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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등교 거부' 사회적, 정서적 어려운 학생들 대안학교로 몰려

김성은 2023-07-07 00:00:00

호주 전역에 96개 특수 지원 학교
호주에서는 대안학교 인기가 급격히 늘었다. 캐리니티 에듀케이션 록햄튼
호주에서는 대안학교 인기가 급격히 늘었다. 캐리니티 에듀케이션 록햄튼

코로나19 이후 호주에서는 대안학교 인기가 급격히 늘었다.

등교를 거부하거나 사회적, 정서적, 행동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이 대안학교를 선택하고 있다.

17세 자녀 니콜라스를 둔 학부모 사라 크루드슨은 "학교에 보내지 말아 달라는 아들의 간청에 가슴이 아팠다"고 회상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선생님들 앞에서 주저앉은 적도 수없이 많았다"고 털어놓은 크루드슨은 니콜라스를 특수 지원 대안학교에 등록시킨 이후 급격한 변화가 생겼다고 말한다.

니콜라스가 다니는 학교처럼 독립형 교육기관이기도 한 대안학교는 사회적, 정서적 또는 행동적 문제를 가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며 학습에 대한 흥미를 다시 불러일으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2년 기준 호주 전역에 96개 특수 지원 학교가 있으며 학생수는 1만3,100명이다.호주 독립학교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2년까지 등록한 학생수가 9,747명 증가하며 무려 증가율이 291%에 달했다. 주류 독립 학교는 학생수가 18% 증가하는 것에 그쳤다.

2022년 기준 호주 전역에 96개 특수 지원 학교가 있으며 학생수는 1만3,100명이다. 호주독립학교 
2022년 기준 호주 전역에 96개 특수 지원 학교가 있으며 학생수는 1만3,100명이다. 호주독립학교 

퀸즐랜드 공과대학의 학자 레베카 잉글리시는 “이러한 비전통적인 대안학교와 홈스쿨링의 증가 추세는 호주 교육의 미래에 대한 광범위한 국가적 담론의 필요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잉글리시 박사는 "현재의 주류 교육 방식은 더이상 효과가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학부모들이 줄줄이 떠나고 있고 교사들도 학교에 남아 있지 않다. 우리가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한다면 여전히 교육 격차에 놓여 있는 학생들의 요구 사항을 충족할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좌절에서 기대감으로

캐리니티 에듀케이션 록햄튼
캐리니티 에듀케이션 록햄튼

크루드슨은 아이가 대안학교 캐리니티 에듀케이션 록햄튼에 입학하지 않았다면 학교를 그만뒀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자폐 진단을 받은 니콜라스는 초등학교 시절 또래 친구들의 따돌림으로 인해 학교생활에 불안감을 경험했다.

하지만 지금은 좌절과 분노를 불러일으키던 환경에서 "상당히 편안하다"고 말하며 학교 가는 날을 고대한다.

최근 록햄튼 외곽에 두 번째 캠퍼스를 개교한 캐리니티 에듀케이션 록햄튼의 교장 린 할랜드는 주류 교육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위해 특수 지원 학교를 설립했다. 현재 100명 이상이 대기자 명단이 있다.

특수 지원 학교는 동일한 커리큘럼을 가르치지만, 할랜드 교장은 교실 환경에 청소년 복지사와 치료 지원을 통합함으로써 더 포괄적인 교육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어린 학생의 삶의 질을 돌보지 않으면 다른 것에 집중할 수 있는 정신적 여유가 없다. 이곳은 수업 구조가 다르며 숙제도 없다. 대신 학교 내에서 학습 프로필과 평가가 이루어진다”고 설명했다.

"교육이 한 가지 형태만 가능하다는 생각은 구시대적이고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다.

교육 시스템에는 다양한 학생들이 있으며, 우리는 학생들의 필요를

충족시켜야 한다"

-퀸즐랜드 공과대학 레베카 잉글리시

잉글리시 박사는 대안학교가 전문성이나 종합성이 부족하다는 편견을 버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골프, 댄스, 예술을 전문으로 하는 주류 학교도 있다. 모두 호주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교육을 제공한다. 주류 학교와 동일하다. 다만 교육 방식이 다를 뿐이다”라고 말했다.

'시대에 뒤떨어진' 전통적인 교육 인식

물론 여전히 대안학교를 '말썽꾸러기 아이들을 위한 곳'이라고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잉글리시 박사는 교육이 한 가지 형태만 가능하다는 생각은 "매우 구시대적이고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육 시스템에는 다양한 학생들이 있으며, 우리는 학생들의 필요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학생들이 배움에 감사하고, 참여하고, 매일 학교에 가고 싶은 동기를 갖게 되고, 학교를 끔찍한 집안일로 여기지 않게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호주에서는 전국 초중고교의 등교 거부 경향을 검토하고 있으며, 6월에 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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