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위기로 인해 영국의 많은 가정이 빈곤해지고 아이들은 범죄에 노출될 위기다.
영국 최대 아동 자선단체 바나도스(Barnardo's)는 경제적 부담 증가로 아이들이 올 여름 온라인 범죄나 길거리 갱단 등 범죄 및 아동 착취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고 3일(현지시간) 경고했다.
바나도스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부모 10명 중 약 6명이 6주간의 방학기간에 휴가나 나들이를 떠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잉글랜드와 웨일즈에 거주하는 11~17세 아동 500만 명 중 상당수가 온라인과 현실 세계에서 성인의 감독 부족으로 인해 아동 착취의 '더 큰 위험'에 처해 있다고 예측했다.
바나도스의 일선 직원들은 지속적인 생계비 위기가 가족을 더 깊은 빈곤으로 몰아넣고 범죄 조직에 대한 아동의 취약성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직원은 “내가 지원하는 청소년들이 음식과 온수 같은 기본적인 필요를 위해 추가로 돈을 벌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마약 거래”라고 말했다.
가명으로 프렌스턴이라고 밝힌 한 청소년은 제대로 돌봐주는 부모 없이 집에 갇혀 있었고 끊임없이 두려움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도 믿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11~17세 부모 1,191명과 자녀 72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1명은 휴가 기간 범죄 조직과 마주칠까봐 불안해하고 있었다. 올 여름 동네에 안전한 장소가 부족하다는 우려를 표명한 청소년도 10명 중 1명꼴이었다.
아동 피해에 대한 바나도스의 수석 정책 고문인 제스 에드워즈는 아동이 언제 착취당하고 있는지 식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경고했다. 그는 설명할 수 없는 상처나 부상, 정서 및 행동 변화, 설명할 수 없는 돈이나 고가의 물건을 소지한 경우 등 착취의 징후에 대해 가족들이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1~17세 영국 청소년 10명 중 1명은
동네에 안전한 장소가 부족하다고 우려
이러한 문제에 대처하고자 바나도스는 착취를 당하는 모든 아동에 대한 전문적인 지원을 보장하기 위해 정부가 개입하고 아동 지원에 투자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바나도스는 2010년 이후 760개 청소년 센터가 문을 닫았으며 청소년 지원금액이 70% 감소한 것이 지금의 사태를 유발했다고 지적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절반 이상의 아동이 여름방학 동안 할 일이 없어 불안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 보호 전문가들은 착취의 위협이 거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온라인 세계로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어린이 10명 중 7명은 방학 동안 컴퓨터 사용 시간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온라인 착취 위험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어린이 10명 중 거의 1명이 이번 여름에 온라인에서 처음 알게 된 사람을 만날 계획이 있다고 밝혀 우려가 되는 상황이다.
바나도스의 최고 경영자인 린 페리는 “정부는 학대와 착취를 경험하는 모든 아동이 치료와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투자해야 한다”며 정부 지원을 거듭 촉구했다.
정부는 아동 보호와 가해자 기소를 위한 노력을 강조하며 이에 대응했다. 대변인은 피해자와 생존자에게 필수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자선 단체에 3년간 450만 파운드의 기금을 배정했다고 언급했다. 또한 대변인은 휴가 활동 및 음식 프로그램에 연간 2억 파운드를 투자하고 있으며, 생활비 위기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940억 파운드의 지원 패키지를 시작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