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마약'이라고 불리는 강력한 마약류 진통제 펜타닐 패치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이 10명 중 1명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여성가족부는 2022년 청소년 매체이용 유해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오늘(22일) 공개했다.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전국의 초등학교 4~6학년 및 중·고등학생 1만 7,14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2년마다 진행되는 조사로, 이번에는 처음으로 환각성 약물 사용과 온라인 도박성 게임 이용 등에 대한 문항이 추가됐다.
조사 결과, 청소년 중에서 펜타닐 패치 사용 경험이 있는 비율은 10.4%로 나타났다. 또한 환각성 물질인 식욕용억제제 '나비약' 복용 경험은 0.9%였다. 펜타닐은 헤로인의 50배, 모르핀의 80배 이상의 중독성과 환각 효과를 가지는 약물로, 미국에서는 중독된 젊은이들이 좀비처럼 행동하며 이동하는 모습이 보고되면서 '좀비마약'으로 불리게 됐다.
조사에서는 펜타닐 패치를 병원에서 처방받아 구입한 경우가 94.9%로 가장 많았으며, 다른 성인에게서 얻은 경우도 9.6%로 나타났다. 나비약 복용자 중에서는 62.7%가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 구입했다.
또한 중·고등학생들의 음주 경험은 13.7%로 2020년의 11.6%에 비해 소폭 증가했고, 흡연 경험은 4.2%로 2020년의 4.6%에 비해 약간 감소했다. 청소년들이 술과 담배를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경우에는 주로 편의점, 가게, 슈퍼마켓에서 구입했으며, 술과 담배를 구매할 때 본인 여부나 나이 확인을 받은 경험은 술은 18.5%, 담배는 16.2%로 조사되었다.
청소년 중 성인용 영상물을 시청한 비율은 2020년 37.4%에서 10.1%p 증가한 47.5%로 집계됐다. 이는 음란물 및 불법 영상물뿐 아니라, 19세 이상 시청가 등급의 폭력 영상물도 포함된 수치다. 인터넷을 이용하면서 다른 사람의 아이디(5.8%)나 주민등록번호(1.7%)를 사용한 청소년도 있었으며, 도박성 게임 등 유해 매체를 이용한 청소년 중에서는 이런 경험이 더욱 높게 나타났다. 아이디를 다른 사람의 것을 사용한 경우는 20.7%,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한 경우는 9.8%였다.
폭력 피해를 겪은 청소년은 16.3%로, 그중에서 언어폭력이 가장 많았다. 응답자의 10.6%는 오프라인에서, 7.3%는 사이버 공간에서 언어폭력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피해는 5.5%로, 이 중에서 2.5%는 말이나 눈짓, 몸짓으로 성적 모욕감을 경험했으며, 1.7%는 온라인에서 스토킹이나 성희롱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박난숙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은 “최근 매체 환경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청소년들은 더 어린 시기부터 더 많은 시간을 온라인에서 보내고 있고, 마약이나 도박 등 다양한 유해 요인에 노출되고 있다”며 “이번 실태조사 결과 분석을 바탕으로 청소년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정책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