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연구에서 백인 부모는 인종차별과 관련된 이야기를 꺼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흑인과 히스패닉계 부모는 자녀가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인종차별에 대해 자주 토론하는 반면, 백인 가정은 인종차별 이야기를 꺼내는 경우가 훨씬 적고 인종차별을 식별하는 것을 부끄러워했다.
비영리단체 스파클러러닝이 만든 사회정서학습 단체 빅하트월드와 인종차별 및 편견에 맞서는 변화를 위한 콘텐츠, 니켈로디언의 어린이용 플랫폼 노긴 등 여러 어린이 관련 미디어기관에서 공동 조사해 지난달 발표한 연구결과 내용이다.
연구진은 2019년과 2020년에 설문조사에 참여한 1만5,000여 가족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24쌍의 부모와 자녀가 인종차별적 시나리오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관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족의 인종적 배경에 따라 인종에 대한 논의의 빈도와 내용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흑인 및 히스패닉계 부모 3명 중 1명은 자녀가 유치원에 입학하기 전에 인종차별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다고 답한 반면, 백인 가정에서는 12%만 같은 응답을 했다. 그뿐만 아니라 가족의 인종과 민족에 따라 이와 관련한 대화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크게 달랐다.
발달 심리학자이자 니켈로디언의 디지털 및 문화 소비자 인사이트 담당 부사장인 콜린 루소 존슨은 “두 가지 부모 그룹을 발견했다. 한 그룹은 인종차별 대화를 시작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는 부모다. 두 번째 그룹에는 이러한 대화의 필요성이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부모가 포함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대부분 부모는 인종과 인종차별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느꼈으며, 모두 '공정하다', '불공평하다', '옳다', '그르다' 등의 단어를 사용했다.
-흑인 가족은 '인종차별' 및 '인종주의'이라는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하는 반면, 백인 가족은 '나쁜', '비열한', '무례한'과 같은 단어를 선호했다.
-흑인 가족은 '화나다', '미치다', '슬프다'와 같은 감정 기반 단어가 더 많이 사용되었다.
-백인 가족은 "우리는 색깔이 보이지 않아" “색깔은 중요하지 않아”와 같은 '색깔 회피적 표현'을 자주 사용했는데, 연구진은 이러한 표현이 아동이 인종차별을 인식하고 대처하는 능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인종 편견에 대한 인식은 유아기부터 시작되며, 아이들은 유아기부터 같은 민족의 얼굴을 선호하고 취학 전에 인종적 편견을 내면화하기 때문에 어린 자녀와 인종, 민족, 인종 차별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루소 존슨은 "'우리는 피부색을 보지 않는다, 인종차별을 보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본의 아니게 인종차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종차별이 존재한다는 현실을 직시하기 전까지는 인종차별을 실제로 해결할 수 없으며 인종차별에 맞서 반인종주의자가 되기 위해 노력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곧 발표될 보고서에 따르면 흑인과 히스패닉계 부모는 백인 부모보다 인종 편견을 일상적이라고 답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흑인 부모의 80%와 히스패닉 부모의 61%는 흑인이 차별을 '많이' 받는다고 답한 반면, 백인 부모의 경우 41%만 차별을 '많이' 받는다고 답했다.
또한, 흑인 아동은 인종차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내면화한 반면, 백인 아동은 일반적으로 이러한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들에게 자신이 다른 인종이라면 삶이 어떨지 물었을 때 흑인 어린이의 75%는 자신이 백인이라면 삶이 더 쉬울 것이라고 답한 반면, 백인 어린이의 약 3분의 1은 자신이 흑인이라면 삶이 더 힘들 것이라고 답했다. 연구진은 "대부분 백인 어린이는 흑인이 직면하는 차별이나 그것이 삶에 미치는 큰 영향을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 연구 결과는 부모 또는 보호자를 위한 가이드와 교사를 위한 가이드 등 두 가지 대화형 가이드와 함께 발표됐다.
노긴의 학습 및 영향력 담당 수석 부사장 마이클 레빈은 “성인 중 상당수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 제약을 느끼거나 학교 환경에서 이러한 주제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잘 모른다”고 말했다.
두 가지 대화형 가이드는 인종에 대한 대화에 어린이를 참여시키고, 유사점과 차이점을 파악하고, 공감을 키우고, 다른 사람을 옹호하는 데 중점을 둔 실용적인 팁을 제공한다.
연구는 또한 엔터테인먼트 미디어에 묘사된 인종 고정관념이 어린이들의 인종 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했다. 니켈로디언의 디지털 및 문화 소비자 인사이트 담당 수석 부사장인 마케다 메이스 그린은 TV, 영화 및 기타 미디어에서 '캐릭터 트로피'를 없애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어린이 중 절반은 영화와 TV에서 인종 고정관념을 보거나 들었으며, 흑인 어린이의 절반 이상은 미디어에서 자신의 인종이 잘 묘사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흑인 어린이는 화면에서 자신의 인종과 민족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설문조사 대상 어린이 중 절반이 영화와 TV에서 인종 고정관념을 발견했다고 답했다.
메이스 그린은 “아이들이 보는 것은 자존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 미디어를 소비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면, 자신을 정확하고 긍정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