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남동부 지역, 물 부족으로 강제 휴교 들어간 학교 속출

영국 남동부 이스트 서섹스 지역에서 심각한 물 부족 사태가 발생해 4개 학교가 문을 닫았다. 지역주민들은 인프라 투자에 실패했다며 사우스이스트워터에 대해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이스트 서섹스 시의회에 따르면 초등학교 3곳과 중등학교 1곳이 강제로 휴교에 들어갔다. 이 학교들은 여전히 수업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고 15일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켄트, 서섹스, 햄프셔 등 지역의 220만 명 주민들에게 식수를 공급하는 사우스이스트워터는 이와 관련된 위기를 문자메시지를 통해 주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사우스이스트워터가 공급하는 켄트 전역에서도 물 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툰브리지 웰스에서는 수리하는 데 최대 6일이 걸릴 수 있는 누수로 인해 상황이 더욱 악화되었다.

이스트 서섹스 시의회는 15일 뉴헤이븐의 하버초등학교 교사들에게 계속되는 물 부족과 언제 다시 물이 공급될지에 대한 지침이 없었기 때문에 학교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뉴헤이븐의 하버 초등학교 교사들은 아침에 학교에 도착했을 때 수돗물이 나오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사우스이스트워터 웹사이트에는 물 부족과 관련된 정보가 없었다. 물 공급이 지연된다는 보고를 받은 하버초등학교는 결국 휴교하기로 결정했다.

마찬가지로 로더필드 초등학교는 수압이 너무 낮아 휴교를 할 수밖에 없었고, 크로버러의 비콘 아카데미는 6학년 교실 쪽이 단수돼 일부 학년만 휴교했다. 와드허스트 초등학교는 물 부족 사태로 인해 13일부터 휴교에 들어갔다.

기상청 데이터에 따르면 4월 이스트 서섹스와 켄트의 강우량이 평균보다 훨씬 높았다. 이를 고려하면 심각한 물 부족은 역설적으로 보이지만 5월에는 두 지역의 평균 강수량이 45% 감소하면서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지역 주민들은 이미 상수도가 부족하거나 아예 없는 마을에서 계속 누수가 발생하고 있다며 사우스이스트워터가 인프라에 투자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공공 서비스 국제 연구실 객원 교수인 데이비드 홀의 데이터에 따르면 호주와 캐나다 사모펀드가 대주주로 있는 사우스이스트워터는 지난 2년간 주주들에게 1억 5,600만 파운드에 달하는 배당금을 지급했으며, 대출 이자도 7,600만 파운드나 지급했다.

대부분 노인이거나 교통수단이 없는 주민들은 회사가 반복적이고 유익하지 않은 문자 메시지를 통해 적절한 소통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현재 이 지역에서는 물이 전혀 나오지 않거나 수압이 너무 낮아 변기 물 내리기, 식수, 샤워할 온수, 집안 청소에 사용할 물조차 구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 지역 주민들은 인프라, 파이프, 누수 수리는 처리되지 않은 채 수많은 금액이 주주들의 배당금으로 들어간다고 비난하고 있다.

사우스이스트워터는 물 부족 사태의 근본 원인으로 높은 수요를 꼽았다. 관리자 스티브 앤드류스는 “사용 가능한 모든 수처리 시설과 수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지만, 엄청난 수요로 인해 처리된 물을 저장하는 저수지에 물을 충분히 보충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곳의 물 부족 위기는 좀처럼 나아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지역주민 대부분 고령인데다 교통수단이 없어 생수공급소까지 잘 여력이 없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우려가 있다. 주민들은 “물 부족이 끝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토로하며, 학교는 뜻하지 않은 장기간 휴교로 학사일정을 고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