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주의로 공교육 약해졌다” 교육부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 발표

공교육의 질이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사교육비가 그 어느 때보다 급증함에 따라 공교육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교육부는 디지털대전환, 초저출산 등 급격한 사회환경 변화에 대응해 모든 학생 한 명 한 명을 미래사회의 인재로 키우는 ｢공교육 경쟁력 제고방안｣을 21일 발표했다.

지난 수년간 시도교육청의 교육재정은 2배 가까이 증가하고, 학급당 학생 수는 감소하는 등 공교육의 여건은 크게 개선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학교는 ‘지식전달 위주’, ‘평균 수준’의 교육을 실시함에 따라, 학생들이 수업에 흥미를 잃고, 사교육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통계청의 2022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고등학교 재학생들의 교육 내용에 대한 만족도는 57.2%, 교육 방법에 대한 만족도는 49%에 불과했다. 또한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84.3%의 학생이 ‘학교수업 보충’을 교과 관련 사교육 참여의 원인으로 응답하는 등 학교 수업이 개인의 수준에 맞는 충분한 교육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수평가로 실시하던 학업성취도 평가를 표집평가로 전환(2017)한 이후 기초학력 미달(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1수준) 비율은 3배 가량 크게 증가했다. 중3 학생들의 국어 부문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2017년 2.6%에서 2022년 11.3%로 5배가량 늘었다. 고2 학생의 영어는 2017년 4.1%에서 2022년 9.3%로 늘었다.

OECD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 결과에서도 읽기 성적 및 국제 순위가 2015년 517점으로 4~9위에서 2018년 514점으로 6~11위로 하락하는 등 학생들의 전반적인 학업 성취수준이 하락했다.

학생들의 기초학력 향상을 목적으로 2022년부터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를 도입해 시도별로 학생들의 학업성취 수준을 진단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했으나, 평가 참여율이 12%(학생 수 기준)에 불과하며, 시도별로도 참여율의 편차가 큰 상황이다.

학생들의 학교생활 만족도 역시 하락하였으며, 행복 수준 역시 낮아지고 있다.

고등학교 유형 단순화 정책으로 공교육의 다양성과 학생‧학부모의 교육 선택권이 제한되고 있다.

교육부는 “이렇게 공교육의 질이 하락한 것은 그간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 획일적 평등주의에 기반하여 교육정책이 추진되었기 때문으로, 잠자는 교실을 깨우고, 모든 학생을 미래인재로 키우기 위해 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제고하고, 다양성과 자율성을 바탕으로 학생맞춤 교육을 실현하여 공교육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나갈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

학습 및 성장에 결정적 시기인 초3‧중1을 ‘책임교육학년’으로 지정해, 학력 진단을 강화하고 진단 결과를 토대로 맞춤 학습을 집중 지원함으로써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보장한다. 학생들의 인성교육 강화와 함께 사회‧정서적 역량을 키우기 위한 교육을 확대해 나간다.

2025년부터 도입 예정인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등을 활용해, 학생맞춤 교육을 실시하고, 전체 교원을 대상으로 수업‧평가 역량 강화 연수를 집중적으로 실시하는 등 수업‧평가 방식을 혁신한다.

고교학점제를 2025년부터 전면 실시하되, 그동안 학교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던 문제점들을 보완한다.

2025년부터 일반고로 일괄 전환이 예정되었던 자사고‧외고‧국제고를 존치해 공교육 안에서 학생·학부모가 원하는 다양한 교육이 가능하도록 하고, 지역별 여건에 맞게 자율적으로 교육을 혁신할 수 있도록 ‘자율형공립고 2.0’ 등을 추진한다.

수업역량 강화 연수를 지원하고 수업방해 행위에 대한 적극 대응 및 아동학대 신고로부터의 생활지도권 보호 등 교사의 교육활동을 보호하며, 교사가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학교 행정업무 경감을 추진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챗지피티(ChatGPT) 등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발맞춰 공교육의 근본적 혁신이 필요한 시점인 만큼, 학생을 중심에 두고 학교 현장 및 시도교육청 등과 긴밀하게 협력하여 공교육의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