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게임이 10대 청소년에게 부정맥을 유발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11일(현지시간) UPI뉴스에 따르면, 호주에서는 비디오 게임을 하는 동안 심장 부정맥을 겪은 22명 어린이에 관한 보고서가 발표됐다. 대부분 게임을 하던 중 갑자기 의식을 잃었고 4명은 사망했다.
시드니에 위치한 소아심장병네트워크의 소아과 연구원 클레어 롤리 박사는 “정신을 잃거나 쓰러졌다면, 발작이 있었다면 추가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심장질환의 중증도에 따라 경미한 가슴 두근거림과 흉통부터 실신, 돌연사에 이르기까지 증상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심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혈액량이 감소해 호흡곤란이나 현기증, 실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오거스타대학 조지아 의대의 심장학자인 다니엘 소힌키 박사는 “심장질환을 암시하는 증상이 있다면 전문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게임이 단순한 오락이 아니며 경쟁력 있는 스포츠로 발전했다는 점에 착안했다. 대회에는 막대한 상금이 걸리기도 한다.
“비디오 게임 또한 전통적인 스포츠 경기와 같다”며 “학생 운동선수들이 신체검사를 받듯이 게임을 하는 학생도 근본적으로 심장이상을 검사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게임을 하는 동안 부정맥이 발생했거나 심장질환이 의심되는 어린이에 관한 국제 사례를 수집했다. 보고서에 포함된 사례 중 한 아이가 게임에서 이기자 자리에서 펄쩍 뛰어올랐고 부정맥 증상이 나타났다. 또 다른 아이는 형제와 게임을 하면서 싸우다 부정맥 증상이 나타났다.
연구진에 따르면 싸우거나 뛰어다니지 않더라도 혈압은 신체 운동과 유사한 방식으로 혈압과 심장박동 수를 높인다. 많은 경우 아이들은 심장 두근거림을 겪었고 기절하거나 머리가 어지럽고 구역질이 났다.
부정맥 증상을 보인 22명 아이들 중 19명은 심장 관련 기저질환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운동이나 스트레스에 반응해 비정상적으로 빠른 심장박동을 유발할 수 있는 카테콜아민성 다형심실빈맥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이는 유전질환이다. 그밖에 선천성 부정맥 질환인 QT연장증후군이 있는 경우도 발견됐다. 기존에 심장질환을 진단받은 아이들은 게임을 한 이후 증상이 더 빈번하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결과를 두고 10대 청소년에게 게임을 금지해야 하는 것이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돋 있다. 연구를 진행한 롤리 박사는 “실제로 얼마나 많은 아이가 게임을 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부정맥의 정확한 유병률을 추정하기 어렵다”며 “부정맥이 발생하는 일이 드물게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게임으로 인한 부정맥의 위험은 잘 알려져있지 않다. 다른 스포츠나 활동에 비해 심장 관련 기저질환이 있는 아이들에게 게임이 더 큰 위험이 되는지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연구진은 “게임 또한 운동처럼 심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기저질환이 있다면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