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전, 규모 7 이상의 강한 지진이 발생한 튀르키예와 시리아 어린이 상당수가 발육부진과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17일 이와 같은 내용의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발생 100일, 지원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지진 영향을 받은 시리아의 880만 인구 중 370만 명은 아동과 임산부로, 아동 발육부진과 산모의 영양실조가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12년간의 분쟁과 코로나19의 충격으로 식량 부족과 굶주림에 시달리는 인구가 1,210만 명에 이르며, 이번 지진으로 66만5,000명이 기아 위험에 처했다.
특히 5세 미만 아동 약 60만명이 발육이 정지된 상태로, 신체적, 정신적 발달에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감염병에 더욱 취약해지게 만들어 작년 9월부터 콜레라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아동이 질병에 걸리거나 사망할 위험이 더욱 커졌다.
세계은행의 최근 지진 피해 평가에 따르면, 지진 이후 시리아 경제는 최소 5.5% 축소될 것으로 예상됐다. 기본 식료품인 빵의 가격이 일부 지역에서 20% 상승했으며, 이는 이미 심각한 굶주림을 겪고 있는 아동을 더욱 위협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시리아 사무소장인 라샤 무레즈는 "식량 부족은 수백만 명의 아동의 신체적, 인지적 발달에 영향을 미치며, 아이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줄 것이다. 특히 지진의 경제적 피해로 더 많은 아이가 파괴적인 수준의 기아에 내몰렸다"고 밝혔다.
세이브더칠드런 튀르키예의 아동 정신건강 및 사회적 지원 담당자 오스만 일즈는 "지진 후 튀르키예는 끝없는 잔해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상실감에 빠진 가족들의 울음소리로 가득하다. 지진으로 인한 트라우마로 자신과 타인에게 공격성을 보이고 폭력을 행하는 아동이 증가하고 있으며, 일부 장애아동은 지진 후 말을 하지 않는 등 고통과 학대의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튀르키예 지진 피해 지역에는 최소 460만 명의 아동이 살고 있으며, 이 중 250만 명은 긴급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가장 큰 피해를 당한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주는 인구의 절반 이상이 피난처가 필요한 상황이나, 한 텐트에 최대 20명의 사람이 있을 정도로 생활 환경은 비좁고 과밀하다. 공동체 그룹 간 분열과 긴장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아동의 신체적, 정서적 학대 위험도 증가하고 있다.
"지진 이후 튀르키예에서는 상실감에 빠진 울음소리가 자주 들린다.
트라우마로 공격성을 보이거나
말을 하지 않는 아이들이 늘어났다"
-세이브더칠드런 튀르키예 오스만 일즈
한편, 보고서에 따르면 지진 이후로 튀르키예는 2만4,000회가 넘는 여진에 고통받았으며, 최근까지 파악된 사망자는 튀르키예에서 5만명, 시리아에서 6,000명이며 부상자는 각각 12만6,000명과 1만2,000명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지진 피해 지역에 식량과 식수, 임시 보호소, 긴급 현금 지원, 그리고 아동의 정신 건강 및 사회적 안정에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현재까지 튀르키예의 아동 7만3,865명, 시리아 아동 10만9,494명을 포함한 총 36만6,182명에게 지원을 제공했다.
단체는 장기간 지속되는 위기 속에서 아이들의 삶과 미래를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