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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심리학회, 청소년 SNS 사용 가이드라인 최초 발표

김성은 | Cedric Dent 2023-05-24 00:00:00

청소년의 디지털 생활 균형 잡기
APA는 청소년에게 유해하거나 문제가 있는 소셜미디어 사용의 징후가 있는지 정기적으로 검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PA
APA는 청소년에게 유해하거나 문제가 있는 소셜미디어 사용의 징후가 있는지 정기적으로 검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PA

미국심리학회(APA)가 청소년들의 소셜미디어 사용과 관련해 최초의 가이드라인을 지난 12일(현지시간)발표했다. 오늘날 청소년의 삶에서 소셜미디어의 역할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을 이해하고 이에 대처하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뎠다는 평가가 나왔다.

APA 회장 테마 브라이언트는 보도자료를 통해 "청소년이 운전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처럼, 청소년에게 미디어 리터러시를 교육해야 한다. 청소년들은 안전하고 건강한 소셜미디어 사용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청소년에게 문제가 되는 콘텐츠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은 소셜미디어 플랫폼 전반에 걸쳐 널리 퍼져 있기 때문에 어려울 수 있다.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10대 소녀의 3분의 1 이상이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이상 틱톡과 인스타그램에서 섭식장애와 관련된 유해한 콘텐츠를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유색인종 10대 소녀 5명 중 1명은 매일 소셜미디어에서 인종 차별적인 콘텐츠를 접한다고 답했다. 성소수자 청소년은 비성소수자 청소년에 비해 성적 또는 성 정체성과 관련된 혐오 발언을 접할 확률이 약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대의 54%가 소셜 미디어를 포기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퓨리서치센터 
10대의 54%가 소셜 미디어를 포기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퓨리서치센터 

APA는 청소년에게 유해하거나 문제가 있는 소셜미디어 사용의 징후가 있는지 정기적으로 검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과도하거나 유해한 소셜미디어 사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인 심리적 또는 사회적 영향을 파악하고 필요한 경우 개입하기 위한 것이다. 청소년들이 사회적 교류, 엔터테인먼트 및 정보를 얻기 위해 점점 더 디지털 플랫폼에 의존하고 있기 에 더욱 중요하다.

APA는 '좋아요' 버튼, 추천 콘텐츠, 무한 스크롤 등 성인을 위해 만들어진 기능이 어린이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인사이트와 같이 정책 입안자들이 업계를 규제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정보도 보고서에 포함했다.

사이버 괴롭힘에서 온라인 안전까지

건강한 소셜 미디어 사용을 위한 로드맵

APA는 특히 디지털 콘텐츠의 영향에 더 취약할 수 있는 어린 청소년을 위해 성인이 소셜미디어에서 청소년이 노출되는 콘텐츠에 대해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자녀와 토론 및 지도를 해야 한다고 권장했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콘텐츠의 방대하고 다양한 특성을 고려한 것으로, 그중 일부는 청소년에게 적절하지 않거나 유익하지 않을 수 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부모는 자녀가 사이버 괴롭힘과 자해, 타인에 대한 피해, 섭식 장애를 조장하는 콘텐츠 등 불법적이거나 심리적으로 해로운 행동을 조장하는 콘텐츠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유해한 콘텐츠가 적절한 통제 없이 쉽게 유포되고 소비될 수 있는 소셜미디어의 어두운 면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외모 관련 콘텐츠를 중심으로 청소년들이 사회적 비교를 목적으로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도록 권장했다. 소셜미디어가 청소년의 부정적인 신체 이미지와 자존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증거가 늘어남에 따라 나온 것으로, 이러한 플랫폼에서 편집되고 비현실적인 신체 이미지가 널리 퍼져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2014-15년 이후 틱톡이 생겼고, 페이스북 사용이 감소했으며, 인스타그램, 스냅챗이 성장했다. 퓨리서치센터 
2014-15년 이후 틱톡이 생겼고, 페이스북 사용이 감소했으며, 인스타그램, 스냅챗이 성장했다. 퓨리서치센터 

APA가 발표한 가이드라인은 최근 10대 청소년의 정신건강이 저하되고 있으며, 특히 여학생이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데이터에 따른 것이다. 소셜미디어는 사이버 괴롭힘, 유해한 콘텐츠 노출, 사회적 비교의 부정적인 영향 등으로 인해 이러한 위기의 잠재적 원인으로 지목되어 왔다.

