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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에게 묻다] 청소, 정리 못하는 아이, 게으른건가요 실행기능 때문인가요?

김성은 | Carissa Marie 2023-06-28 00:00:00

지저분한 아이방, 게으름 아닌 실행기능 부족 신호
[전문가에게 묻다] 청소, 정리 못하는 아이, 게으른건가요 실행기능 때문인가요?
실행기능 장애가 있는 개인, 특히 어린이는 평균적으로 또래보다 실행 연령이 약 30% 정도 뒤처진다. 오텀와커뮤니티교육구 

어느 정도 지저분함은 이해하지만, 그야말로 아이방 자체가 혼란과 무질서인 경우도 있다. 어느 물건 하나 제자리에 있지 않고 각종 학용품과 쓰레기가 뒤섞여있다.

ADHD 학업 및 육아 코치로 활발히 활동하는 레슬리 조셀(Leslie Josel)은 지난 23일(현지시간) ADHD 아동 육아법과 관련한 웨비나에서 "도무지 방 정리를 하지 못하는 아이, 게으름이 아닌 실행기능 부족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방을 청소해라', '옷장을 정리해라' 등의 지시는 실행기능이 약하거나 ADHD가 있는 아이들이 이해하기에는 너무 모호할 수 있다. 대신 지시를 세분화해 오해의 여지가 없도록 하라”고 조언했다.

Q. “아이들을 버릇없이 키운 것 같아 죄책감이 들어요. 아이들의 방을 청소하고, 옷장을 정리하고, 장난감이나 학용품을 정리할 때 항상 아이들 곁에서 도와주거나 직접 일을 해왔어요. 아이들이 11, 14세가 된 지금, 제 행동이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더 자립심을 갖도록 가르칠 수 있을까요?”

A. 아이가 겪는 문제를 진정으로 이해하려면 뇌의 작동 방식에 따른 사람의 나이를 의미하는 '실행 연령'의 개념을 이해해야 한다. 실행기능 장애가 있는 개인, 특히 어린이는 평균적으로 또래보다 실행 연령이 약 30% 정도 뒤처진다.

[전문가에게 묻다] 청소, 정리 못하는 아이, 게으른건가요 실행기능 때문인가요?
레슬리 조셀

아이 나이가 11세, 14세이지만 조직화, 활성화 또는 작업 기억에 문제가 있는 경우 실행 연령은 각각 8세와 10세 반이 될 수 있다. 설명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충분한’ 나이가 되었다고 해서 해당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아이가 지금보다 더 자립할 수 있도록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방법은 두 가지다.

실행기능 높이는 법 

지시는 명확하고 간결하게

먼저 아이들에게 부모가 원하는 것을 이해하고 있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지 물어보길 바란다. "지저분한 방을 청소해라" 또는 "옷장을 정리해라"와 같은 요청은 너무 모호해서 자녀가 부모가 무엇을 하라는 것인지 진정으로 알지 못할 수 있다.

두 가지 이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지시는 자녀의 두뇌에 혼란만 남긴다고 항상 당부해왔다. 아이에게 더 많은 것을 알아내라고 요구할수록 아이는 더 많은 결정에 얽매이게 되고, 따라서 스스로 행동할 가능성이 낮아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말해야 아이가 지시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까?

우선 지침을 최대한 명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오해의 여지가 없도록 한번에 관리 가능한 작업으로 세분화한다. '지저분한 방 청소하기' 또는 '옷장 정리하기'와 같은 광범위한 지시는 모호하게 느껴진다. 대신 다음과 같이 구체적인 지시를 해보자.

“방 좀 치워라” 대신 할 수 있는 말

가방은 책상 가방고리에 걸기

책꽂이에 책 꽂기

바닥에 떨어진 옷 세탁 바구니로 옮기기

세탁 바구니를 세탁실로 가져가기

더러운 접시를 싱크대로 가져가기

책상 위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리기

책상 위에 학용품 놓기

 

명확한 지침으로 작업을 세분화하는 것이 좋다. 단계별 지침과 시각적 프롬프트는 아이가 성취해야 할 사항을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좀 더 활동을 재미있게 해보고 싶다면 각 단계를 수행하는 사진을 찍어 게시하면 아이들이 과제를 어떻게 진행하는지 볼 수 있다.

아이 성향에 맞춰 정리하기

실행기능. 어드밴티지러닝센터 
실행기능. 어드밴티지러닝센터 

둘째,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정리 시스템이 아이에게 적합한지 확인한다. 사람마다 선호하는 학습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 어떤 사람은 시각적 자극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설명을 듣고 싶어 하며, 어떤 사람은 학습한 내용을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

정답이나 올바른 전략은 결코 없다. 중요한 점은 부모에게 효과가 있는 정리 방법이 아이에게는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이에게 진정으로 자립심을 가르치려면 아이가 가장 잘 배우는 방법을 이해해야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공간과 물건을 정리할 수 있는 시스템과 전략을 개발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한 발짝 물러나서 삶의 다른 영역에서 아이가 잘 하는 것이

“부모에게 효과가 있는 정리 방법이

아이에게는 효과가 없을 수 있다.

아이 방은 부모의 시각이 아닌 아이의 시각으로 정리해야 한다” 

-레슬리 조셀

무엇인지 관찰하고 거기서부터 시작한다. 단서를 찾아보는 것이다. 학용품을 색깔별로 분류하는지 모든 물건을 볼 수 있도록 개방형 선반을 선호하는지 잘 살펴본다.

그런 다음,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질문을 한다. "어떤 시스템이 가장 적합할까?"로 시작하자. 자녀가 자신의 물건이 있는지 한눈에 볼 필요가 있다면 옷장 문은 없는 것이 낫다. 옷을 개는 것을 싫어한다면 티셔츠, 청바지, 양말, 속옷을 쉽게 넣을 수 있는 투명한 쓰레기통이나 바구니로 옷장을 바꾼다. 옷걸이에 옷을 걸어두는 것을 싫어한다면 옷장에 옷걸이를 없애고 후크나 선반을 설치한다.

실행기능 기술을 키우는 3가지 육아 팁

[전문가에게 묻다] 청소, 정리 못하는 아이, 게으른건가요 실행기능 때문인가요?
아이는 부모가 원하는 방식으로 공간을 청소하고 정리하지 못할 수 있다.

실행기능이 약한 어린아이에게는 3가지 규칙을 도입하자.

명확성이 최고다. 다시 말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방에 라벨이 잘 붙은 투명한 쓰레기통과 바구니를 두면 아이들이 모든 물건의 실제 위치를 시각적으로 자연스럽게 상기시킬 수 있다.

아이의 눈으로 아이 방을 둘러본다. 아이는 부모가 원하는 방식으로 공간을 청소하고 정리하지 못할 수 있다. 특히 실행기능이 약하거나 ADHD가 있다면 더욱 힘들다.

실행기능 약한 아이는 과제 간소화해야 

아이 눈높이에서 방을 둘러보며 장애물을 제거한다. 서랍장이 너무 딱딱해서 열기가 어려운지, 책꽂이에 손이 닿는지, 옷장 문이 쉽게 열리는지, 모든 물건을 넣을 공간이 충분한지, 아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정하고 모든 것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면 청소가 훨씬 쉬워진다.

마지막으로 정리와 청소를 재미있는 활동으로 바꾸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정해진 시간 안에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면 보상이나 상품을 받을 수 있는 게임을 하는 것이다. 리듬이 빠른 흥겨운 음악과 타이머 대신 재생하고 음악이 멈추기 전에 정리 활동을 끝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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