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교육자금이 고갈되면서 장애 아동의 보육 문제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유행과 출생률 감소 문제가 겹치며 전국 곳곳의 어린이집, 유치원이 문을 닫았다. 보육업계의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이에 대한 어려움은 보육시설을 찾는 가정에게 닥쳤다. 보육시설 및 인력 부족이 심각해졌으며, 특히 장애 아동을 위한 서비스는 더욱 더 이용하기 힘들어졌다.
장애 아동, 양질의 보육 서비스를 위한 투쟁 이어져
미국의 비영리교육매체 헤칭거리포트에 따르면, 팬데믹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면서 보육센터의 코로나19 관련 구호기금이 바닥났으며 보육교사 등 직원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학습 장애 및 발달지연과 관련된 뇌 손상, 자폐 진단을 받은 딸을 둔 바비 린스켄스는 헤칭거리포트와의 인터뷰에서 “장애 아동이 이용할 수 있는 보육시설을 찾기 힘들다. 아이의 장애 사실을 알고 입소를 거부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엄마, 여성, 가족 관련 단체 맘스레이징의 유아 전국 캠페인 디렉터 니나 페레즈는 “이용 가능한 돌봄이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공적 자금을 투입하지 않거나 부모를 대상으로 더 많은 비용을 청구하지 않는 한 운영 자체가 힘들다”라고 말했다.
장애 아동의 경우, 장애가 너무 심하다고 판단되면 학교나 유치원에서 퇴학당하거나 '퇴소 권고'를 받는 경우가 많다. 최근 《Exceptional Children》 연구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자폐아 6명 중 1명은 유치원이나 보육시설에서 퇴소당했다.
플로리다에서 근무하는 심리치료사 리나 아코스타 샌달은 “대부분 부모는 아이가 쫓겨나지 않기를 바라며 여러 유치원을 옮겨 다닌다”고 말했다. 그는 이로 인해 “아이들이 유치원에 갈 준비를 하는 데 장벽이 생기고 꼬리표가 붙게 되며, 그 꼬리표가 아이들을 따라다닌다”고 덧붙였다.
특수교육 필요한 아동의 가정, 재정적 손실
미국 장애인법으로 장애 아동이 장애 때문에 공공 또는 민간 보육프로그램에서 외면되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러한 상황은 부모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장애아를 돌보는 부모는 고용 가능성이 낮고, 승진에서 누락될 가능성이 크며, 아이를 돌볼 곳을 찾지 못해 근무 시간을 줄이거나 직장을 그만두는 등의 이유로 연평균 1만 8,000달러(2,405만원) 재정적 손실을 입는다.
미국소아과저널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특별한 건강관리가 필요한 어린이 1만4,000명을 대상으로 노동통계국 임금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자녀에게 매일 필요한 의료 서비스가 많을수록 부모가 직장을 그만두거나 근무시간을 줄일 가능성이 컸다.
연구를 주도한 노스웨스턴대학의 캐롤린 포스터 박사는 “전반적으로 지적장애, 뇌성마비, 뇌손상을 입은 자녀를 둔 가정이 근무시간을 줄이거나 직장을 그만둘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고 말했다.
에듀케어시카고의 책임자 다니엘 조던은 “장애 문제로 다른 보육기관에서 상담을 권고 받았다는 가족들의 전화를 자주 받는다”고 말했다. 에듀케어시카고는 포용적 교육을 강조한다. 이곳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아동의 20% 이상이 장애를 가지고 있다. 장애아동의 일대일 교육을 지향하지만, 문제는 특수교육을 전담할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에듀케어의 시카고는 팬데믹 기간 발달놀이 치료사가 개인 진료를 시작하기 위해 센터를 떠나며 프로그램 운영이 어려워졌다. 현재 많은 장애 아동이 지원인력 부족으로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연방법에 따라 각 주에서는 자격을 갖춘 영유아 및 미취학 아동에게 언어 및 작업 치료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의무화되어 있다. 일부 주에서는 장애 아동을 위한 공립 유치원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연방 정부에서 지원하는 헤드 스타트 및 조기 헤드 스타트 프로그램은 장애 아동을 위해 정원의 10% 이상을 예약해야 하지만, 전국적으로 이용률은 변동이 심하며 자격을 갖춘 아동 중 일부만 등록할 수 있다.
장애 아동에게 우선적으로 보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설 프로그램도 존재하지만, 정원이 제한되어 있어 대기자 명단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다. 돌봄지도사를 개인적으로 고용하는 등의 대안은 주 40시간 기준으로 평균 700달러(93만원)에 육박하는 비용이 들기 때문에 많은 가정에서 감당하기 어렵다.
맘스레이징의 페레즈는 “문제 중 하나는 장애 영유아는 일반 아동과 달리 돌봄과 교육에 대한 법적 권리가 없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그는 공립학교 시스템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아이들은 그 안에서 연방 정부가 보호하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페레즈는 보육 시스템에 대한 연방 정부의 투자를 늘리면 이러한 문제를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전반적으로 지적장애, 뇌성마비, 뇌손상을 입은 자녀를 둔 가정이
근무시간을 줄이거나 직장을 그만둘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노스웨스턴대학 캐롤린 포스터 박사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은 보육 인력을 강화하고 장애 아동을 포함한 저렴한 양질의 보육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행정 명령을 제정했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가 시행되려면 시간이 다소 걸린다.
린스켄스는 자녀가 장애 학생을 위한 주정부 지원 프리스쿨 프로그램에 입학하면서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다. 작업, 물리, 언어 치료를 제공하는 이 프로그램은 린스켄스의 집에서 차로 한 시간 이상 떨어진 곳에 있다. 몇 달 동안 린스켄스는 국비 지원 교통 회사의 서비스를 확보할 때까지 딸을 직접 태워다 주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린스켄스의 딸은 크게 성장했다.
이러한 개선에도 불구하고 린스켄스는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 더 많은 전문가와 더 많은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