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국회의원들이 팬데믹으로 인한 부유층과 빈곤층 학생들 사이의 교육 격차 문제를 하루빨리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가구소득별 학력 격차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데 1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보다 신속하고 효과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지난 7일(현지시간) 공공회계위원회(PAC)는 코로나19 혼란 이후 학생들의 교육 회복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발표했다. PAC는 학생들간의 학업성취도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어 우려가 된다고 지적했다. PAC 위원장은 이를 ‘슬로우 모션 재앙’이라고 묘사했다.
코로나19 이후 빈부격차에 따른 학업성취도 격차 커졌다
PAC 의원들은 즉각적인 정부 개입이 없다면 팬데믹으로 인해 불이익이 심화되고 고착화할 것이며 결국 전 세대 아이들의 장래가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원들은 또한 학생들의 학습 결손을 보충하기 위해 고안된 정부의 대표적인 국가 과외 프로그램(NTP)이 정부 보조금이 줄어들면서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PAC는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빈부 격차를 줄이고 학교 출석률을 높이기 위한 명확한 전략을 수립할 것을 촉구했다.
2022년 1, 2, 4학년 학생들이 치른 시험 결과에 따르면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빈부 격차가 상당히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이후 빈부격차를 줄이기 위한 진전이 역전됐다. 초등학교 졸업 시점에서 성취도 격차를 측정하는 데 사용되는 불이익 격차 지수는 2022년 3.23으로 2018년 2.90에 비해 증가했다.
PAC 보고서에 따르면 교육부는 적어도 코로나19 이전 10년만큼 빠르게 불이익 격차를 줄여야 한다. 그러나 이는 코로나19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데 10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NTP와 관련해 보고서에 따르면 2021학년도 2기에는 영국 내 학교의 13%가 학비 지원을 받지 않았으며, 이는 해당 학교의 학생들이 보조금 지원 과외 혜택을 받지 못했다는 것을 뜻한다.
PAC 위원장 메그 힐리어는 “교육부가 자금 제약, 교직원 채용 및 유지 문제, 학생들 사이에서 증가하는 정신건강 요구 속에서 학생들의 학습 회복을 돕기 위해 학교가 직면한 압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힐리어는 “정부가 현실을 직시하고 빈부격차와 결석률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보조금 감소로 인해 위험에 처한 NTP 프로그램 지원을 강화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취약계층 아동일수록
코로나19로 인한 악영향이 장기적으로 나타날 것
정부 보조금 비율은 2021~2022년 75%에서 2023~2024년 25%로 매년 감소할 예정이다. 그러나 최근 조정에 따라 내년에는 보조금 비율이 50%로 증가해 학교가 비용의 4분의 3이 아닌 절반을 부담한다.
힐리어는 “즉각적인 조치가 없다면, 특히 취약계층 아동의 교육에 대한 팬데믹의 악영향이 전 세대에 걸쳐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힐리어의 의견에 동조하는 전국교원노조 사무총장 패트릭 로치 박사와 교육정책연구소의 나탈리 페레라 소장은 정부의 따라잡기 계획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하며 교육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영국 교육부 대변인은 정부가 교육 회복을 위해 50억 파운드를 배정했으며 성취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변인은 또한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영국은 국제읽기능력향상연구(Pirls)에서 9세와 10세 아동의 읽기 능력을 테스트한 43개국 중 4위를 차지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