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소속 브리짓 필리슨 섀도 교육부장관이 모든 초등학교에 무상조식을 도입하기 위해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에야말로 영국에 초등학교 무상조식이 전면 도입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미 영국에서는 2017년 보수당에서 초등학교 무상조식을 공약을 내놨다가 철회한 바 있다.
28일 필립슨 교육부 장관은 출산휴가부터 초등학교 졸업까지 부모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새로운 보육 시스템을 재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노동당이 당선될 경우 세금의 45% 비율까지 영국의 모든 초등학교 조식클럽에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보육에 대한 정부의 투자 부족이 결국 아동의 성장을 저해하며, 아동 발달은 부모의 직업과 복지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생계 위기에 처해도 아이를 제대로 양육할 길이 없어 여성이 일을 포기하게 된다”며 ‘바뀌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노동당은 앞으로 보육 시스템을 전면 재수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 보육 개념과 달리 생각해야 하며 가정에 제공하는 지원과 경제 성장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무상조식은 이를 위한 첫 단계일 뿐이다.
노동당의 새로운 자료에 따르면 적어도 80만 명의 아이들이 조식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없다. 영국 학생 중 5분의 1이 비용이나 인원 제한 때문에 이용이 불가능한 셈이다.
필립슨 장관은 무상조식 도입이 여성들의 사회진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첫 아이를 낳은 후 직장에 복귀하는 여성이 크게 줄었다”며 “다시 일하기를 원하는 여성에게도 비극이지만 국가 경제면에서도 큰 손해다”라고 말했다. 보육을 중심으로 투자하고 올바른 지원이 없다면 국가 경제는 성장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에서 무상급식은 생계비 보조를 받는 저소득층과 사회적 취약계층 학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조식의 경우 아침에 굶고 등교하는 저소득층 학생을 위해 조식클럽을 운영하는 학교가 몇몇 있다. 토스트나 시리얼, 스크램블드에그 등 간단한 식단으로 마련되며 후원자나 단체 모금을 통해 무료로 제공하는 자선단체도 있다. 문제는 일부 학생에게만 제공된다는 것이다.
아침 안 먹으면 시험 성적도 떨어져
아침식사의 중요성은 여러 차례 논의됐다. 2019년 영국 리즈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아침식사 빈도와 중등교육자격시험(GCSE) 성적과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 아침을 거의 먹지 않은 학생은 아침을 규칙적으로 먹은 학생보다 GCSE 과목 점수가 평균 20% 낮았다.
연구저자 케이티 아돌푸스 박사는 “뇌에 에너지를 제공하는 아침을 먹지 않으면 학업성취에 불리하다”며 “영국에서 식량빈곤 문제가 커지고 있다. 매일 50만 명 아이들이 아침을 걸러 배가 고픈 채 등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