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솔루션] “난 멍청하지 않아” 방어기제로 반항하는 아이, 훈육 어떻게?

자녀가 자주 공격성을 보이고, 폭발하는 경향이 있으며, 요청을 무시하고 반항적으로 보인다면 단순히 말을 안 듣는 것 이상의 문제를 겪고 있을 수 있다. 적대적반항장애(ODD)의 증상일 수 있다. 《당신의 ADHD 자녀가 알고 싶은 것》의 저자인 임상심리학자 섀론 샐린 박사에 따르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은 아동의 약 40%가 반항장애를 동반한다.

ADHD와 함께 적대적반항장애가 동반되면 행동 문제가 심각해진다. 만성적인 공격성, 잦은 폭발, 다투는 경향, 요청을 무시하고 의도적으로 반항적인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부모는 자녀를 대하는 데 매일 어려움을 겪는다. 지속적으로 요청을 무시하거나 욕설을 외치거나 심지어 신체적 공격성을 보이는 아이 등 다양한 증상이 관찰될 수 있다.

가령 5세 된 아이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TV를 최고 볼륨으로 틀어 부모를 짜증나게 할 수 있으며, 7세 된 아이가 부모의 모든 말에 “안 돼”를 외치기도 한다. 11세 된 아이가 벽에 구멍을 뚫거나 부모를 신체적으로 폭행하기도 한다.

《반항적인 아이: ODD에 대한 부모 가이드》의 저자이자 더글러스 라일리 아동심리학 박사는 “적대적반항장애 아동은 갈등의 한 가운데에 있을 때 가장 편안해한다”고 말했다.

부모를 말다툼에 끌어들이기 위해 미끼를 던진다. 가족 전체가 반항적인 자녀를 대하는 데 따른 부담감으로 인해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특히 부모는 양육 방법에 대한 확신이 없고 자녀의 행동이 확대되어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라일리 박사는 “아이의 문제는 잘못된 양육 방식이 원인이라는 사회적 오해가 만연한 탓에 가족들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킨다. 일관성 없는 훈육이 적대적반항장애 발병에 기여할 수 있지만, 유일한 원인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신경전형적인 일반 아동에게 효과가 있는 훈육 전략은 적대적반항장애 아동에게는 실패하기 쉽다는 것.

ADHD 아동의 약 40%가 적대적반항장애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반항적인 행동은 ADHD와 관련된 충동성의 표현으로 여겨진다. 아동 심리학자 캐롤 브래디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ADHD 진단을 받은 아동은 기본적으로 반항적인 특성을 보인다. 고의적인 반항이 아니라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기 때문에 잘못된 행동을 하는 것이다.

또한, 반항적인 행동이 ADHD와 관련된 좌절감과 정서적 고통에 대한 대처 방안이라는 주장도 있다. 워싱턴의 조지타운의과대학 정신과 전문의 래리 실버 박사는 “ADHD이거나 부모가 이혼하는 등 스트레스를 받으면 상당수의 아이들이 불안을 외부화한다”며 “모든 것이 다른 사람의 잘못이라 생각하고 아이는 잘못된 일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라일리 박사도 이에 동의했다. "ADHD 아동은 어릴 때부터 자신이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자신이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고 생각하며, 평균 이상의 지능이더라도 학업에 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래서 스스로 부적절하거나 능력이 부족하다고 느끼지 않기 위한 방어기제로 반항하는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샐린 박사는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적대적반항장애 진단을 받은 아동의 약 절반은 8세가 되면 이 문제를 극복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극복할 가능성은 낮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신체적 폭력, 강도, 가출, 방화 등 불법적인 행동이 특징인 품행장애로 발전할 수 있다.

반항적인 아이를 다루려면 일반적으로 약물치료와 가족 치료를 포함한 종합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행동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ADHD 증상이 반항적인 행동을 유발하는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자녀의 ADHD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물치료는 ADHD를 관리하고 일부 반항 행동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반항 행동을 완전히 통제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아이가 경미하거나 드물게 반대 행동을 보이는 경우, 스스로 할 수 있는 행동 수정 기술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반항 행동이 가정이나 학교 생활을 심각하게 방해하는 경우에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아동기 행동 문제 관리 훈련을 받은 가족 치료사는 반항적 행동을 유발할 수 있고 특정 치료가 필요할 수 있는 불안 및 기분 장애를 선별할 수 있다.

