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및 교수의 교직 만족도가 17년 만에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14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치원, 초중고교 현직 교사와 대학교수 중 "다시 태어나도 교사(교수)를 하겠다"고 응답한 이는 5명 중 1명에 불과했다. 학생과 학부모의 교권 침해, 잇단 학교 폭력 논란, 정부의 교원 감축 계획 등으로 교직 만족도는 17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총이 제42회 스승의날(15일)을 맞아 6,751명의 교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교원들의 교직 인식은 역대 조사 이래 가장 부정적이었다. 현재 교직 생활에 만족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은 23.6%에 그쳤다. 이는 2006년 첫 설문의 67.8%에서 크게 하락한 수치다.
교사들은 가장 큰 어려움으로 '문제 행동, 부적응 학생 등 생활지도'(30.4%)를 꼽았으며, '학부모 민원 및 관계 유지'(25.2%), '과중한 행정 잡무'(18.2%) 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교권 하락과 사기 저하가 '학생 생활지도 기피, 관심 저하'(46.3%), '수업에 대한 열정 감소로 교육력 저하'(17.3%), '학교 발전 저해, 교육 불신 심화'(14.7%)로 이어지고 있다는 응답이 많았다.
그러나 교권 보호 법안은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는 교권 침해가 심각해지자,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내용의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에 관한 특별법(교원지위법)' 개정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8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제출한 법안은 여전히 교육위에 계류 중이다.
교총은 “수업 방해 등 학생 문제행동에 대한 제지 방법이 없고, 괜히 적극 지도했다가 무차별적인 항의, 악성 민원, 아동학대 신고만 당하는 무기력한 교권이 교원의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교육의 질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교육 당국과 국회는 교사와 교수들의 교직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정책 개발과 법안 처리에 더욱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교사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적 개선과 교육현장에서의 교권 보호를 강화하는 방안이 시급히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