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섭식장애협회 전화상담 중단…청소년들 도움 어디에 요청하나

청소년들의 섭식장애 발병률 급증이 문제가 되는 가운데 미국 섭식장애협회(NEDA)는 전국 무료 헬프라인 운영을 중단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모든 연령대에서 섭식장애 발생률이 급증했다. 주요 원인으로는 사회적 고립, 스트레스 증가, 기존 지원 중단이 꼽혔다.

미국 섭식장애협회(NEDA)는 헬프라인에 걸려오는 전화가 연간 107% 증가해 거의 7만건에 달한다고 보고했으며, 직원들은 전화가 섭식장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자해, 자살, 아동 학대 및 기타 기분 장애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

다른 지원 방안이 부족한 터라 NEDA의 헬프라인 운영 중단은 환자들에게는 충격적인 일이다. 미국에서는 섭식장애를 앓고 있는 3,000만 명 중 매년 1만 명 이상이 섭식장애로 사망한다. 섭식장애는 전체 정신건강 장애 중 사망률 2위를 차지한다. 안타깝게도 섭식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 중 어떤 형태로든 치료를 받는 사람은 10%에 불과하며, 헬프라인이 종료되면 이 수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헬프라인이 폐쇄되기 전에는 AI 기반 대화형 챗봇인 '테사'로 대체되었다. 그러나 AI로는 훈련된 직원 및 자원봉사자와의 공감적이고 개방적인 대화를 재현할 수 없다. 많은 경우 헬프라인 상담원들은 자신이 섭식 장애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챗봇이 취약한 시기의 환자를 소외시키거나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으며 결국 테사는 지난주 해체되고 헬프라인도 종료됐다.

역사적으로 섭식장애는 치료를 받기 가장 어려운 정신건강 장애 중 하나였으며, 우울증이나 ADHD와 같은 질환에 비해 섭식장애에 대한 연구 자금이 비례적으로 낮기 때문에 양질의 치료 부족은 조만간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NEDA는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많은 상담원들에게 중요한 치료와 이해의 원천을 차단했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쉽게 식별할 수 있는 전국적인 전화번호가 없는 상황이다. 신경다양성 매체 애디튜드는 근로자들이 더 나은 임금과 근무 조건을 보장하고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적절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조를 결성하려 한 후에 이러한 변화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NEDA의 이번 결정은 최근 미국 외과의사 장관이 청소년의 심각한 정신건강 위기를 경고한지 불과 몇 개월만에 나온 것으로 더욱 우려스럽다. 이러한 위기는 소셜미디어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다이어트를 하는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또래에 비해 섭식 장애에 걸릴 확률이 5배에서 18배까지 높다. 섭식장애는 청소년기에 시작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취약한 청소년은 더욱 방치된다.

도움과 지원을 찾는 환자를 위해 NEDA는 여전히 철저한 섭식장애 정보, 리소스 링크, 일반적인 조언을 제공하고 있지만, 중요한 시기에 일대일 도움과 연민을 제공했던 헬프라인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의과대학의 소아정신과, 행동과학 부교수이자 섭식 장애를 위한 MUSC 건강센터의 책임자 엘리자베스 월리스 박사는 “NEDA가 헬프라인을 복원하고 헌신적이고 사명감 넘치는 직원들을 복직시키기에 아직 늦지 않았다”고 말한다.

또한 자녀가 섭식장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걱정하는 부모라면 지금 바로 행동에 나서서 진단을 내리고 증거에 기반한 양질의 치료를 추천할 수 있는 전문가에게 문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