언문을 채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