그러나 APA는 소셜미디어가 그 자체로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소셜미디어가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은 사용 방법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예를 들어, 소셜미디어는 긍정적인 사회적 상호작용, 학습, 창의적 표현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반면 소셜미디어를 오용하거나 과도하게 사용하면 사이버 괴롭힘, 부적절한 콘텐츠 노출, 정신건강 문제와 같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소셜미디어와 ADHD 청소년

특히 APA는 ADHD 청소년은 소셜미디어의 부정적인 영향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신경다양성 매체 애디튜드가 ADHD 아동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사용에 관해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10세 이상의 ADHD 청소년 72%가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며, 이 중 35%는 불안, 슬픔, 수면 문제, 우울증 등 부정적인 정신건강 영향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부정적인 결과의 발생률은 소셜미디어를 사용하지 않는 청소년보다 약 70% 더 높았다.

ADHD 여학생은 상황이 더욱 암울하다. 보호자의 절반이 자녀의 소셜미디어 사용으로 인해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으며, 21%는 섭식 문제를, 약 18%는 자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SNS는 생각에서 게시물 작성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다.  

ADHD 청소년에게 SNS는

충동적인 사고가 충동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곳이다"

-심리학 전문의 웨스 크렌쇼 박사 

 

게시물이나 메시지를 단 몇 초 만에 작성하고 널리 공유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의 즉각성은 충동성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ADHD 청소년에게 더 위험할 수 있다.

《ADD와 ADHD로 성공적인 삶》 저자이자 심리학 전문의 웨스 크렌쇼 박사는 “앱이 발전하면서 생각에서 게시물 작성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아졌다. ADHD 청소년에게 소셜미디어는 충동적인 사고가 충동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곳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APA는 소셜미디어가 대면 상호 작용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보고서 저자들은 "소셜미디어는 특히 정신건강 위기를 겪고 있거나 온라인 환경에서 불균형적인 피해를 입은 소외 계층 구성원에게 심리적으로 유익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사회적 불안, 우울증, 외로움을 겪는 청소년과 같이 정신질환 증상이 있는 청소년은 소셜미디어에서의 상호작용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샤 함다니 박사는 “소셜미디어가 정신건강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내고 있다”고 말한다. 사샤 함다니
사샤 함다니 박사는 “소셜미디어가 정신건강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내고 있다”고 말한다. 사샤 함다니

정신과 전문의이자 틱톡을 통해 ADHD 정보를 제공하는 사샤 함다니 박사는 “소셜미디어가 정신건강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내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소셜미디어가 ADHD와 동반 질환에 대한 낙인을 없애고, 사용자들이 이야기와 정보를 공유하고 커뮤니티를 구축할 수 있도록 잠재력이 있다며 높이 평가했다.

함다니 박사는 자신의 틱톡 컨텐츠를 통해 “처음에는 틱톡을 시작하는 것을 꺼려했다”라며 “이제 연구 기반 정확한 정보를 흥미롭고 매력적인 방식으로 제공하는 것의 가치를 인정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사샤 함다니 박사는 SNS를 통해 ADHD에 대한 정보를 전달한다. 틱톡
사샤 함다니 박사는 SNS를 통해 ADHD에 대한 정보를 전달한다. 틱톡

이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APA는 ADHD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사용 금지는 권장하지 않았다. 대신 소셜미디어의 윤리적 사용과 그에 수반되는 잠재적 혜택 및 위험에 대해 정기적으로 공개적인 토론을 할 것을 제안했다. 이러한 대화는 청소년이 소셜 미디어와 균형 잡힌 건강한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웨스 크렌쇼 박사는 “ADHD 청소년은 학습결손도 발생할 수 있기에 소셜미디어의 윤리적 사용에 관한 대화를 정기적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APA의 이번 가이드라인은 향후 부모, 교육자 및 정책 입안자들이 청소년들이 디지털 환경에서 소셜미디어의 이점을 활용하고 잠재적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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