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태블릿을 과다하게 사용하면 조기 사춘기가 올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열린 제20회유럽소아내분비학회 연례회의에서 태블릿과 스마트폰에서 방출되는 청색광 노출이 호르몬 수치 변화를 일으켜 사춘기와 관련된 신체적 변화를 촉발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실험쥐를 대상으로 진행한 것으로 어린이에게도 같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확신은 없다. 하지만 연구진은 “청색광 즉, 블루라이트에 과도하게 노출되는 것 또한 조기 사춘기를 유발하는 위험 요인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유럽과 미국에서 나온 여러 연구에서는 여학생들이 40년 전보다 1년 일찍 사춘기에 접어들고 있다고 나왔다. 남학생 또한 예전보다 사춘기가 일찍 시작했다고 발견한 연구도 일부 있다.
사춘기 시기가 앞당겨진 데에는 비만율이 증가한 것도 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터키 앙카라에 위치한 가지대학 연구진은 청색광에 노출된 암컷 쥐가 정상적인 빛 주기에 노출된 쥐보다 사춘기의 첫 징후를 훨씬 일찍 보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청색광에 노출된 기간이 길수록 사춘기 시작도 빨라졌다. 청색광에 노출된 주들은 생식호르몬 수치가 더 높았으며 세포 손상과 난소 염증 징후 또한 보였다. 수면과 관련된 멜라토닌 호르몬은 낮았다.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실린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은 멜라토닌 호르몬이 성인보다 2시간 정도 늦게 분비된다. 멜라토닌은 수면의 질 향상, 생체리듬 조절, 스트레스 해소와도 관련 있으며 성적 성숙을 늦추고 사춘기의 조기발현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멜라토닌 분비 균형이 깨지면 사춘기가 일찍 시작될 수 있다. 저녁에 멜라토닌이 분비되면 신체는 잠을 잘 수 있도록 준비한다. 이전 연구에서는 청색광이 멜라토닌 분비를 방해해 성인과 어린이의 수면 질을 떨어뜨린다고 나왔다.
앙카라시립병원 교수이자 연구저자 아일린 킬린크 우굴루 박사는 “청색광이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해 생식호르몬 수치가 변화한다. 청색광에 노출된 실험쥐에게서도 조기 사춘기가 나타났다”며 “청색광 노출이 많을수록 사춘기는 더 일찍 시작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연구이기에 사람에게 동일한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는 단정할 수 없지만, 쥐의 사춘기는 평균 수명대비 사람과 거의 비슷하다고 밝혔다. 사춘기에 쥐의 호르몬 수치와 배란 시기 또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것과 비슷하다.
우굴루 박사는 사춘기 이전 어린이는 태블릿과 스마트폰 사용을 저녁에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잠들기 직전 시간에 청색광 노출이 호르몬에 가장 많이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연구결과는 학술지 《내분비초록(Endocrine Abstracts)》에 실렸고 해외매체 포브스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