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청소년 마음건강] 십 대 우울증, 슬픔 아닌 '짜증'으로 나타나

십 대 우울증의 가장 흔한 증상은 슬픔이 아니라 짜증이다. 눈에 보이는 슬픔이 아니라 과민 반응을 통해 나타난다. 이러한 미묘한 증상에 대한 오해와 사회적 낙인과 부끄러움으로 인해 어려움을 털어놓는 것에 대한 청소년들의 두려움이 결합되어 치료가 힘들어질 수 있다.

윌리엄 도드슨 박사는 ‘ADHD 성인과 아동의 기분 장애 및 우울증 관리’라는 제목의 ADDitude 웨비나에서 십 대 우울증에 대한 치료 격차 문제를 조명했다.

청소년은 변덕스럽고 짜증을 잘 내며 침실에 틀어박혀 있기를 좋아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일부 청소년의 경우 사춘기를 고려하더라도 이러한 불안이 건강한 기준을 넘어선다. 더 이상 좋아하는 활동을 즐기지 않으며, 다른 사람처럼 행동할 정도로 위축되고 짜증을 낸다.

만약 이 설명에 해당하는 청소년은 심각하고 흔한 질환인 주요 우울장애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수 있다. 2021년 전국 약물 사용 및 건강 설문조사(NSDUH)에 따르면, 청소년의 20%가 전년도에 주요 우울증 에피소드(MDE)를 경험했으며, 이 중 75%는 ‘심각한 장애’를 초래했다. 그 해에 13%의 청소년이 자살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했으며 6%(150만 명)의 청소년이 자살 계획을 세웠다.

도드슨 박사는 ”우울증은 증거에 기반한 매우 효과적인 개입이 가능한 질환이지만, 주요 우울증을 앓고 있는 청소년의 41%만 치료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치료 격차'라고 부르며, 이는 심각하고 복잡한 문제다“라고 말했다.

청소년 우울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박사는 웨비나에서 "우울증에 걸리는 거의 모든 사람의 경우, 16세에서 19세 사이에 첫 번째 에피소드를 경험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에피소드가 많을수록 앞으로 더 많은 에피소드를 겪게 될 것이며 반복될 때마다 더 심각해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도드슨 박사에 따르면, 우울증 에피소드가 발생할 때마다 즉시 1년간 치료하면 평생 3번의 에피소드가 발생한다. 하지만 각 에피소드를 완전히 치료하지 않으면 각 에피소드가 점점 더 길어지고 깊어지고 악화되며 17차례 에피소드를 더 겪을 수 있다.

그는 ”우울증이 저절로 사라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우울증을 지속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20년 10~14세 청소년의 사망 원인 중 자살이 두 번째, 15~24세 청소년의 사망 원인 중 자살이 세 번째라고 밝혔다. 다발성 경화증을 치료하지 않은 청소년은 불법 약물 사용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아 어려움을 더욱 악화시킨다.

우울증을 치료하지 않을 때마다 향후 에피소드의 가능성과 심각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우울증에 대한 조기 개입과 치료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청소년 우울증을 치료하는 길은 장애물로 가득 차 있다. 십 대 우울증은 성인과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일반적인 증상으로는 식욕이 감소하기보다는 증가하거나 수면이 증가하기보다는 감소할 수 있다. 십 대 우울증의 가장 흔한 증상은 슬픔이 아니라 짜증이며, 이는 종종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전형적인 십대 행동과 임상 우울증을 구별하는 데 있어 전문적인 개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도드슨 박사는 “대부분 성인이 우울증이 있으면 식사를 중단하는 반면, 십 대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먹는다”며 “우울한 사람이 슬프거나 눈물을 흘린다는 가정은 위험할 정도로 부정확할 수 있다. 십대 우울증의 가장 흔한 증상은 슬픔이 아니라 과민성이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자살 또는 일반적인 우울증에 대한 우려를 느낄 경우 주의 깊게 관찰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것을 촉구한다.

미국 소아과학회(AAP)는 최근 선별 검사 지침을 변경해 소아과 의사가 문서화된 증상이 없더라도 12세 이상의 모든 청소년에게 주요우울장애 선별 검사를 실시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또 다른 중요한 장애물은 청소년 스스로의 저항이다. 많은 청소년이 절망감, 자신의 문제가 다른 사람에게 알려질까봐, 낙인찍힐까봐 두려워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 또한 일정 문제, 지리적 한계, 재정적 제약으로 인해 정신건강 관리에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정신건강 치료에 대한 보험 혜택이 부족하고 본인 부담금이 엄청나게 높기 때문에 가족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우울증 때문에 인생의 무의미함을 느끼는 것도 한 요인이다. '왜 귀찮게 하지? 아무것도 안 되겠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청소년 우울증 치료의 장애물은 방대하고 복잡하지만 극복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치료의 이점이 어려움보다 훨씬 크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치료를 받은 청소년은 전반적인 웰빙과 삶의 질이 극적으로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

《정신 건강의 행정과 정책》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기밀 유지에 대한 우려는 청소년이 치료를 받지 못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저자는 "많은 청소년이 자신의 고통과 부적절함을 표현하는 것을 노출될 경우 끔찍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기밀 정보로 간주했다"라고 논문을 통해 설명했다.

연구진은 십 대들이 의사와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기 위해 프라이버시가 필요하며, 부모가 검사실에서 나가달라는 요청을 받지 않은 경우 십대들은 종종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기로 선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연구에 따르면 많은 청소년이 ‘미친’ 또는 ‘아픈’ 사람으로 보일 것을 두려워해 치료를 거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십 대가 의료진과 상담하기를 꺼리는 이유는 정체성 문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성인과 달리 청소년에게는 질병 정체성의 위협이 훨씬 더 두드러질 수 있다. 이러한 위협 때문에 진단 라벨이나 치료를 거부할 가능성이 더 높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한 청소년들이 '정상'으로 보이기 위해 다른 사람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증상을 최소화하려는 시도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정신건강 장애가 있는 사람 중 치료를 받지 않은 사람 중 거의 절반이 치료의 필요성이 낮다고 인식했기 때문에 치료를 받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치료에 저항하는 청소년에게는 몇 가지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 청소년기에 자녀는 자연스럽게 부모의 영향력과 통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부모가 자녀를 치료로 안내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려워진다.

도드슨 박사는 "청소년이 우울증에 시달릴 때 부모는 자녀를 통제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깊이 돌봐야 하는 끔찍한 입장에 처하게 되는데, 자녀는 오히려 부모에게 역행하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말한다. "모든 제안은 즉시 무시되고 도움이 되지 않거나 상황을 악화시킬 운명으로 평가절하된다"며 우울증을 겪은 후 건강해진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하라고 조언했다.

또한 청소년에게 비슷한 상황에 처한 친구를 어떻게 도울지 상상해 보도록 해 자기 연민과 관점 수용을 촉진할 수 있다.

현재 어려움은 일시적인 것이며 현재의 절망적인 상태 너머에 희망찬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치료 격차를 극복하기 위해 정신건강 이해력 증진, 낙인 감소, 더 나은 정신건강 정책 옹호, 접근 가능하고 저렴한 정신건강 치료 제공 등 다각적인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