적대적반항장애에 널리 사용되는 치료법은 부모 관리 훈련이다. 치료사는 부모가 자녀의 행동에 대해 반응하는 방식을 바꾸도록 안내한다. 샐린 박사는 “부모 교육은 당근과 채찍으로 이뤄진다. 당근은 자녀의 협조에 대한 칭찬과 보상을 주는 것이고 채찍은 잘못된 행동에 대한 명확한 결과를 제시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타임아웃이나 보상의 박탈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부모 관리 교육은 5건 중 4건에서 아동의 행동이 극적으로 개선되는 등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을 받은 부모는 일반적으로 결혼 만족도가 높아지고 다른 자녀의 행동도 개선되었다고 보고했다.

실버 박사는 “처음에는 훈련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주저하지만, 아이와 갈등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멈추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혹은 지나치게 가혹하거나 일관성 없는 훈육으로 문제를 키우기도 한다.

라일리 박사는 부모에게 반항 행동을 개인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침착하고 친근한 태도를 유지하라고 조언한다. 반항장애 아이들은 성인의 적대감에 매우 민감하며, 부모가 화를 내면 함께 화를 낼 가능성이 높다.

또한 박사는 '두 가지 자유 요청' 접근 방식을 권장했다. 자녀에게 무언가를 하도록 요청하고 2분의 시간을 주는 것이다. 아이가 응답하지 않으면 차분하게 요청 내용과 순종하지 않을 경우의 결과를 상기시킨다. 세 번째 요청이 필요한 경우 한 시간 동안 TV를 끄거나 비디오 게임을 압수하는 등 미리 정해진 결과를 시행한다.

좋은 행동에 대한 보상과 나쁜 행동에 대한 처벌이라는 방식은 새롭지 않지만, 반항적인 자녀에게 적용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부모는 소리를 지르거나 체벌을 사용하는 것을 자제하고 타임아웃이나 게임 금지와 같은 '비회피적 처벌'을 적용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또한 반항적인 자녀를 둔 부모는 종종 부정적인 행동에 지나치게 집중한 나머지 긍정적인 행동을 강화하는 데 소홀한다. 하지만 긍정적 강화는 부모 관리 훈련의 중요한 부분이다.

예일대 아동연구센터 책임자인 알란 카즈딘 박사는 저서 《부모 관리 훈련》을 통해 긍정적 반대 개념을 강조했다. 부정적인 행동을 줄이는 데에만 집중하는 대신 바람직한 반대 행동을 강화하는 것이 좋다는 것. 예를 들어 아이가 문을 쾅 닫고 소리를 지르고 깨지기 쉬운 물건을 던지려고 한다면, 문을 조심히 닫고 대답은 조용히 하고 물건을 조심스럽게 다루라고 강조하는 식이다.

그러나 카즈딘 박사는 부모에게 좋은 행동을 칭찬하도록 가르치는 것이 치료사로서 가장 어려운 과제라고 말한다. 이유는 부모가 굳이 그 행동에 개입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이는 방 청소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데 단지 하지 않으려 할 뿐이다”라고 말하는 부모가 많다.

칭찬할 때는 열정적이고 칭찬 대상 행동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해야 하며, 포옹이나 키스와 같은 비언어적 제스처와 함께 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무미건조한 말투로 “잘했다”라고 말하면 아이의 행동을 변화시키지 못한다.

어린이에게 적합한 보상과 처벌은 저마다 다를 수 있다. 자녀의 특정 요구에 맞게 프로그램을 조정할수록 더 효과적이다. 그러나 사우스캐롤라이나 의과대학 정신과 교수 러셀 바클리 박사는 창의성은 자녀 양육에 있어 소중한 자산이지만, 일관성에 비할 바는 못 된다고 말한다. 일관된 규칙 설정, 기대치 전달, 관심, 격려, 행동에 대한 결과의 시행은 자녀의 행동을 개선하는 데 있어 핵심이다.

라일리 박사는 “반항적인 행동을 보이는 아이들도 행동이 통제되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라”며 “이러한 아이들은 매우 매력적이고 밝고, 낙관적이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독특할 수 있다. 반항적인 행동 이면에는 엄청난 잠재력이 있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